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벤투호가 또다시 일본에 무릎을 꿇은 가운데 스포티비 한준희 해설위원이 문제점을 진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시종일관 끌려간 끝에 0-3 완패를 당했다.
대회 4연패가 좌절된 한국은 최근 연달아 패하는 한일전 흐름도 뒤집지 못했다. 특히 벤투호는 지난해 3월에 이어 다시 일본에 0-3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날 벤투 감독이 추구해왔던 후방 빌드업은 일본의 압박에 철저하게 분해됐다. 중원은 사라졌고 창끝도 무뎌졌다. 후반전에만 3골을 내준 끝에 0-3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한 위원은 28일 ‘스포티비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상대의 조직적이고 빠른 전방 압박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볼 간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벤투호가 빌드업을 근간으로 하지만 사실상 빌드업이 약하다는 것도 큰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속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자국 리그 선수를 중심으로 해 선수단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한 위원은 “한국의 동아시안컵 멤버는 2진이었다. 일본은 3진에 가까웠다”라면서 “이런 경기력 차이는 한국과 일본의 선수층 간격이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들게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 선발에 대해 아쉬움도 전했다. 꾸준히 언급되던 주민규(제주유나이티드), 홍정호(전북현대)를 차치하더라도 양현준, 김대원(이상 강원FC), 이승우(수원FC), 신진호(포항스틸러스) 등 충분한 기량을 보인 선수가 많았지만,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한 위원은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벤투 감독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받아야 한다. 전혀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K리그에서 더 나은 폼을 보이는 선수들이 제외된 건 아쉬운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중앙 수비수로 나섰던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하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상대 압박에 고전했고 효과는 없었다.
한 위원은 “팀 사정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손준호(산둥타이산)가 빠졌고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백승호(전북현대)의 컨디션도 알 수 없었다”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권경원 한 명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건 잘 통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흐름에 있어서 전술이나 포메이션 변화에도 다소 문제가 있었다. 임기응변, 융통성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이다”라며 부족했던 대처 능력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