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광주 KIA전에 등판한 한화 투수 정우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다시 한 번 투수 대타 기용을 강행했다. 이번에도 상대는 정우람이었다.

KIA는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7-13으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 한화가 투수를 이태양에서 정우람으로 교체하자 타석에 황대인 대신 투수 문경찬을 대타로 기용했다. 

문경찬은 외야 불펜에서 뛰어와 장갑도 끼지 않고 타석에 들어섰고 정우람은 스트라이크 3개로 루킹 삼진을 잡으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코멘트를 하지 않았으나 6점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며 KIA가 주전 선수들을 다 뺀 상황에서 9회 2사 후 마무리를 올린 것에 대한 항의성 교체로 보인다.

이 사건은 자연스럽게 시계를 6년 6개 월 전으로 돌리게 한다. 2012년 9월 19일 잠실 SK 와이번스-LG 트윈스전에서 LG가 0-3으로 뒤진 9회 SK가 아웃카운트마다 투수를 교체하자 당시 LG를 이끌던 김 감독은 신인 투수 신동훈을 타석에 올렸다. 그리고 SK의 마지막 투수는 정우람이었다. 정우람은 대타로 나선 투수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당시 KBO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한 점을 들어 김 감독에게 500만 원 제재금을 부과했다. 3점차로 충분히 마무리 투수가 등판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점수차가 컸고 KIA가 이미 1명을 제외하고는 야수 자원을 다 소진했다는 점에서 감독의 선수 교체 권리를 존중해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불문율 문제를 떠나 항의성이 짙은 투수 대타를 두 번이나 상대하게 된 정우람과 김 감독의 '악연'도 얄궂다. 정우람은 두 차례 모두 어린 투수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정우람은 컨디션 점검 차 마운드에 올랐으나 130km 초반대의 직구 3개만을 던지고 경기를 마쳤다. 개막 첫 경기부터 괜히 찜찜한 등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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