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 ⓒ 넥센 히어로즈


[SPOTV NEWS=박현철 기자] 수도 서울 서부권을 안방으로 삼던 40홈런 유격수의 메이저리그 데뷔 팀 연고는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그런데 새로운 홈구장이 홈런에 대해서는 짜디짠 염전 같은 곳이다. 파워라는 무기를 인정받아 메이저리그 입성까지 성공한 강정호(27)는 만약 입단에 성공한다면 PNC 파크에서도 제 위력을 보여줄 것인가.

강정호는 지난 20일 포스팅시스템에서 500만2015달러를 제시한 팀이 나타난 덕택에 쉽게 잡기 힘든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를 잡았다. 잠시 베일에 가려졌던 단독 교섭권 보유팀은 바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알려졌다. 올 시즌 조디 머서가 2할5푼5리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고 2루와 3루도 각각 닐 워커, 조시 해리슨이 버틴 팀이라 강정호가 어떤 출장 기회를 갖게 될 지 여부도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없다. 내부 경쟁부터 뚫어야 하고 첫 시즌 대타로의 출장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궁금한 부분은 바로 강정호가 피츠버그에 입단할 경우 PNC 파크에서 몇 개의 홈런을 때려낼 지, 특유의 장타력을 과시할 수 있을 지 여부다. 강정호는 올 시즌 40홈런을 때려내는 등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때려냈다.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고 파괴력을 지닌 유격수로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운 강정호. 그의 올 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는 119.63m 였다.

그런데 피츠버그와 계약 협상을 앞두게 되면서 예상 변수가 생겼다. 바로 PNC 파크가 홈런에 있어 철저히 배타적인 곳이라는 점. 올 시즌 메이저리그 파크팩터를 살펴보면 평균을 1로 잡았을 때 PNC 파크의 홈런 발생률은 0.711이었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인 AT&T 파크(0.677)와 워싱턴 내셔널스 홈 구장인 내셔널스 파크(0.701) 다음으로 30개 구단 홈 구장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득점 발생률은 0.977(17위)로 평균적이지만 홈런에 대해서는 야박하다.(스탯 출처:ESPN) 

강정호의 역대 통산 장타율은 5할4리로 데뷔 초기 기록까지 포함했음을 감안하면 굉장히 준수하다. 특히 최근 3년 간 5할6푼(2012년 2위), 4할8푼9리(2013년 6위), 7할3푼9리(2014년 1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을 감안하면 선수로서 절정기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그의 배팅 파워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구장 구조가 기록 상으로 보면 강정호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올해 강정호는 오른손 풀히터답게 좌월, 좌중월 홈런 비율이 62.5%(25개)로 상당히 높았는데 이 방향으로의 평균 홈런 비거리는 119.8m였다. 그런데 PNC 파크의 좌측 담장부터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는 99m, 좌중간 118.5m, 중앙 121m다. 우리나라와 달리 구장의 개보수 증축을 구단이 주관할 수 있는 만큼 특이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는데 좌중간이 훅 들어간 구조다.

그 외 우중월 코스 8개의 홈런포가 평균 122.5m의 비거리로 가장 먼 편이었다. 내셔널스 파크의 우중간 펜스 거리 114m. 수치상으로 봤을 때는 강정호가 밀어치는 장타도 자주 보여주는 스프레이 히팅을 펼쳐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더 큰 변수는 근처에 앨러게니강이 위치해 있고 물가 주변인 만큼 바람에 의해 타구가 멋대로 흐를 수 있다. 시쳇말로 '말리면' 자칫 강정호와는 상성이 안 맞는 구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장타가 홈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정호는 2009시즌 33개의 2루타로 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하는 등 2루타 양산 능력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끈 이유는 아시아 내야수임에도 다른 일본인 내야수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파워 배팅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넥센 구단 소속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500만 달러 이상의 입찰금액까지 제시받았다. 이제는 강정호 본인에게 돌아가는 개인 가치를 에이전트사와 협력해 신중하게. 그리고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할 때다. 그 협상이 끝나면 강정호는 ‘홈런 염전’ PNC 파크에서 새 야구인생을 그려야 한다. 과연 강정호는 어떤 모습으로 PNC 파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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