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황대헌, 이준서-박장혁과 기쁨을 함께ㅐ 나눴다. ⓒ연합뉴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황대헌, 이준서-박장혁과 기쁨을 함께ㅐ 나눴다. ⓒ연합뉴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황대헌, 이준서-박장혁과 기쁨을 함께ㅐ 나눴다. ⓒ연합뉴스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획득한 황대헌, 이준서-박장혁과 기쁨을 함께ㅐ 나눴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태연한 척을 하는 것인지 정말 마음이 편한 것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지난 7일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안정적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이준서의 경우 약간 다툼의 여지가 있는 늦은 레인 변경이었지만, 황대헌은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고 1위로 결승선을 지났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황대헌에 대한 실격 판정은 정당했다며 선을 그었지만, 오심이나 마찬가지였다. 

1000m 전에는 여자 500m에서 최민정이 미끄러지며 준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미 혼성 계주에서 박장혁이 넘어져 준결선으로 나서지 못해 중국 팬들의 엄청난 환호를 받았던 대표팀이다. 

실격 사태 후 대한체육회는 심리치료사를 통해 선수들의 마음을 치유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은 빠르게 회복됐다. 이준서는 "지나간 과거를 생각해서 무엇하겠는가. 그냥 잊고 미래를 준비하면 된다"라며 칼같이 실격을 지웠다. 

황대헌은 더 솔직했다. "얼마나 더 잘 타야 할까요"라고 반문하며 자신의 1000m 질주는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실력으로는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 떨어질 것이 없으니 판정만 제대로 한다면 문제가 될 것 없다는 뜻이었다. 

의지가 죽지 않았고 황대헌은 결국 9일 1500m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만드는 성과물을 제조했다. 스스로의 의지가 만든 것이었다. 

선수들은 실격 사태 당시 선수촌으로 돌아가서도 각자 방에 박혀 있지 않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솔직하게 속마음을 내놓으면서 자연스럽게 부담이 뒤로 밀렸다고 한다. 

대한체육회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격앙된 분위기였지만, 선수들은 남은 경기 일정에서 보여주면 된다는 생각들이 깔려 있더라. 특정 선수는 심리 삼담을 받았는데 실력을 유지하고 있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이 될 것이라고 보더라"라며 대담한 마음가짐에 놀랐음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정말 강했다. 초반 중국으로 메달이 쏠리는 분위기에 실격 사태까지 벌어지자 예전처럼 가만히 있지 않고 "중국이 짠 계획대로 가고 있는 느낌"이라거나 대한체육회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거론하며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움직이자 "정말 잘 대응하고 계서서 감사하다"라는 등 적극적인 의견을 던졌다. 

결국 내, 외부적인 단단함이 조성되면서 황대헌이 금메달을 획득하고 이준서, 박장혁은 결선까지 올라갔다. 여자 역시 3000m 계주에서 극적인 결선 진출을 이뤄내는 등 해내겠다는 의지가 대표팀을 지배했다. 

빙상계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올림픽에 오기까지 여러 가지 시끄러웠던 상황을 다 알고 있다. 총감독 없이 코치들과 훈련하는데 이번에야 말로 쇼트트랙의 위상을 재정립할 기회로 보는 것 같더라"라며 분명한 목표 의식이 베이징에서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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