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제공ㅣ워너브러더스코리아
▲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제공ㅣ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기대가 컸는데 행보를 보고 있자니 아쉽고, 서운하다. 그래도 우리 사이엔 그간 쌓인 정이 있으니 저버릴 순 없는 것이 바로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하 신동덤)과 관객들, 그리고 영화 속 덤블도어(주드 로)와 그린델왈드(매즈 미켈슨)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신동덤'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 세 번째 편이다.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매즈 미켈슨)와 덤블도어 군대의 대결 속 가장 거대하고 위험한, 세상을 구할 마법 전쟁을 그린다. 

줄거리는 흥미진진하지만 마법 세계임에도 상당히 정치적인 전개가 이어진다. 시리즈 주인공인 마법 동물학자 뉴트 스캐맨터(에디 레드메인)와 동료들이 덤블도어가 움직이는 비밀스러운 팀으로 뭉쳐 그린델왈드의 마법부 수장 도전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머글을 혐오하고 마법사 순혈주의를 꿈꾸는 그가 당선된다면 머글과의 전쟁이 벌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 정치적인 줄거리의 핵심은 '신비한 동물'이 담당한다. 그린델왈드는 무력이 아닌 명분있는 당선을 위해 마법 세계에서 가장 성스러운 동물 '기린'의 선택을 조작해 추대받고자 한다. 이번 시리즈의 대표 '신비한 동물'인 기린과 동시에 전쟁 위기에 빠진 마법 세계도 함께 지켜내려는 뉴트와 덤블도어 일행, 그리고 기린을 손아귀에 넣음으로써 마법세계도 함께 삼키려는 그린델왈드 일행의 대치가 주된 관전 포인트다. 그런 가운데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비밀스러운 관계가 이번 싸움의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이밖에 크레덴스(에즈라 밀러)와 덤블도어 가문의 비밀, 제이콥 코왈스키(댄 포글러)의 러브스토리, 에디 레드메인의 전갈춤, 조니 뎁을 말끔히 잊게한 매즈 미켈슨의 활약 등 다양한 스토리와 볼거리를 추가한 듯 하지만 '신동덤'을 기대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어딘가 허전한 마음이 들 것도 같다. 기린과 전갈 외에는 '신비한 동물' 시리즈의 주요 매력포인트인 '동물' 볼거리가 줄어든 느낌이라 시리즈 팬들의 갈증을 채워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티나(캐서린 워터스틴)와 뉴트의 관계 역시 기억상실 수준으로 비중이 사라졌다. 미래를 볼 수 있는 그린델왈드의 당선을 막기 위해 뉴트 팀이 예측불허 작전을 펼치는 중심 스토리는 '전개를 위한 전개'처럼 느껴질 만큼 와닿지 않고 개연성이 떨어진다.

그래도 '신동덤'을 놓칠 수 없는 이유는 동물들과 뉴트의 케미스트리, 곳곳에 묻어난 '해리포터' 시리즈의 흔적들 때문이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정이 든 깜찍한 동물들, 젊은 '맥고나걸'처럼 익숙한 이름들, 호그스미드, 골든 스니치, 새로운 지팡이, 기숙사 연회장과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이 설렘을 더한다. 특히 호그와트 전경과 함께 익숙한 음악이 울려퍼지는 순간은 시리즈와 함께 자라난 관객들의 심장을 뒤흔들어놓는 특별한 영화적 체험이 될 것이다. 

'해리포터'와 '신비한 동물'들을 열렬하게 사랑해온 관객들이라면 큰 기대 탓에 헛헛한 마음이 들 수는 있다 해도, '신동덤'은 관객과 시리즈 사이에 쌓인 유대감 만큼 반가운 선물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도 우리 사이에 정이 있는데 안볼 순 없지.

오는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42분, 쿠키영상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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