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벼랑 끝에서 구한 '5강 승부수' 브랜든 와델(28, 두산 베어스)이 퓨처스리그에서 혹독한 한국 타자 신고식을 치렀다. 

브랜든은 30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난타를 당하며 패전을 떠안았다. 피안타율은 0.389, 평균자책점은 7.36을 기록했다. 실전 점검에 무게를 뒀다고 해도 한국에서 남긴 첫 기록이 만족스럽진 않을 듯하다. 

브랜든은 지난 27일 한국에 입국한 지 나흘 만에 경기에 나섰다. 두산은 브랜든이 시차 적응과 낯선 환경 적응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길 바랐으나 본인이 적극적이었다. 본인이 신경을 썼어도 100%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등판했을 확률이 높기에 첫 실전 성적만 보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또 이번 등판은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을 확인하면서 자기 구종을 점검하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금은 액땜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해 1군 코치진과 관계자들이 지켜본 가운데 진행한 불펜 피칭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브랜든은 28일 처음 잠실야구장을 찾아 불펜에서 28구를 던졌다. 전력 피칭까지는 하지 않았기에 직구 구속은 145㎞ 정도 나왔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확인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볼 끝이 좋고, 확실히 제구가 좋다"는 공통된 목소리가 나왔다. 

김 감독은 불펜 피칭 뒤 "지금 베스트는 아닐 것이다. 제구력이나 변화구는 전체적으로 괜찮게 봤다. 실전을 봐야겠지만, 안정감은 있어 보였다"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두산의 남은 시즌 운명에 브랜든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지난해 MVP를 차지한 최정상급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개막부터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두산은 시즌 내내 선발 한 자리를 대체 선발투수로 채워야 했다. 두산은 전반기 동안 미란다가 회복하길 기대했으나 회복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후반기를 앞두고 미란다와 결별하면서 브랜든과 총액 23만 달러에 계약을 마쳤다.   

올해 1선발로 고군분투한 로버트 스탁은 "브랜든이 적절한 시기에 팀을 도와 연승 가도를 달리게 된다면, 6위에서 5위로 올라설 기회가 오리라 본다"며 원투펀치 짝의 합류를 반겼다. 브랜든이 지금부터라도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주면 선발 강화도 되지만,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고생한 영건 최승용을 불펜에 고정해 뒷문 강화를 꾀할 수도 있다. 

두산은 31일 현재 40승49패2무로 6위다. 5위 KIA 타이거즈와는 6.5경기차다. 두 팀 모두 53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쉽게 좁히기는 어려운 거리다. 그래도 두산은 아직 5강의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5강권 팀에서 변수가 생겼을 때 빈틈을 놓치지 않아야 하고, 그러려면 브랜든이 해줘야 할 몫이 크다. 

브랜든은 다음 달 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퓨처스리그 신고식의 아쉬움을 털고 반전 투구를 펼칠 수 있을까. 브랜든의 진짜 데뷔전에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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