▲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뜨거운 안녕이다.

두산 베어스로 자유계약(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18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원소속구단 KIA 타이거즈 팬들과 선수단에 인사를 남겼다.

두산은 18일 박찬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4년 최대 80억원(계약금 50억원·연봉 총 28억원·인센티브 2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보장 금액만 78억원에 달한다. 거액을 베팅해 새 주전 유격수를 얻었다.

박찬호는 이날 늦은 오후 SNS 게시글을 통해 "안녕하세요 박찬호입니다. 더 이상 제 이름 앞에 '기아 타이거즈'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슬픕니다"라며 운을 띄웠다.

그는 "낯설기만 했던 광주에 첫발을 내디딘 지 어느덧 1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버렸다. 사실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시작은 설렘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부모님 곁을 떠나, 예상하지 못한 팀에서, 지인도 친구도 없는 곳에서 맞이해야 했던 새로운 삶이었다"며 "그렇게 시작된 광주에서의 시간은 내 인생의 페이지를 하나씩 써 내려가는 여정이었다. 어느 한 페이지도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다.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들마저 지금의 나를 만든 소중한 밑거름이었다"고 전했다.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이어 "데뷔 첫 경기부터 첫 안타, 첫 홈런, 끝내기, 도루 타이틀, 골든글러브, 수비상, 그리고 '우리'였기에 가능했던 우승의 순간까지. 신혼생활과 두 딸의 출생도 이곳에서 맞이했기에 광주에서의 12년은 절대 잊지 못할 인생의 한 부분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보잘것없던 나를 기아 타이거즈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아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병원에서 내 손을 잡고 '우리 막내아들이야'라며 응원해 주시던 할머님, 우승 후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해 주시던 주민 아버님, 어디서든 우리 아이 손을 가득 채워 주시던 팬분들. 어떻게 여러분을 잊을 수 있을까"라고 회상했다.

그는 "광주를, 기아 타이거즈를 떠난다는 게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 동료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팬들의 응원과 함성을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담아 두려고 했다. 이별이 너무 힘들 걸 알았기에 혹시 찾아 올 이별의 순간에 스스로 대비하려 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떠나는 팀에 걱정은 없다. 동생들 모두가 마음만 단단히 먹는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면 내 빈자리쯤이야 생각도 안 나게끔 더 뛰어난 선수들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이어 "기아 타이거즈 팬 여러분! 빼빼 마른 중학생 같았던 20살의 청년이 이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소중했던 광주 생활을 마무리하려 한다. 기아 타이거즈와 함께여서, 기아 타이거즈 팬분들과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박찬호는 "가족 같았던 단장님, 감독님,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 비록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진 못하지만 항상 응원하겠다"며 "끝으로 12년간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함께 만들어 주신 기아 타이거즈 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받았던 과분했던 사랑과 응원을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고 추억하겠다. 너무 감사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1995년생인 박찬호는 장충고 졸업 후 2014년 KIA의 2차 5라운드 50순위 지명을 받고 데뷔했다. 이어 올해까지 KIA에 몸담으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프로 입성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가 KIA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찬호 SNS

두산 구단 관계자는 "박찬호는 리그 최고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내야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자원이다. 리드오프로서 역할은 물론 공격적인 주루 능력까지 갖춰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계약 발표 당시 박찬호는 구단을 통해 "어린 시절 두산 베어스 야구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돼 영광스럽고 벅차다. 좋은 계약을 해주신 두산 베어스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며 "어린 시절부터 내 야구의 모토는 '허슬'이었다. 지금까지 해온 플레이가 두산 베어스의 상징인 '허슬두'와 어울릴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박찬호는 "12년간 응원해 주신 KIA 타이거즈, 또 광주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그 사랑을 잊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 ⓒ두산 베어스
▲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박찬호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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