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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현타' 와요"…32살에 겪은 '야수 6년차' 슬럼프

작성일: 2021.09.03 14: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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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이형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한번씩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오고 그래요."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32)은 올해 슬럼프와 씨름하면서 전반기를 다 보냈다. 전반기 49경기에서 타율 0.218(147타수 32안타), 8홈런, 24타점 생산에 그쳤다. 날이 갈수록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졌다. '이 나이에 이런 고민을'이라는 생각이 드는 게 가장 괴로웠다. 2008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을 때 투수였던 이형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6년부터 외야수로 전향해 커리어를 쌓아 나가고 있다. 

이형종은 "나이는 베테랑에 속하는 나이지만, 타자로는 6년차니까. 그런 게 힘들다. 내가 20대 중,후반에 겪어야 할 느낌을 지금 겪다 보니까. 그러면서 더 안 좋았다. 이제 6년 했으니까 보여줄 나이인데, 잘 안 맞더라. 또 (홍)창기가 앞에서 잘해주고 있었다. 공을 잘 보는 선수다 보니까. (홍창기처럼)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가 복잡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다스리는 게 먼저였다. 이형종은 가장 먼저 책을 꺼내 들었다. 심리적으로 위안을 주는 내용이 담긴 책을 골라 읽었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묻자 이형종은 가장 도움이 된 책으로 '모든 날에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를 꼽았다. 

이형종은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올해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지만, 어쨌든 팀 색깔이 감독님이 바뀌셔서 당연히 바뀌는 건데 내가 적응을 잘 못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전에는 책을 그냥 펼쳐보는 정도였다면, 진지하게 책도 읽어보고, 박태환 선수가 쓰던 헤드셋도 사서 껴봤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 자아 성찰을 했더니 자존감도 높아지고 좋아져서 후반기 들어서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평소에 전혀 가까이하지 않았던 러닝머신도 이용해봤다. 이형종은 "러닝머신을 노래 들으면서 40~50분, 1시간 정도 탄 지 보름 정도 됐다.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이 루틴을 계속 안 지킬 수도 있지만, 이렇게라도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운동선수인데 제일 싫어하는 게 밖에서 걷고 뛰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경기하면서 맨날 뛰었으니까. 사적으로 다른 시간을 보낼 때는 걷는 것을 너무 싫어한다. 어차피 단체 훈련 시간에 뛰기도 하니까. 집사람이 '운동선수가 그렇게 걷고 뛰는 것을 싫어하냐'고 욕 많이 먹었다(웃음). 제일 싫어하는 것을 더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민한 시간의 보상일까. 이형종은 후반기 15경기에서 타율 0.348(46타수 16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활약했다. 이형종은 타격감이 이제는 올라온 것 같은지 묻자 "조금 올라온 거라고 볼 수 있다. 수치상 보이는 것도 분명히 있고, 올라왔다고 믿는다. 사실 '못해도 괜찮다' 이런 마음을 잘 안 가져봐서 가지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좋아진 건 사실인 것 같다"고 했다.  

이형종은 친한 형이자 팀 동료인 김민성(33)에게도 한마디를 남겼다. 올해 함께 힘든 시간을 보냈기 때문. 김민성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72경기에서 타율 0.198(22타수 44안타), 5홈런, 23타점에 그쳤다. 

이형종은 "(김)민성이 형도 지금 잘 안 되고 있다. 나도 그랬고. 그래도 기본적으로 하던 게 있으니까. 때가 되면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그 형은 진짜 15년차 진짜 야수니까. 20살 백업부터 해서 온 형이니까. 워낙 가진 게 많아서 내가 이야기할 것도 없다. 서로 잘 안 돼서 올해는 타격 이야기보다는 '으쌰으쌰 하자, 기다리면 언젠가 되겠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제(1일)도 통화를 한 번 했다. 곧 돌아오면 우리 팀이 더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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