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 차준환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21, 고려대)이 다시 한번 한국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Deduction) 1점을 합친 182.87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99.51점과 합친 총점 282.38점을 기록한 차준환은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최종 5위를 차지했다.

애초 차준환의 이번 올림픽 목표는 '톱10'이었다. 무엇보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비롯한 고난도 기술로 무장한 경쟁자들이 즐비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준환의 현실적인 목표는 10위안에 진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차준환의 비상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8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선전이 차준환의 '이변'에 날개를 달았다. 이날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를 포함한 모든 요소를 깨끗하게 해내며 99.51점으로 4위에 올랐다.

프리스케이팅의 선전 여부에 따라 차준환의 메달 가능성도 점쳐졌다.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첫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기본점수 9.5점)에서 아쉽게 실수 했다. 빙판을 박차고 힘차게 도약했지만 축이 기울어지며 쓰러졌다. 

첫 점프의 실수는 프로그램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훌훌 털고 일어난 차준환은 이어진 쿼드러플 살코를 깨끗하게 뛰었다. 9.7점의 기본 점수인 이 기술에서 차준환은 3.19점의 높은 수행점수(GOE)를 받았다. 이 기술 하나로 차준환은 12.89점을 얻었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완벽했다. 1.77점의 수행점수를 챙긴 차준환은 두 번의 트리플 악셀도 실수 없이 해냈다. 특히 단독 트리플 악셀에서는 1.94점의 수행점수가 매겨졌다.

프로그램 후반부에 배치된 트리플 러츠 + 싱글 오일러 + 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을 완벽하게 뛰었다.

장점인 비 점프요소도 놓치지 않은 점이 좋은 결과의 요인이었다. 차준환은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시트 스핀에서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다. 마지막 스핀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3에 그친 점은 '옥의 티'였다.

차준환 만의 멋이 들어간 코레오시퀀스에서는 2.29점의 수행점수가 붙었다. 스텝시퀀스에서도 레벨4를 찍으며 첫 점프 실수를 이겨냈다.

올 시즌 차준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 걸쳐 진행된 올림픽 1, 2차 선발전에서 그는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점수를 기다리는 차준환(오른쪽)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 ⓒ연합뉴스
▲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점수를 기다리는 차준환(오른쪽)과 브라이언 오서 코치 ⓒ연합뉴스

이러한 흐름은 올림픽까지 이어졌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와 재회한 점은 큰 힘이 됐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차준환에게 안정감을 줬다.

차준환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정신력이 단단하다는 점이다. 그는 이번 프리스케이팅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32) 못지 않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첫 점프 실수 이후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집중력을 바로 잡으며 남은 요소를 깔끔하게 해냈다.

한편 이번 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친 차준환은 다음달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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