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국(앞줄 오른쪽에서 둘째)과 난딘에르덴(앞줄 맨 왼쪽)이 '아늑한 계체로 눈길을 모았다. ⓒ 원주, 이교덕 기자
▲ 신동국(앞줄 오른쪽에서 둘째)과 난딘에르덴(앞줄 맨 왼쪽)이 '아늑한 계체로 눈길을 모았다. ⓒ 원주, 이교덕 기자

[스포티비뉴스=원주, 박대현 기자 / 송경택 영상 기자] 종합격투기 계체장은 분위기가 팽팽하다.

선수는 감량으로 컨디션이 뚝 떨어져 있다. 일전을 하루 앞둔 날이라 신경도 날카롭다. 야수성이 그득하다.

계체에 통과한 선수 포효 정도가 아니면 대체로 고요하다. 웃음소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2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1' 계체는 달랐다. 미소가 번졌다. 선수와 코치, 관계자 모두 긴장으로 뭉친 몸이 스르르 풀렸다.

현직 소방관 파이터로 '한국판 미오치치'로 불리는 신동국(41, 충주MMA / 팀포스)은 76.2kg으로 계체 통과한 뒤 페이스오프 때 쌍둥이 아들을 들고나왔다.

떡두꺼비 같은 귀엽고 든든한 두 아들을 왼손 오른손에 받쳐들고 난딘에르덴(35, 팀 파이터)과 맞섰다. 난딘에르덴은 다음 날 치열히 싸울 적이지만 팔각링 밖에서는 절친한 상대.

그런 적에게 스스럼없이 아들 한 명을 내줬다. 둘이 아닌 '넷'이서 사진을 찍었다. 두 아기는 무표정했지만 어른 둘은 입꼬리가 크게 올라가 있었다. 종합격투기 계체에선 보기 드문 아늑한 장면이었다.  

신동국은 "지난해 박승모에게 KO로 지고 은퇴 선언했는데 재기하고 싶어 다시 돌아왔다"면서 "쌍둥이 아빠가 됐으니 '아버지의 힘'으로 난딘에르덴과 멋진 경기하겠다. 그런데 상대가 너무 강하다(웃음)"며 농반진반 출사표를 올렸다.

난딘에르덴 역시 "종합격투기가 어려운 운동이지 않나. 그래서 내일(23일)은 어쩔 수 없이 치열히 싸워야 한다. 형님과 다치지 않고 멋진 경기하겠다"고 화답했다.

신동국은 계체가 끝난 뒤 다시 한 번 쌍둥이 아들과 아내, 친지를 데리고 연단에 올랐다. 귀한 추억이 될 가족사진을 찍었다. "정말 귀엽다" "애기가 징징거리지도 않네" 듣기 좋은 칭찬 소리가 넘실댔다.

▲ 박시원-박승모(왼쪽부터) 페이스오프는 팽팽했다. 난딘에르덴-신동국과는 달랐다. ⓒ 원주, 이교덕 기자
▲ 박시원-박승모(왼쪽부터) 페이스오프는 팽팽했다. 난딘에르덴-신동국과는 달랐다. ⓒ 원주, 이교덕 기자

볼거리가 풍성하다. 난딘에르덴-신동국 경기 외에도 박시원(20, 카우보이MMA)-박승모(29, 팀 지니어스)가 대회 메인이벤트를 책임진다. 공석인 라이트급 챔피언벨트를 노린다. 

'고등래퍼 출신 파이터' 이정현(19)은 아키바 타이키(32, 일본)와 한일전을 치르고 베테랑 박정교(43, 박정교 흑곰캠프)는 '김해 대통령' 김태인(29, 로드FC 김태인짐)을 제물로 은퇴전 승리를 꾀한다.

박시원의 스무 살 패기가 돋보였다. 페이스오프 때 9살 형 박승모에게 얼굴을 들이밀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박승모가 "내일 시원하게 KO 시키고 챔피언에 오르겠다. 겁도 없는 어린 놈을, 자라나는 새싹을 밟아버릴 것"이라고 포문을 열자 "무슨 소리하는지 잘 모르겠고 어떤 상황도 잘 대응하도록 준비 많이 했다. 내일 자신 있다. 꼭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겠다"며 능란하게 받아쳤다.

로드FC 061은 1부는 23일 오후 1시, 2부는 같은 날 오후 3시에 시작한다. SPOTV와 다음스포츠, 카카오TV, 아프리카TV에서 시청 가능하다.

■ 굽네 로드FC 061 1부
7월 23일 오후 1시 원주 종합체육관

[밴텀급] 손재민(61.3kg) VS 유재남(62.0kg)
[75kg 계약체중] 이정규(75.3kg) VS 최지운(75.5kg)
[미들급] 우치하 송(83.6kg) VS 정진섭(84.1kg)
[63kg 계약체중] 이정현(63.5kg) VS 박재성(63.0kg)
[페더급] 한민형(65.8kg) VS 박민수(65.8kg)
[플라이급] 이재훈(56.4kg) VS 최영찬(57.1kg)

■ 굽네 로드FC 061 2부
7월 23일 오후 3시 원주 종합체육관

[라이트급 타이틀전] 박시원(70.3kg) VS 박승모(70.4kg)
[플라이급] 이정현(57.5kg) VS 아키바 타이키(57.5kg)
[76kg 계약체중] 난딘에르덴(76.5kg) VS 신동국(76.2kg)
[아톰급] 박정은(48.3kg) VS 홍윤하(48.8kg)*
[무제한급] 심건오(134.9kg) VS 배동현(110.3kg)
[라이트헤비급] 김태인(93.4kg) VS 박정교(92.1kg)
[75kg 계약체중] 신윤서(74.9kg) VS 이한용*

*홍윤하, 계체 통과 실패
*이한용, 준비 과정에서 탈진으로 계체 통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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