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여부에 말을 아낀 일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스타 하뉴 유즈루  ⓒ연합뉴스
▲ 은퇴 여부에 말을 아낀 일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스타 하뉴 유즈루 ⓒ연합뉴스
▲ 은퇴 여부에 말을 아낀 일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스타 하뉴 유즈루  ⓒ연합뉴스
▲ 은퇴 여부에 말을 아낀 일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스타 하뉴 유즈루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인간이 쉽게 하기 어렵다는 쿼드러플(4회전) 악셀 점프를 하뉴 유즈루(28)는 해낼 것인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4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3연속 금메달이 무산된 하뉴가 입을 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은퇴는 아직 모른다"라는 것이다. 

하뉴는 14일 중국 베이징의 메인미디어센터(MMC) 컨퍼런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 국적의 선수지만 관심을 반영하듯 전 세계 2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하뉴의 입을 바라봤다. 자원봉사자들까지 들어와 놀라운 인기를 자랑했다.  

하뉴는 라이벌 네이선 첸(미국)부터 언급했다. 그는 "첸의 금메달은 정말 훌륭했고 대단한 성과였다고 본다. 저 역시 금메달을 따려고 피와 땀을 흘리며 노력했다. 물론 첸도 노력했을 것이다. 4년 전 평창 올림픽에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훌륭한 성과가 나왔다고 본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모든 것은 하뉴가 꼭 해내겠다고 강조했던 쿼드러플 악셀의 기능 고장에서 비롯됐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모두 엉덩방아로 이어졌다. 하뉴는 "쇼트에서 스케이트 날이 얼음에 박혀 실수했었다. 그렇지만, 빙질은 좋았고 점프하기에도 괜찮았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노메달이었지만, 다시 연습에 나선 하뉴다. 오는 20일 갈라쇼에 초청 선수로 나선다고 한다. 그는 심경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쿼드러플 악셀을 완벽하게 하려 노력했다. 저 자신에게 도전했고 그것이 올림픽 도전 정신이라고 본다. 꿈을 실현하는 여정이었다. 그래서 지금 진통제를 맞았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 쿼드러플(4회전) 악셀에 성공하지 못하고 빙판에 넘어진 하뉴 유즈루, 발목 부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연합뉴스
▲ 쿼드러플(4회전) 악셀에 성공하지 못하고 빙판에 넘어진 하뉴 유즈루, 발목 부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연합뉴스

 

알고 보니 발목 부상이 있었다는 하뉴다. 그는 "(연기가 끝나고) 지난 사흘 동안 올림픽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 시간 동안 정말 저를 응원해준 분들이 너무 많았다. 발목 부상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직도 발목 통증이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 많은 것들 달성했다"라며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보였다.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던 하뉴다. 그는 "경기장에 있었던 관중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면서 사실 그때 '제 연기가 최선이었나'라는 생각이 있었다. 연기가 끝나고 슬픔을 느꼈다기보다는 큰 박수 나온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때때로 링크 위에 서는 것이 힘들지만 어떻게든 서려고 노력했다"라며 끈기 있게 버텼음을 강조했다. 

쿼드러플 악셀 도전은 하뉴의 선수 생활 지속 여부와 연관이 있다. 하뉴도 이를 모르지 않는 듯 "확실하게 모르겠다. 일단 변명은 하지 않겠다. 비난을 받고 싶지도 않다. 평창 올림픽 당시 어떤 말을 했었던 것 때문에 어떤 이들이 저를 미워하고 비난했었다"라며 신중함을 보였다. 

발목 부상을 안고 쇼트프로그램을 마쳤다는 하뉴는 "일반적인 경쟁이라면 포기했을 것이다. 의사도 쉬라며 기권하라고 했다. 그만큼 심각했다. 공식 연습에서 다리가 너무 아팠다. 통증 완화를 위해 진통제 맞았다. 연습 후 프리스케이팅 출전을 하겠다고 했다"라고 고백했다. 

기묘한 비유를 한 하뉴는 "부상을 안고 쇼트에 나섰고 쿼드러플 악셀을 시도하는 순간 몸에 아드레날린이 지나갔다. 최고의 쿼드러플 악셀이었다. 하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해 공부하고 연구했다. 최고로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제 점프는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더 높이 점프하고 싶었다. 회전수가 부족했지만, 악셀 시도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라며 실패한 쿼드러플 악셀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는 하뉴는 '도전'의 의미를 두고 "모든 이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무엇인가를 보호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가족을 보호하는 일도 어렵다. 때때로 희생이도 필요하다"라며 의미를 부여한 뒤 "개인적으로는 쿼드러플 악셀이 도전이었다. 올림픽에서 하는 것 자체가 그렇다"라며 인생 최대의 과제였음을 강조했다. 

"9살 시절의 소년이 쿼드러플 악셀을 함께 뛰었다"라는 하뉴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은 9살의 저였다. 계속 함께 뛰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계속 동기부여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그럼 마음으로 나섰다. 다시 돌아봐도 하뉴의 악셀은 높았고 아름다웠다"라며 깊은 자기애를 드러냈다. 

'운이 좋고 행복한 사람'으로 자신을 평가한 하뉴는 "쿼드러플 악셀로 착지를 제대로 하고 싶다. 다음 올림픽 개최지가 어딘지 모른다. 약간 헛갈리는데 저는 피겨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라며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에서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말을 던졌다.  

올림픽 정상에서 내려온 하뉴다. 눈물을 참은 하뉴는 "(3연속 금메달 도전이) 저에게는 정말 큰 부담이었다. 그 부담으로 인해 계속 쿼드러플 악셀을 완성하려고 노력했다. 소치에서 우승하지 않았다면 이만큼의 노력을 했을까 싶다. 계속 저 자신에게 자부심을 갖고 살겠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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