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이재국 기자] "아직은 글쎄…"

한화가 에이스로 야심차게 영입한 새 외국인투수 워윅 서폴드(29)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서폴드는 2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3안타(1홈런 포함) 1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50개로 첫 등판을 마쳤다. 그 중 컷패트스볼과 투심패스트볼을 포함해 패스트볼(26개) 계열의 공을 절반가량 던졌고, 체인지업(15개)과 커브(7개), 슬라이더(2개)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었다.

▲ 첫 실전등판한 한화 새 외국인투수 워윅 서폴드에 대한 SPOTV 김재현 위원의 스카우팅 리포트 평점.
다른 팀에 비해 토종 선발투수의 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화다. 가을야구에 가기 위해서는 서폴드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런 만큼 서폴드가 첫 실전등판한 이날 경기는 한국팬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SPOTV가 경기를 생중계한 가운데 KBSN스포츠와 SBS스포츠 캐스터와 해설자들까지 모두 찾아왔고, 오키나와에 취재 온 각 언론사 취재기자들이 마치 한국시리즈처럼 온나손으로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서폴드는 과연 한화 마운드의 1번 독수리로 비상할 수 있을까. SPOTV 김재현 해설위원과 이날 경기를 지켜본 야구인들의 눈으로 서폴드의 첫 등판을 놓고 평가를 해봤다.

◆서폴드는 누구?

서폴드는 한화가 오래 전부터 짝사랑을 하며 공을 들여왔던 투수다. 실제로 2017년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영입할 때 서폴드를 먼저 접촉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이적료를 지불해줄 테니 풀어달라"고 간청했지만 디트로이트가 "우리가 써야할 투수라 줄 수 없다"고 해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로 선회할 정도였다. 결국 지난 시즌 후 디트로이트 40인 로스터에서 풀리자마자 한화가 바뀐 KBO 규정에 맞춰 총액 100만 달러를 채워주며 영입에 성공했다.

서폴드는 호주 출신으로 2013년과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주 대표팀 선수로 참가하기도 했다. 키 188㎝의 우완투수다. 2012년 디트로이트와 계약한 뒤 2016년 메이저리그에 승격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82경기에 선발 없이 불펜투수로만 나서 8승4패, 평균자책점 4.98(106.2이닝, 59자책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55경기에서 37승32패, 평균자책점 3.76. 마이너리그에선 선발로 101경기를 소화했다.

▲ 한화 에이스로 기대 받고 있는 한화 새 외국인투수 워윅 서폴드가 2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의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등판해 투구를 하고 있다. 서폴드는 오키나와 첫 실전등판에서 3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한화 이글스

◆직구 구속은 아직…현재로선 위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4㎞(다른 스피드건에는 143㎞)로 측정됐다. 김재현 위원은 직구 구속에 대해 평점 B를 매겼다. "아직 볼스피드가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첫 등판이라는 점을 고려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선 위험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날 삼성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방망이에 걸렸다. 탈삼진은 1개였다.

실제 서폴드는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리며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불펜으로만 뛰면서도 최고구속은 시속 94마일(151.2㎞)로 찍혔다. 평균 직구구속은 91.6마일(147.4㎞)로 나왔다. 한화 송진우 투수코치도 "시즌 들어가면 직구는 147~148㎞ 정도에서 형성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좌우 코너 활용 제구력은 굿!

한화에서는 "원래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공끝이 있고 다양한 변화구를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곳으로 던졌던 투수"라고 평가했다. 송진우 코치는 "그동안 불펜투구를 지켜봤는데 투구 밸런스가 좋다. 제구력은 갖춘 유형의 투수 같다"고 말했다.

김재현 위원도 제구력 부문에서는 가장 좋은 평점 A를 줬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던질 줄 안다"면서 "포수 최재훈과 호흡도 나쁘지 않다. 최재훈의 좌우 요구대로 공을 던졌다. 아직 투구 메커닉(B)이 궤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일단 투구 밸런스는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볼스피드가 붙으면 제구가 더 큰 강점이 될 것"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변화구와 무브먼트는 지켜봐야

서폴드는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그 중 주무기인 커브다. 느린 커브가 아니라 높은 회전력으로 각이 크면서도 빠르게 떨어진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잘 구사한다. 컷패스트볼(커터)과 투심패스트볼도 잘 던진다. 미국에서도 구속은 압도적이지 않지만 무브먼트로 타자의 방망이 중심을 비켜나가는 투구를 펼쳐왔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도 이날 서폴드를 처음 보면서도 "공이 똑바로 들어오는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에서 보여준 변화구와 무브먼트의 위력은 일단 평가를 유보해야할 듯하다. 김재현 위원은 평점 B를 주면서 "서폴드는 투심패스트볼과 커브가 장점으로 알려져 있는데 투심의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커브도 듣던 것만큼은 아직 위력을 보이지는 않았다. 2회말 김상수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체인지업인지 커터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경기 후 서폴드는 커터라고 밝혔다) 높고 밋밋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지난해 키버스 샘슨과 데이비드 헤일은 구속도 좋고 삼진 잡아내는 능력도 있었지만 이닝을 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교체됐다"면서 지난해 불펜 의존도가 높았던 한화가 좀 더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꾸려가기 위해서는 결국 에이스로 영입한 서폴드가 이닝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 한화 워윅 서폴드(왼쪽)가 25일 삼성전 등판을 마친 뒤 아카마구장 밖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이재국 기자
◆첫 등판 마친 서폴드 소감

서폴드는 경기 후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워 힘든 점은 있었지만 팔 상태는 좋았다. 80% 정도로 던졌다. 제구와 커맨드는 첫 등판치고는 만족한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커터가 밀려들어가면서 홈런을 맞긴 했는데 커터에는 자신이 있다. 오키나와에서는 한 번 더 등판할 예정이다. 앞으로 직구와 커브를 다듬겠다. 다음에는 오늘 홈런 맞은 커터를 더 준비해서 중점적으로 테스트하겠다"고 말했다. KBO리그의 새 공인구에 대해서는 "작년에 KBO리그 공을 만져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메이저리그 공보다는 그립이 잘 잡힌다.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 SPOTV 김재현 해설위원(오른쪽)과 최두영 캐스터가 25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한화 서폴드의 투구를 지켜보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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