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정민철 단장이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서울고-물금고전을 지켜보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 한화 정민철 단장이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서울고-물금고전을 지켜보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행복한 고민도 결국 고민이다.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의 열쇠를 쥔 한화 이글스가 잰걸음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운명의 날(9월 15일)이 한 달 정도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서히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간도 함께 찾아왔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 지명권을 쥐고 있다. 1차지명이 사라지고 전면 드래프트가 다시 도입되면서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가 전국 고교와 대학 무대에서 활약 중인 최고 유망주를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됐다.

문제는 누구에게 1번 지명권을 행사하느냐다. 관건은 역시 덕수고 3학년 우완투수 심준석의 해외 진출 여부. 고교 1학년 때부터 전국구 유망주로 자리매김한 심준석은 현재 미국 진출과 KBO리그 데뷔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심준석의 고민은 곧 한화의 고뇌로 이어진다. 최고시속 157㎞의 직구를 뿌리는 최고 유망주의 미국행 여부를 따라 1번 지명권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심준석이 미국 진출 의사를 접는다면, 한화는 심준석을 포함해 고민해야 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심준석을 제외한 인원 중 1순위를 선택해야 한다.

이와 같은 한화의 깊은 고민은 구단 고위층의 움직임에서 잘 엿볼 수 있다. 바로 정민철 단장의 연이은 고교야구 현장 방문이다.

정 단장은 5일 신월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32강전을 찾았다. 이날 등판이 예정된 심준석과 충암고 3학년 좌완투수 윤영철을 보기 위해서였다.

손혁 피칭 코디네이터와 함께 두 눈으로 심준석과 윤영철의 구위를 지켜본 정 단장은 덕수고-충암고전이 끝나자마자 목동구장으로 자리를 옮겨 대구고-북일고전을 관전했다. 대구고에선 3학년 우완투수 이로운과 3학년 우완 사이드암 김정운이 등판했고, 북일고에선 3학년 우완투수 최준호와 3학년 내야수 문현빈, 김민준 등이 경기를 소화했다. 모두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예상되는 선수들이다.

▲ 고교 3학년 에이스 라인을 이루고 있는 덕수고 심준석과 서울고 김서현, 충암고 윤영철(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 고교 3학년 에이스 라인을 이루고 있는 덕수고 심준석과 서울고 김서현, 충암고 윤영철(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이렇게 두 곳을 오가며 유망주들을 지켜본 정 단장은 다음날인 6일에도 다시 목동구장을 찾았다. 물금고와 32강전을 벌인 서울고 3학년 우완투수 김서현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김서현은 0-2로 뒤진 4회말 무사 1·2루에서 등판해 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6이닝 동안 95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김서현의 역투가 빛난 경기. 직구 최고구속은 157㎞가 찍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정 단장은 특정 선수 언급은 조심스럽게 피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심준석과 김서현, 윤영철 등 수준급 투수들을 향한 관심은 숨기지 않았다.

정 단장은 “아무래도 지금은 신인 드래프트 신청 기간인 만큼 선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코멘트를 남기기에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심준석이나 김서현, 윤영철과 같은 유망주들에겐 당연히 큰 관심이 있다. 그간 스카우트팀이 꼼꼼히 관찰했지만, 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경기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단장은 “현장에서 보니 선수들의 장단점이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난 느낌이다. 장점만 이야기하자면, 심준석은 확실히 공을 때려 던질 줄 알더라. 또, 윤영철은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았고, 김서현은 제구력과 투구 스태미너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16일까지 선수들에게 참가 신청서를 받는다. 심준석의 일차적인 행선지도 이때 결정된다.

정 단장은 “심준석의 참가 여부가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이와는 관계없이 다른 선수들도 계속해 관찰해야 한다”면서 “중요한 시기인 만큼 당분간 고교야구 현장을 자주 찾으면서 유망주들을 지켜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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