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차준환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연합뉴스
▲ 9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차준환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연합뉴스
▲ 9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차준환이 점프 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9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차준환이 점프 연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1, 고려대)이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최종 무대를 눈앞에 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던 그는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또 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프리스케이팅 진출자 24명 가운데 차준환은 21번째로 빙판에 등장한다. 그는 마지막 조인 4그룹 세 번째 순서에 경기를 펼친다.

8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기술점수(TES) 54.3점 예술점수(PCS) 45.21점을 합친 99.51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차준환 위로는 '점프 머신' 네이선 첸(22, 미국, 113.97점) 가기야마 유마(18, 108.12점) 우노 쇼마(24, 이상 일본, 105.9점) 밖에 없다.

쇼트프로그램의 결과만 볼 때 차준환의 메달권 진입은 '불가능한 임무'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차준환의 메달 가능성은 희박하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마치고 답례하는 차준환 ⓒ연합뉴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마치고 답례하는 차준환 ⓒ연합뉴스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은 단독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두 개(살코, 토루프)만 뛸 예정이다. 반면 첸을 비롯한 가기야마와 우노는 4회전 점프가 들어간 콤비네이션을 비롯한 4~5개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백전노장 제이슨 브라운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예브게니 세메넨코 그리고 마르크 콘드라비우크 그리고 캐나다의 키건 메싱과 홈 어드밴티지 장점이 있는 진보양(중국) 등도 모두 상위권 경쟁자다.

또한 쇼트프로그램에서 8위로 부진했지만 올림픽 2연패 경험이 있는 하뉴 유즈루(27, 일본)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차준환은 4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인 15위를 달성했다. 애초 이번 올림픽에서도 10위권 진입이 최선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차준환의 몸 상태는 두 어깨에 날개를 달았다. 9일 진행된 공식 연습에서 차준환은 모든 요소를 무리 없이 해냈다. 현지에서 들리는 차준환에 대한 소식에 따르면 쇼트프로그램의 기운을 프리스케이팅으로 이어갈 기세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차준환이 올림픽을 앞두고 기량을 최종 점검한 대회는 지난달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다. 이 대회에서 그는 한국 남자 싱글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점수를 확인하고 환호하는 차준환(가운데)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왼쪽)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점수를 확인하고 환호하는 차준환(가운데)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왼쪽)

이번 올림픽도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수행한 요소가 거의 똑같은 것으로 전망된다. 차준환은 9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제출했다. 첫 점프 과제는 쿼드러플 토루프다. 기본점수 9.5점의 쿼드러플 토루프에 이어지는 점프는 '장기'인 쿼드러플 살코(기본점 9.7점)다. 

두 개의 4회전 점프를 마친 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플라잉 카멜 스핀 스텝시퀀스로 한숨을 돌린다. 이후 트리플 악셀 + 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단독 트리플 악셀을 시도한다. 프로그램 후반부에는 트리플 러츠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을 뛴다.

이후 차준환은 코레오 시퀀스와 체인지 풋 시트 시핀 그리고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 한다.

쇼트프로그램 상위권에 오른 선수 가운데 4회전 점프의 다양성에서 차준환이 가장 열세다. 첸은 무려 5개의 4회전 점프에 도전한다. 가기야마는 3개의 4회전을 뛸 예정이며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우노는 5개의 4회전 점프를 프로그램에 배치했다. 

다크 호스로 떠오른 조지아의 모리시 크비텔라쉬빌리도 3번의 4회전 점프를 예고했다. 하뉴는 지난해 전일본선수권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마의 점프'인 쿼드러플 악셀에 도전한다.

이런 현실을 볼 때 차준환은 무조건 두 번의 4회전 점프를 모두 성공시켜야 한다. 또한 3번의 콤비네이션 점프와 2회에 걸친 트리플 악셀에서 실수를 피하면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 점수(175.06점) 경신이 가능하다.

차준환의 장점은 점프는 물론 스핀과 스텝 표현력 등을 두루 갖춘 '올라운더'라는 점이다. 점프에서 실수를 피할 경우 장점인 비 점프 요소에서 한층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알 마친 뒤 차준환이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알 마친 뒤 차준환이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선수들을 조련한 경험이 큰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의 전략도 중요하다. 경기 당일 선수의 집중력을 유지해 주는 역량도 승부의 관건이다.

이 모든 퍼즐 조각이 하나로 맞춰질 경우 메달권 진입은 쉽지 않지만 5위권 진입이라는 엄청난 성과도 가능하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는 행운도 따라야한다. 메달 경쟁자들이 실수로 무너질 경우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처럼 예상보다 높은 순위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에 앞서 따라야할 것은 차준환의 '클린 경기'다.

차준환은 8일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욕심을 내기보다는 (쇼트프로그램 때와) 같은 마음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해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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