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년 총액 125억 원에 NC와 FA 계약을 맺은 양의지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다. 투자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그리고 그 효과가 NC의 순위 상승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큰 관심을 끈다. 지금까지는 거대한 존재감 그 자체다. NC는 왜 양의지가 리그 최고 포수이자 스타 선수인지 체감하고 있다.
대형 FA 선수지만 나태함은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팀에 녹아들려고 노력한다. 캠프 시작부터 NC 투수들의 공을 일일이 받으며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어쨌든 공은 투수가 던지는 것이지만, 투수의 성향을 분석해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것은 포수의 영역이다. 홈플레이트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양의지라는 선수를 잘 몰랐는데, 확실히 여러 측면에서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 캠프를 성실하게 보내고 있다. 투수의 기를 살려주는 것도 노련하다”고 손뼉을 쳤다. 기량은 시즌에 들어가서 확인할 일이지만, 태도 자체가 모범이 된다는 칭찬이다.
타격도 기대를 모은다. 이번 캠프 연습경기에서 쳤다 하면 안타다. 양의지는 KT와 첫 연습경기에서 안타 하나를 기록했다. 당시 파울 타구에 맞아 며칠을 쉬었지만, 26일(한국시간) 키움과 평가전에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하는 등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지금까지는 거의 백발백중이다.
양의지는 이날 3안타에 대해 “먹힌 타구가 많았다. 운이 좋아서 안타가 됐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겸손과는 달리 타구질은 대체로 좋았다. 2회에는 2루타를 터뜨렸고, 2·3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앞으로 깨끗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날려 보냈다. 힘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쳤음에도 좋은 타구가 나왔다.
포수로서도 선발 에디 버틀러를 잘 리드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버틀러는 이날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2회 위기상황을 잘 넘긴 게 결정적이었다. 무사 1,2루에서 땅볼 두 개를 유도하며 실점을 막았다. 상황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양의지가 버틀러의 장점을 잘 살린 리드를 했다”고 평가했다.
지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 양의지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타격감은 아직 맞춰 나가는 중인데 오늘 경기에서는 운 좋은 안타가 많이 나온 것 같다. 팀에 계속 적응 중이지만 앞장서서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동욱 NC 감독도 환하게 웃었다. 이 감독은 “연습 배팅에서 계속 타이밍이 좋았다. 오늘도 그랬다. 스스로 의욕적으로 나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런 부분이 좋다”면서 “오늘은 버틀러와 함께하면서 서로 간의 호흡을 맞추는 상황들이 많았다. 보고 있으면 ‘역시 양의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몸도 잘 만들었다. NC가 ‘양의지 효과’ 기대에 부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