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안타와 호수비로 팀 승리를 이끈 롯데 민병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롯데 외야수 민병헌(32)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빛났다. 경기장 분위기를 장악한 만점 활약이었다.

민병헌은 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전, 타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는 5타수 5안타에 결승타, 그리고 수비에서는 넓은 수비 범위로 몇 차례 호수비를 펼치는 등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올해 시즌 출발이 좋았던 민병헌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타율 3할7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0.956을 기록하며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상승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동료들이 상대 선발 문승원(SK)의 공에 손을 대지 못할 때, 홀로 안타를 생산하며 분전했다.

이날 문승원의 공에 위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병헌은 유독 쉽게 안타를 쳐냈다. 타이밍이 딱딱 맞았다. 1회는 우전안타, 3회에는 중전안타, 그리고 6회 다시 우전안타를 쳤다. 0-0으로 맞선 7회에는 좌전 결승타에 9회 중전 안타까지 기록하며 5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민병헌의 경력에서 4안타 경기는 총 12번 있었지만, 5안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히 7회 안타는 승부의 물줄기를 롯데 쪽으로 돌려놓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7회 선두 아수아헤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준태가 희생번트를 대 1사 2루를 만들었다. 전병우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으나 민병헌이 하재훈의 6구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유격수 김성현이 다이빙을 하며 공을 잡으려 했으나 살짝 빠져 외야로 흘렀다. 

2사 후 터진 이 적시타는 추가점의 발판이 됐다. 롯데는 손아섭이 우전안타로 뒤를 받쳤고, 전준우의 우전 적시타, 이대호 타석 때 나온 폭투까지 묶어 7회에만 3점을 냈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이날 SK 타자들이 아예 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견수 방향으로 좋은 타구들을 날렸다. 하지만 민병헌이 빠른 타구 판단으로 몇 개를 건져내면서 마운드의 선발 박시영도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1회 김강민의 직선타성 타구, 2회 이재원과 정의윤의 큰 타구는 모두 첫발 스타트가 늦었다면 잡기 까다로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민병헌이 정확하게 판단하고 뛰기 시작했고, 마지막 순간 글러브를 잘 갖다 대며 잡았다. 5안타 이상의 팀 기여도를 선보이며 자신의 몸값을 증명했다. 시즌 타율도 4할5푼2리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민병헌은 경기 후 "첫 타석에 운 좋게 안타가 나와서 나머지 타석에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구종들이 가운데 운 좋게 들어와서 많은 안타를 친 것 같다"면서 "올해는 준비를 많이 하고 시즌을 맞이했다. 보강 운동, 내 스윙의 장단점, 변화구 대처도 개선하고자 했던 것이 잘 조화되어 올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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