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감독의 오키나와 방문은 단지 프리미어12에 출전할 대표 팀 후보군의 기량을 확인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우승으로 가는 길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일본 대표 팀을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짙다. 첫 나흘을 일본 팀 경기 탐색으로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경문 감독은 다음 달 1일까지 오키나와에 머문 뒤 7일에는 오사카로 떠난다. 일본과 멕시코의 평가전 2경기, 그리고 그에 앞서 열릴 연습 경기까지 살핀다는 계획이다. '별동대'도 있다. 김평호 코치는 오키나와에서 미야자키로 건너가 일본 주요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확인한다. 그만큼 맞수 일본의 전력 분석에 공을 들인다.
김경문 감독은 22일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벌써 3경기를 봤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일 올스타 시리즈는 봤지만 그 전에는 멀어져 있었다. 요즘 나오는 선수들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 전력분석 팀이 가져오는 자료도 있기는 한데, 직접 눈으로 봤을 때가 더 기억에 남는다. 좋은 때에 잘 맞춰서 온 것 같다"고 밝혔다.
- 일본 전력 분석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번(3월 멕시코 평가전) 대표 팀은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그들이 끝까지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열릴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 올림픽은 다르다. 3월 평가전 명단은 물론이고 기존 대표 팀 베테랑들에 대해서도 이원화해서 계속 파악하고 있다."
- 눈여겨 본 일본 선수가 있나.
"이제 막 팀마다 1~2경기 봤는데 눈여겨 본 선수를 말할 수는 없다. 귀국하기 전까지 가능한 많은 경기를 보고, 또 일본 대표팀과 멕시코의 경기까지 계속 챙기겠다. 오랫동안 일본 선수들을 못 봤는데 이번 기회에 (베이징 올림픽의)기억을 다시 살릴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 됐다."
- 일본을 만나기 전 프리미어12 조별 예선부터 통과해야 할텐데.
"무조건 홈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한다. 대진 나왔을 때 호주 캐나다 쿠바 모두 만만한 팀은 없다고 봤다. 그렇다고 상대하기 버거운 팀도 아니다. 좋은 코칭스태프와 좋은 선수들 모아서 홈에서 좋은 결과 내려고 한다."
"우선 조별리그 통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고 싶지만 그보다는 프리미어12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조합을 생각하고 있다."
- 남은 오키나와 일정은.
"시간을 쪼개서 오전에는 한국 팀 훈련 보고 감독님들 만나고, 오후에는 경기를 볼까 생각하고 있다."
- 지도자로 오키나와에 온 적은 없는데.
"선수 시절에 오키나와에서 훈련한 기억이 있다. 지금은 요코하마가 예전에 다이요 웨일즈였다. 그때 김진욱 전 감독, 최일언 코치가 함께 다이요 선수들과 훈련을 했었고, 김성근 감독님 밑에서는 히로시마 카프와 같은 경기장을 번갈아 쓰고 훈련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 이 경기장은 아니었다."

- 전력분석 파트에 이진영 봉중근을 뽑았다. 앞으로의 전력분석 계획은.
"김평호 코치와 KBO 전력분석원이 미야자키로 넘어가서 일본 팀들 연습 경기를 본다. 계속 일본 팀들 경기를 찍은 뒤 오사카에서 합류한다. 저와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잠시 한국에 들어갔다가 오사카로 간다. 일본 팀들 경기를 다시 보니 어떻게 변했고 어떤 마음으로 나서는지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 요미우리 경기가 끝나고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 만났다.
"하라 감독이 2009년 WBC 감독 맡으면서 저에게 일본 선수들에 대해 물어온 적이 있다. 지금은 대표가 아니라 요미우리 감독이라 다시 만나게 됐다. 우리는 1958년 동갑이다. 그런 인연들이 있어서 인사했지만 다른 경기장에는 조용히 다니려고 한다. 주목 받을 생각은 없다. 필요한 정보만 얻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