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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톡] ‘키 빼고 다 버렸다’ 심기일전 장민익, MVP에 담긴 의미

작성일: 2019.03.11 18:0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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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고시마 캠프 MVP로 선정된 장민익(왼쪽)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장민익(28·SK)은 데뷔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도 잠재력이지만, 프로야구 최장신(207㎝)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이름 석 자를 알린 것은 나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량 향상 속도가 기대만 못 했다. 어느새 “키만 큰 선수”라는 이미지가 박혔다.

2010년 두산의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을 받은 장민익은 1군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출전 기록은 10경기가 고작이었다. 지난해에도 퓨처스리그(2군)에서 27경기에 나갔으나 1군서는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마저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두산의 인내심은 거기까지였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판단했다. 시즌이 끝난 뒤 방출을 통보했다.

그때 SK가 손을 내밀었다. 사실 당시 장민익은 제대로 공을 던지기 어려운 몸 상태였다. 하지만 SK는 꼼꼼하게 가능성을 확인했다. 몇 차례 테스트를 거쳐 계약에 이르렀다. 그렇게 겨울을 보낸 장민익은 유니폼 외에도 달라진 게 많았다. “처음에는 팀이 어색했는데 형들과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입을 연 장민익은 “지금까지 했던 것을 다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한번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출발했다”고 총평했다.

한 차례 실패를 겪은 선수다. 실패의 시간도 짧지 않았다. 지금까지 추구했던 방식이 100% 옳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그 와중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딱 좋은 시기다. 장민익도 “두산에서 8년 있었는데 못해서 나온 것은 사실이다”고 미안해하면서 “김경태 코치님도 현역 시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한 뒤 나아지셨다고 하더라. 있던 것을 다 내려두고,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장민익은 “던질 때 몸이 벌어지는 경향이 많았다. 던지는 게 어색해 보이는 느낌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지금은 몸을 닫아놓고 투구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체 개조가 필수다. 거구인 장민익은 최근 스트레칭과 고관절 운동을 중점적으로 한다. 더 유연한 몸을 만들기 위한 시도다. 장민익은 “가면 갈수록 좋아질 것 같은 느낌에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살짝 미소 지었다.

방출의 쓴맛을 보고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 장민익은 “내 공을 2014년에 딱 한 번 던져봤다. 그 후로는 계속 안 됐다. 올해는 그때보다 더 좋은 공을 던져보고 싶다”고 했다. 1군 승격이 목표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만족할 만한 구위를 찾는 게 우선순위다. “좋을 때도 항상 2%가 모자라는 느낌이 계속 있었다”라고 말하는 장민익은 “변화구나 직구도 폼을 수정하면서 하고 있다”고 자세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자신을 벼랑에 몰아넣었다. 장민익은 “여기서 안 되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방출 경력이 있는 선수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해서 끝내나,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코치님들이 시키는 것은 다 한다. 생각 안 하고 시키는 것을 다 해보려고 하고 있다. 이제 더 나빠질 게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페이스는 순조롭다. 투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2㎞를 찍었다. 장민익은 “폼 수정이 끝나야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지만, 코칭스태프는 성실함과 친화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최근 끝난 SK 퓨처스팀(2군) 가고시마 전지훈련 투수 MVP도 장민익의 몫이었다. 새로운 기대감을 만들었다는 증거다. 키는 잡아당기거나 줄일 수 없다. 그대로다. 하지만 나머지는 다 바뀌었다. 장민익의 새 출발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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