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역사상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한 차준환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역사상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한 차준환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역사상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한 차준환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역사상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한 차준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과정을 잘 준비하고 나서 생각해볼게요."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중국 베이징 입성 후 취재진을 만나면 항상 과정을 이야기했다. 

차준환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15위를 차지했다. 혼자 나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4년 뒤인 베이징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시형(고려대)과 함께 출전권 2장의 혜택을 받아 외롭지 않게 대회를 준비했다. 물론 이시형이 쇼트프로그램에서 컷오프, 프리스케팅에 오르지 못해 다시 4년 만에 나 홀로 도전에 나섰다. 
 
다만,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네이선 첸(미국)이 점프 괴물이라는 별명대로 무결점 연기를 했다면 올림픽 2연패의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일본)는 계속되는 쿼드러플(4회전) 악셀 점프 실패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뉴가 못해도 가기야먀 유마, 우노 쇼마(이상 일본)라는, 일본에 메달을 안길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프로그램 구성상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두 개만 넣은 차준환에게는 그저 평창과 비교해 더 나은 순위만 기록해줘도 감사할 일이었다. 

착실하게 빙질 적응을 위해 베이징 입성 후 메인 링크가 있는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의 분위기까지 세세하게 살핀 차준환이었다. 이런 준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99.51점을 받아 4위에 오르는 결과로 이어졌다.

프리스케이팅에서의 관건은 첫 번째 과제인 쿼드러플 토루프, 두 번째인 쿼드러플 살코를 얼마나 잘 해내느냐였다. 난도에 따라 수행 점수(GOE)를 쌓아 역대급 성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보조링크, 메인링크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집중적으로 단련해 실패하지 않았던 차준환이다. 빙질이 좋지 않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신과 싸움만 했다. 기본 점수 9.5점의 쿼드러플 토루프, 9.7점의 쿼드러플 살코에 유난히 집중했던 이유다. 

'절친' 하뉴는 부진을 거듭하며 283.21점을 받아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남은 것은 차준환의 몫이었다. 지난달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렸던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최고점 총점 273.22점을 받았던 차준환은 빙판과 혼연일체가 됐다.

오페라 투란도트에 맞춰 몸을 녹인 차준환은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 토루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으며 실패했지만, 쿼드러플 살코는 성공했다. 차분하게 자기 몫만 하면 됐다. 이어진 후속 점프들과 세부 연기는 무난하게 해냈다. 100% 자신의 역할을 한 차준환이다. 

최종 결과는 182.87점, 총점 282.38점으로 시즌 최고점이자 개인 최고점을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하뉴와는 1.14점 차에 불과했다. 실수 한번이 있었어도 정말 최고의 연기였다. 과정에 충실한 믿음을 결과로 증명한 차준환이다. 4년 뒤 밀라노에 대한 기대도 더 커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