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제국이 불펜에 들어간 시간 동안만 그랬다. 허리 디스크로 지난해 1년 동안 공백기를 가진 류제국은 올해 재활조에 속해 1월부터 호주에서 몸을 만들었다. 호주에서 한 차례 불펜 투구를 했고, 무사히 오키나와까지 넘어왔다. 훈련 첫 날인 26일에는 홀로 C조에 속해 불펜에서 공을 던졌다.
신중했다. 공 하나를 던질 때마다 동작을 확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을 던지지 않았다.
불펜 포수도 다른 선수들보다 더 집중할 수 있게 작은 목소리로 류제국을 배려했다. 류제국은 집중하기 위해 그런 반응조차 자제해주기를 부탁했다. 전력분석팀에서는 선수가 페이스를 과하게 올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영상 촬영에 대한 양해를 구하기도했다.
"몸이 괜찮으면 5선발에 들어갈 수 있다." 류제국은 여전히 류중일 감독이 생각하는 선발 후보다. 서울에서 호주, 다시 호주에서 서울. 그리고 오키나와까지 여러차례 비행을 하고도 바로 불펜에 들어갈 만큼 허리는 나아진 듯했다. 전력투구까지 갈길이 멀지만 신중하게 한 걸음씩 내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