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영수는 12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한화)는 "구속보다 제구"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에 미치는 그의 생존 전략이다.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와 경기에서 증명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승승장구하던 배영수는 2-0으로 앞선 6회 위기를 맞았다. 김문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 차이까지 쫓겼다. 가까스로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으나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남겨 두고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를 주자 1, 3루에서 맞닥뜨렸다. 투구 수는 90개, 한화 벤치가 움직이지 않았다. 배영수는 정면 승부를 해야 했다.

배영수는 초구에 시속 130km 포크볼을 몸쪽 아래에 떨궈 첫 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허리에서 무릎 쪽으로 떨어지는 공에 이대호는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코스에 138km 패스트볼을 던져 두 번째 스트라이크를 올렸다. 세 번째 공, 또 같은 코스로 향했다. 파울이 됐다. 여전히 볼 카운트는 0-2로, 배영수와 최재훈 배터리에겐 공 3개가 여유 있었다.

그런데 최재훈이 앞선 세 번째 공이 던진 코스에 미트를 댔다. 배영수는 사인을 받자마자 손에서 공을 놓았다. 이대호의 왼쪽 무릎에 가까이 있던 최재훈의 미트에 빨려 들어갔다. 원현식 주심이 지체 하지않고 삼진 콜을 내렸다. 이대호는 방망이를 내지도 못했다.

공 4개가 하나 같이 중계방송 화면이 표시한 스트라이크존 가장자리에 꽂혔다. 특히나 마지막 공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꼭짓점에 빨려 들어갔다. 메이저리그에서 150km이 넘는 패스트볼을 밥 먹듯 보고 홈런까지 쳤던 이대호가 꼼짝하지 못했다.

배영수는 이 경기 전까지 이대호와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 역시 3차례 상대해서 모두 이겼다. 삼진 2개를 곁들였다. 5회까진 안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비록 불펜이 7점을 줘 4-8로 졌지만 배영수가 늘상 말하는 제구의 힘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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