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용덕 한화 감독은 29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전날 경기서 부상하며 시즌 내 복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3루수 요원인 송광민과 노시환을 유격수로 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칠 정도로 비상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후 첫 경기였던 NC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안 좋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앞으로 주축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워 줘야 할 백업 멤버들의 활약으로 승리하며 3연패 위기에서 탈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포문은 이용규의 대안인 김민하가 열었다.
김민하는 0-0이던 2회 무사 1, 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만들었다. 무사 2루에서 송광민이 안타를 쳤지만 김태균이 3루에 멈춰 서며 호흡이 끊어질 듯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민하는 NC 선발투수 버틀러를 두들겨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속된 무사 만루 찬스에서는 이날 하주석을 대신해 유격수로 기용된 오선진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한 점을 더 달아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용규와 하주석이 빠진 자리에서 김민하와 오선진은 매우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을 대신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다.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될 예정인데 하위 타순에서 이날처럼 한 번 온 찬스를 물고 늘어지는 타격을 보여 준다면 한화 처지에선 정말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려 냈다는 건 한화로서는 대단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경기들도 어렵게 펼쳐지긴 하겠지만 백업 멤버들의 분전은 분명 한화에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NC전 승리가 단순히 1승 이상의 값어치가 있었던 이유다. 한화는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