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울 알바레즈는 6라운드 오른손 펀치 한 방으로 아미르 칸을 KO시켰다.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WBC 미들급 챔피언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5, 멕시코)가 '킹' 아미르 칸(29, 영국)을 KO시키고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

알바레즈는 8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타이틀전(12라운드/155파운드 계약 체중 경기)에서 체중을 실은 오른손 스트레이트 한 방으로 칸을 쓰러뜨리고 6라운드 2분 37초에 경기를 끝냈다. 알바레즈의 33번째 (T)KO승. 전적은 47승 1무 1패가 됐다. 

3라운드까지 칸이 날쌔게 움직여 흐름을 이끄는 분위기였다. 웰터급(147파운드, 66.68kg)에서 두 체급을 올려 미들급(160파운드, 72.57kg) 타이틀에 도전한 칸은 스피드를 앞세워 궤적이 큰 주먹을 휘두르는 알바레즈와 맞섰다.

알바레즈는 4라운드부터 더 적극적으로 공격해 들어갔다. 오른손 펀치로 복부를 공략했다. 5라운드 왼손 훅을 안면에 맞혔다. 충격을 입은 칸은 잠시 주춤하는 듯했다.

5라운드까지 칸이 앞서고 있었다. 복싱 전문가들은 3-2 또는 4-1로 칸이 이기고 있다고 채점했다.

그런데 한 방에 승패가 갈렸다. 6라운드 대포 같은 펀치가 터졌다. 펀치를 맞은 순간 정신을 잃은 칸은 뼈가 없는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면서 '쿵' 하고 바닥에 누웠다. 그리고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 아미르 칸은 스피드를 이용해 경기를 잘 풀어 나가다가 한 방에 걸려 승리를 내줬다. ⓒGettyimages
알바레즈는 WBC 라이트미들급(154파운드, 69,85kg) 챔피언이었다. 2013년 9월 플로이드 메이웨더에게 생애 처음으로 지고 벨트를 빼앗겼다. 2년 후인 지난해 11월 공석이었던 WBC 미들급 타이틀에 도전해 미겔 고토에게 판정승하고 다시 왕좌에 올랐다.

이제 알바레즈는 WBA 슈퍼미들급, IBF 미들급, IBO 미들급 챔피언이면서 WBC 미들급 잠정 챔피언인 'GGG' 게나디 골로프킨(34, 카자흐스탄)과 운명의 대결을 남겨 두고 있다.

알바레즈는 "칸은 무척 빠른 선수다. 그러나 시간이 내 편이라는 것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내 스피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난 더 많은 좋은 기술을 갖고 있다. 여러분들이 오늘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를 놀라게 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 다음, 골로프킨을 겨냥했다.

"골로프킨이 여기 있다. 그와 싸우겠는가?"라는 질문에 "난 누구도 두렵지 않다"고 답했다.

골로프킨은 35전 35승 32KO의 돌주먹 복서다. 러시아인 아버지와 고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별명은 이름의 앞 글자를 딴 'GGG'다. 지난달 24일 도미닉 웨이드를 2라운드 2분 37초 만에 쓰러뜨리고 22연속 KO승 행진을 이어 갔다.

남은 건 두 선수 사이의 체급 조정 문제다. 라이트미들급이 적정 체급이라고 우기는 알바레즈는 미들급 타이틀전을 155파운드(70.31kg) 계약 체중에서 치르고 있다. 미겔 고토와도, 아미르 칸과도 155파운드에서 싸웠다. "미들급에서 통합 타이틀전을 치르자"는 골로프킨과 싸우려면 이 이해하기 힘든 고집을 꺾어야 한다.

▲ 아미르 칸은 펀치를 맞고 뻣뻣하게 굳은 채 정신을 잃었다. ⓒGettyimages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복싱 라이트급 은메달리스트 출신 칸은 펀치의 힘 차이를 실감하며 4번째 고배를 마셨다. 전적은 31승 4패가 됐다.

이번 경기 완패를 인정한 칸도 알바레즈가 골로프킨과 맞서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알바레즈는 이제 골로프킨을 상대해야 한다. 오늘 내 용기를 보여 줬다. 알바레즈도 그래야 한다"며 "이번 경기를 거부하기 힘들었다. 아마도 다시 웰터급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