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거리 황제 황대헌의 대관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 장거리 황제 황대헌의 대관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 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 황대헌이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기다리고 기다렸던 황대헌(23)의 올림픽 대관식이 열렸다. 

황대헌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09초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말 기다렸던 금빛 메달이었다. 혼성 계주에서 역주를 펼치고도 운이 따르지 않아 준결선도 올라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배가 됐다. 코너에서 넘어진 박장혁을 다독이며 팀 분위기를 정리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 한국은 금메달 전망이 어두웠다. 성과물로 따지는 시대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은 줄었지만, 그래도 올림픽에서 역주를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을 숨기기는 어려웠다. 부단한 훈련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지난 7일 1000m는 황대헌의 의지가 정말 강했던 종목이었다. 세계 신기록, 올림픽 신기록 모두 보유했기에 다른 국가들의 견제가 있어도 충분히 메달권 진입이 유력했다. 색깔만 가리면 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홈 이점에 기반한 '편파 판정'은 생각만 했지 실제로 나올줄은 몰랐다. 준준결선에서 아웃 코스에서 인코스로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고 정확히 진입했지만, 심판진은 뒤늦은 레인 변경이라며 실격 판정을 내렸다. 황대헌 입장에서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 일이었다. 

무엇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500m에서 우다징에게 내줬던 금메달을 1000m에서 복수하려 했던 것도 수포로 돌아갔다. 당시 황대헌은 39초854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우다징은 39.584였다. 또, 1000m에서는 서이라가 동메달을 딴 것이 전부였기에 1000m 금메달의 가치를 키우려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1500m에서 황대헌은 강렬함을 보여줬다. 예선과 준결선 모두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막힘이 없었고 경쟁자들을 힘과 속도로 눌렀다. 

결선에서는 힘을 아꼈다 선두로 치고 올라선 뒤 아예 틈을 주지 않았다. 강철 체력으로 장거리 능력자의 역량을 보여줬고 그 누구도 역전을 해내지 못했다. 이견이 없는 완벽한 금메달이었다. 

2021-22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남자 1000m 랭킹 2위라는 객관적인 기록을 기세로 장거리에서의 힘을 증명했다. 부흥고 재학 시절인 2016-2017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1000m에서 1분20초875의 세계 신기록으로 강렬한 등장을 한 것과 같은 선상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500m 은메달로 시동을 걸었고 올 시즌 ISU 월드컵 1~3차 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수확하며 좋은 흐름을 올림픽까지 가져왔다. 

허리 부상을 달고 있었고 편파 판정이라는 심리적 요동침 속에서도 연습과 역주로 극복한 '올림픽 대관식'이었다. 황대헌 덕분에 한국은 어려운 환경에서 극복할 힘을 얻으며 본격적인 기세를 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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