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4년 '여름 삼성'보다 강했던 이들
'대프리카'라는 말은 방송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흔한 말이 됐다. 한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이라는 대구. 더위에 익숙해져서인지 삼성은 유독 여름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하는 동안 7~8월 96승 63패, 승률 0.604를 올렸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2012년에는 29승 13패로 독보적이었다.
2014년에는 두 팀이 삼성보다 높은 7~8월 승률을 올렸다. 넥센(27승 14패, 0.659)과 LG(25승 16패 0.610)가 성공적인 여름나기로 순위를 높였다.
6월까지 2위 NC에 반 경기 차 3위였던 넥센은 8월을 마치고 2위로 뛰어 올랐다. NC와 승차는 5.5경기로 벌어졌다. 삼성과 승차는 6.5경기에서 3.5경기로 줄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역시 여름 삼성은 역시 강했다는 말도 된다. LG의 상승은 더욱 극적이었다. 4위 롯데와 9.5경기 차 8위였다가 혹서기를 마치고 그 자리를 빼앗았다.
# 2015년 여름 삼성이 돌아왔다
2013년과 2014년은 누구나 여름나기가 수월한 편이었다. 기존 8개 구단에 9번째 신생 팀 NC의 합류로 홀수 팀이 시즌을 치러야 했고, 경기가 없는 한 팀은 월~목요일 혹은 금~월요일 나흘을 쉴 수 있었다. 2015년부터는 10번째 구단 kt가 1군에 올라오면서 정기 휴가가 사라지는 동시에 경기 수는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확 늘었다.
선수층과 부상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빛나는 삼성은 대구시민구장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핑계를 댈 필요가 없었다. 2015년 7~8월 29승 16패로 혹서기를 가장 잘 보냈다. 1군 합류 2년째인 2014년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신흥 강호 NC도 27승 1무 16패로 삼성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다.
2015년에는 여름을 지나도 순위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 6월을 마치고 순위는 삼성-NC-두산-넥센-한화 순서였고, 8월이 끝난 시점에서도 그대로 남았다. 대신 여름 이후 레이스에서 딱 한 자리가 바뀌었다. SK는 9월 이후 16승 13패로 선전해 정규 시즌 5위를 차지했고, 같은 기간 한화는 11승 15패에 머물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t는 7~8월을 22승 21패로 버텼지만 9월부터 9승 1무 16패로 힘을 잃었다.

"서울에서는 더운 줄 모르겠어요." 지난해 염경엽 감독(현 SK 단장)이 그랬고, 올해 장정석 감독이 그랬다. 고척스카이돔이 개장하면서 넥센은 여름에도 더운 줄 모른다. 홈경기가 취소될 일이 없어 야구를 놓고 푹 쉴 날은 줄었지만 다른 팀과 완전히 다른 환경 덕분에 여름이 무섭지는 않다.
돔구장 효과는 첫 해부터 성적으로 나타났다. 넥센은 6월까지 39승 1무 34패로 3위였다가 7~8월 27승 17패로 치고 나갔다.
두산과 NC도 넥센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바람에 순위 역전까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추격자들은 완전히 나가 떨어졌다. 6월까지 3위 넥센과 4위 SK의 승차가 2.0경기였다. 혹서기를 마치자 여전히 3위인 넥센과 새로운 4위 KIA의 승차는 8.5경기로 크게 벌어졌다.
이렇게 최근 3년만 놓고 봤을 때 여름을 지난다고 해서 상위권 팀이 갑자기 떨어지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잘하는 팀은 여름에도 잘했다. 대신 그보다는 전력이 떨어지는 중하위권 판도가 혹서기를 기점으로 흔들리는 경우는 자주 있었다.
6월까지는 KIA와 NC가 양강 구도를 이루고, SK가 3위로 올라섰다. 공동 4위 두산-LG와 6위 넥센, 7위 롯데까지 승차는 2.5경기 차에 불과하니 올해도 여름 중위권 다툼에 주목할 만한 여건은 마련됐다.
# 2014~2016년 7~8월 승률
1. 넥센 77승 53패 0.592
2. 삼성 72승 1무 52패 0.581
3. NC 71승 1무 54패 0.568
4. 두산 66승 61패 0.520
5. LG 67승 66패 0.504
6. 한화 64승 1무 64패 0.500
7. KIA 59승 71패 0.454
8. SK 57승 1무 70패 0.449
9. kt 36승 50패 0.419 (2015~2016년)
10. 롯데 51승 79패 0.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