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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사실상 기술위원장, 명칭 넘어선 감독선임위 '로드맵'

작성일: 2018.01.08 13: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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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판곤 위원장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문로, 유현태 기자]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 선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이름이 곧 그 조직의 목표와 임무를 나타낸다. 하지만 단순히 A 대표 팀의 감독을 선임하는 일이라면, 기존의 기술위원회에서 수행하던 임무. 그래서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은 대체 어떤 임무를 수행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였다. 

물론 기본 임무는 대표 팀 감독 선임이다. 하지만 기존처럼 당장의 성적을 내기 위해, 그때그때 최선의 선택을 내리겠다는 뜻은 아니다. 김 위원장은 "지도자의 양성하는 시스템이 없다. 인재풀을 구성해서 한국 축구를 이끌 지도자를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A 대표 팀을 향한 관심이 많고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격을 갖춘 지도자들을 인재풀에 넣고 관리하겠다. 선수 경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장점이겠지만, 주요한 포인트는 아니"라고 구체적 생각도 덧붙였다. 

성적 지상주의는 한국 축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한 번 성적을 내지 못하면 감독도, 기술위원장도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다. 장기적 측면에서 계획을 세우고, 실패에서도 배울 점을 찾아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했다. 김 위원장은 "감독은 한 대회를 준비하고, 기술위원장은 한 사이클을 준비한다. 퇴진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조준헌 미디어팀장 역시 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협회 내부에서도 성적 부진에 감독과 함께, 기술위원장이 밀려나는 것은 지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감독 선임만 맡는다면 굳이 홍콩 대표 팀을 맡은 제가 가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 기술위원장이 A 대표 팀부터 유소년까지 모두 아우르긴 범위가 넓다. 23세 이상, A 대표 팀 감독 선임, 지원, 수행 능력 평가, 로드맵을 설정하고 전략을 짠다. 기술위원장과 비슷하지만 대표 팀 선임 전권을 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감독 선임만 맡는 것은 아니다. 조 미디어팀장은 "(업무를 명칭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지적이 내부에서도 많이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단순히 대표 팀 선임 임무만 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표 팀 감독 선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홍콩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홍콩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쏟았다. 6년 동안 홍콩 대표 팀을 이끌었고, 4년 동안 기술위원장직을 겸직했다. 경험을 살려 김 위원장은 기존의 기술위원회의 임무를 나눠 수행하게 된다. 

"월드컵에 최선의 지원을 하고, 결과를 토대로 다음 월드컵을 준비하는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대표 팀이 아시아 축구 최강국답게 세계적인 수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스포츠 과학을 강화하고 선수 스카우트, 상대 분석, 체력, 경기력 평가를 과학적이고 데이터베이스화해 지원하겠다."

모든 업무를 김 위원장이 맡는 것은 아니다. 김 위원장의 업무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 각 임무에 적합한 인사를 발탁해 제 위치에 배치하려고 한다.

"감독 선임 위원회 안에 4,5개 소위원회를 꾸릴 것이다. 우리 대표 팀의 능력을 평가할 때 도움을 받겠다. 선수 스카우트 측면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선수들을 지켜보고 그 정보를 대표 팀에 공유하고, 끼워넣기 방식으로 선수를 선발하지 않도록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 정보 측면에선 외국인 선임 가능성도 있지만, 외국 정보에 능통한 한국인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찾고 있다. 소통이 중요하고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만날 3개국 분석이 중요하기 때문에 찾아보고 있다. 무게나 상징성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실력 있는 분이라면 찾도록 하겠다."

한국 축구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을 만드는 것은 김 위원장의 주요 목표다. 장기적으로 A 대표 팀 그리고 한국 축구 전체의 뼈대를 세우는 기술위원회의 기존 업무 역시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에서 담당한다. 

기존의 기술위원회보다 더 세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남녀 20세 이하 대표 팀은 이임생 위원장 이하 기술발전위원회가, A 대표 팀을 비롯해 23세 이상 대표 팀은 김판곤 위원장이 맡게 된다. 김 위원장은 교육 시스템을 갖춰 체계적으로 지도자를 양성하고, 지도자들이 '한국적 DNA'를 갖춰 장기적으로 유망한 선수들을 많이 육성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과 차이는 소통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교육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 좋은 지도자가 좋은 선수를 만든다. 선수 배출에 의미를 둬야 하는데 좋은 팀을 만드는 데만 관심을 갖는다. 무게를 옮겨 선수 배출에 비중을 둬야 한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볼 터치나 기술이 아니라, 게임 이해도가 중요하다. 어린 시절부터 선수를 길러야 한다. 선수로서 육성하려는 연령대가 높다.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빨리 발굴해야 한다. 17,18세에 좋은 선수들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과 시스템 정착이 중요하다. 한국적 DNA를 갖춘 선수를 길러낼 수 있는 축구 커리큘럼이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한국이 아닌 홍콩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인사다. 홍콩 축구를 이끌며 영국, 스페인, 일본 등에서 경험도 쌓았고, 직접 영국 축구계 인사들과 함께 일하며 배운 점들이 있다. 당장의 월드컵 성적에 일희일비하던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취재진과 유난히 길었던 기자회견에서,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 발전을 위한 계획을 제시했다. 대표 팀이 '성과'라는 열매를 맺으려면, 뿌리부터 강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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