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선수단은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나하국제공항에서도 무거운 공기 속에 차분하게 움직였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기대감에 가득차야 할 시기에 생긴 불상사가 당사자 아닌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26일 훈련을 시작하자 '밝고 활기차다' 정도는 아니어도 우려만큼 분위기가 어둡지는 않았다. 주장 김현수에게 물어보니 25일 출국 전 최선참 박용택이 선수들에게 좋은 얘기들을 해줬다고 한다.
박용택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예를 들면 예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선동열 정삼흠 선배가 술 마시고 대결한 얘기가 있지 않나. 지금이라면 상벌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며 "(야구선수는)유명인 혹은 관심을 많이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가도 세상에 맞게 바꿔야 한다. 어릴 때는 술도 많이 마셨다. 지금은 음주만으로도 대중에게 부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강조한 것은 '이름값'에 대한 책임감이다. 박용택은 "직장인과 비교하면 몇몇 선수들은 많은 돈을 받고, 부와 명예를 누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선수들의 인식이 계속 바뀌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현수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묻자 "잘하면 분위기 좋아진다. 내일 연습 경기(삼성전)가 있는데 이기면 좋아질 거다. 지면 다시 가라앉을 거고. 분위기 띄우는데는 승리가 최고다. 또 저희를 응원해 주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게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