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경력에서 가장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하성
▲ 프로 경력에서 가장 험난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하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MLB)로 간 선수들은 대개 적응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곤 한다.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한 일인데, 기본적으로 경기 일정부터 적응해야 한다.

KBO리그는 144경기고, 상대적으로 이동거리가 짧다. 수도권 구단들의 경우 수도권 원정은 이동거리가 길어봐야 1시간 남짓이다. 지방 원정도 사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버스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다. 여기에 월요일에 고정 휴식일이 있다. 고정 휴식일이 있는 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큰 안도감을 준다.

반대로 메이저리그는 162경기로 경기 수가 많은데다 이동거리가 길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다. 동부와 서부를 넘나들면 시차도 적응해야 한다. 매일 경기 시간이 고정된 게 아니라 전날 야간 경기를 하고 다음 날 낮 경기를 한 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는 루틴이 흔하다. 체력적으로 KBO리그보다 훨씬 더 힘이 든다.

김하성(27‧샌디에이고)은 아마도 프로 경력을 시작한 뒤 가장 숨 가쁜 시기를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지난해에는 완벽한 주전 선수는 아니었기에 벤치에서 숨을 고를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이탈로 기회를 잡은 김하성은 4월 주전 경쟁에서 승리한 뒤 5월부터는 확고부동한 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팀 내 입지가 고정되는 건 즐거운 일인데, 체력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샌디에이고의 일정 자체가 힘들다. 당장 6월의 30일 동안 28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다. 더블헤더도 끼어 있었다. 김하성은 6월 20일 현재 6월에만 17경기에 나갔다. 체력적으로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방망이가 다소 풀이 죽었다. 4월 16경기에서 타율 0.271, OPS(출루율+장타율) 0.927을 기록하며 한때 내셔널리그 최고 공격력을 자랑하는 유격수이기도 했던 김하성은 일정이 거듭되면서 타율이 뚝 떨어졌다. 5월에만 무려 27경기를 치른 김하성의 월간 타율은 0.196에 불과했고, OPS는 0.560에 머물렀다. 6월에는 소폭 나아지기는 했으나(타율 0.226, OPS 0.616) 4월보다는 5월에 훨씬 더 가깝다. 타구 속도가 뚝 떨어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쉴 시간이 마땅치 않다. 손목 골절로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 못한 타티스 주니어의 복귀가 생각보다는 늦어진다. 6월 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으나 아직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여기에 20일(한국시간) 콜로라도와 경기에서는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왼 발목을 다쳤다. 왼발이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미끄러졌고 크게 꺾였다. 당분간 출장이 어렵다. 유격수든 3루수든 김하성을 써야 할 판이다.

이 일정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메이저리그에서도 주전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가 주전 선수들은 부상이 없다면 한 시즌에 140경기 이상을 뛴다. 매번 좋을 수는 없지만 이 장기 레이스에서 조절을 할 수 있고, 이는 기본적인 체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하성도 그 시험대에 오른다. 버티며 자신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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