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첫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창원NC파크 감독실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첫 스프링캠프 출발에 앞서 창원NC파크 감독실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이재국 전문위원] 조용하다. 인자하다. 온화하다. 성실하다. 흔히 말하는 NC 다이노스 제3대 사령탑을 맡은 강인권(51) 감독에 대한 인상평이다.

그러나 온화한 미소 뒤엔 강단 있는 모습이 내재돼 있다. 불같이 화를 내면 무서울 때도 있다. 유연하면서도 절제된 리더십.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에 가깝다. 야구계에서는 예전부터 그를 두고 ‘언젠가는 감독 할 인물’로 평가했다.

공룡군단은 2012년 창단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KBO리그에서 10시즌을 뛰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0년의 세월. 흥망성쇠와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했다.

대변혁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NC는 29일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초보 사령탑’ 강인권 감독은 어떤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창원NC파크 감독실에서 만났다.

▲ NC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11월 3일 다이노스 제3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선수와 코치가 주인공이 되는 야구를 그리고 있다. ⓒNC 다이노스
▲ NC 강인권 감독은 지난해 11월 3일 다이노스 제3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선수와 코치가 주인공이 되는 야구를 그리고 있다. ⓒNC 다이노스

◆ ‘초보인 듯 초보가 아닌’ 감독

초보 감독이지만 나이만 놓고 보면 KBO리그 국내 감독 중 ‘넘버 3’다. 위로 kt 이강철 감독(1966년생)과 LG 염경엽 감독(1968년생)이 있을 뿐이다. 외국인 감독인 롯데 래리 서튼 감독(1970년생)을 포함해도 ‘넘버 4’다. 어느덧 중견의 나이. 머리도 희끗희끗해진 50대 초반의 꽃중년이 됐다.

그는 이미 감독대행으로 사령탑 경험을 했다. 2021년 선수단의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사태 당시 이동욱 감독의 자진 출장 정지로 감독대행 10경기를 맡았고, 지난해 5월 11일 이동욱 감독 퇴진 이후부터 감독대행으로 무려 111경기나 팀을 지휘했다. 이는 2020년 최원호 전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현 퓨처스 감독)의 114경기에 이어 KBO 역사상 두 번째 최다경기 감독대행 기록이다.

- 대행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완전한 초보감독이라고 볼 수는 없겠다.

“코치와 감독대행이 다르듯, 대행과 정식 감독은 또 다른 것 같다. 작년에는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다. 나름대로 코치도 해봤고, 수석코치도 해 봤는데 막상 닥치니까 모든 것들이 내 생각처럼 되지는 않더라. 코치와 감독대행은 다르더라. 111경기를 하면서 정말 큰 경험을 한 것 같다.”

- 정식 감독이 된 올해는 또 다를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럴 것이다. 작년에는 감독대행으로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나 예전의 NC 다이노스 야구를 찾기 위한,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팀 운영을 했던 게 사실이다. 우리는 2020년 통합우승 후 2년간 부진했다. 선수단 아픔도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 그 아픔은 치유됐다고 본다. 올해는 좀 더 새로운 NC 다이노스 야구로 업그레이드돼야 하는 시기다. 개인적으로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보다는 좀 더 나은 야구를 하지 않을까, 나 혼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 창원과 인연이 있나?

“은퇴 후 2007년부터 두산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하다 2012년 NC 다이노스 창단할 때 코치로 와서 창원과 인연을 맺었다. 김경문 감독님이 창단 감독으로 오실 때 함께 왔다. 3년 뒤 2015년부터 두산에 다시 갔다가 2018년에는 한화, 2020년에 다시 NC로 왔다. 지도자 생활 17년째인데 7년째 이곳에서 함께하고 있어 이제 창원이 친숙하다.”

- 창원 사람들이 이제 많이 알아보겠다.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NC 다이노스 잘 부탁한다’면서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예전부터 마산, 창원은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 기대에 부응해야한다.”

▲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팀 전력을 설명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팀 전력을 설명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 1월에도 스프링캠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 같다.

“그동안 코치와 수석코치 하면서 해오던 것들이다.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이제는 내가 결정을 해야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가 됐으니까 좀 더 심사숙고를 해야 할 것 같다. 스프링캠프 명단을 짠 뒤에도 같이 못 가는 친구들에게까지 감독으로서 뭔가를 이해시키려고 했다. 대화를 통해서 못 가는 이유와 남아서 훈련을 해야 할 부분에 대해 설명을 했다. 선수들 만나서 계속 대화하고 면담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소통을 많이 하려는 모습이다.

“감독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팀이 잘 가진 않을 거라고 본다. 선수들, 코치들과 좀 더 많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각자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의중을 들어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젊은 친구들은 스스로 이해를 하지 못하면 의문을 많이 갖는 세대다. 이왕이면 선수들이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최대한 설명을 해주려고 한다.”

- 수석코치 때보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나?

“그런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수석코치 때는 가볍게만 계속 대화를 하고 소통했는데, 감독이 되니까 선수들이 이 자리(감독실) 찾아오는 걸 되게 어려워하더라. 그런 문화도 조금 바꾸고 싶어서 선수들한테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했다. 내가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분명 감독이 먼저 하지 않으면 선수가 먼저 찾아오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 구단에서도 감독 선임 이유에 대해 리더십과 소통 부분을 높이 평가했더라.

“소통은 오해를 최대한 줄이는 과정이라고 본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도 중요하지만 여러 사람의 의견도 중요하다. 작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다 보니까 내가 생각하지 못한 많은 얘기들을 하더라. 선수들도 머뭇거리다가 조금씩 솔직하게 얘기를 하고 있다. 코치나 프런트도 마찬가지다. 조금 딱딱했던 문화가 소통 문화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최대한 꾸준하게 이런 문화를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그렇다고 일일이 선수들 불평불만 다 들어주고 이해시켜 가면서 팀을 운영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맞다. 결정하고 책임질 부분은 내가 명확하게 해야 한다. 들어줄 부분은 들어주고 아닌 건 아니라고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좋은 야구를 하기 위해서다. 내가 독해질 때는 독해져야 한다.”

NC 초대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이 강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팀을 하나의 방향으로 끌고 간 ‘리더십 1.0’ 시대였다면, 제2대 이동욱 감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리더십 2.0’ 시대를 열고 2020년 팀의 최초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제3대 감독인 강인권 감독은 또 다른 유형이다. 선수와 코치가 주인이 되는 ‘리더십 3.0’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야구가 감독의 소유가 아니라는 의미다. 양방향 소통을 뛰어넘어 선수와 코치가 주인이 되는 야구를 그리고 있다. "감독은 뒤에서 그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서포트하고 놀이마당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 NC 강인권 감독은 2022년 5월 11일부터 111경기 감독대행을 수행하면서 꼴찌로 추락했던 팀을 5강 경쟁팀으로 변모시켰다. ⓒNC 다이노스
▲ NC 강인권 감독은 2022년 5월 11일부터 111경기 감독대행을 수행하면서 꼴찌로 추락했던 팀을 5강 경쟁팀으로 변모시켰다. ⓒNC 다이노스

◆ 2022년과 2023년 NC 다이노스

- 2020년만 하더라도 우승팀이었는데 그 뒤 2년 동안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아쉬운 것은 NC가 2020년 우승하고 지속적인 강팀으로 자리 잡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 사이 선수단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고,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우승의 여운을 이어가지 못했다. 정말 어렵게 힘을 합쳐 우승까지 쌓아 올린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한 번 반짝하고 하위권으로 처졌으니 ‘운으로 우승했다’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그게 안타깝다.”

- 냉정하게 NC는 현재 강팀인가? 약팀인가? 아니면 어떤 포지션에 있는 팀인가?

“강팀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약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각 팀들의 전력이 강해지긴 했다. 지난해 하위권에 있던 팀들만 놓고 봐도 한화도 그렇고, 롯데도 전력보강을 많이 했다. 우리는 현재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렵겠지만, 기존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원팀 정신만 가지고 간다면 분명히 뒤처질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크호스 정도로 봐주시면 어떨까(웃음).”

- 양의지를 포함해 FA 유출이 많았다. 객관적으로 보면 전력이 약해지지 않았을까.

“외부에서 볼 때는 약해졌다고 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구단에서 또 선수를 잘 보강해줬다. 냉정하게 봐서는 SSG LG 키움 kt, 여기까지는 강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 팀들에는 못 미치겠지만, 그래도 NC를 만나면 무조건 승을 가져갈 팀이라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 다른 팀을 비교하긴 그렇지만 작년 한화처럼 다른 팀이 승수를 쌓을 팀으로 계산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한화도 올해는 전력이 많이 보강돼 지난해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테지만. 올해는 어디 하나 만만한 팀은 없는 것 같다.”

- 지난해 감독대행을 맡고 특히 후반기에 역전패(10패)가 10개 구단 중 가장 적더라. 5회까지 앞선 경기만 놓고 보면 26승3패1무로 LG(27승3패)에 이어 2위였다.

“작년에 불펜투수들이 워낙 좋은 활약을 해줬다. 원종현, 임정호, 김시훈, 김영규에다 마무리 이용찬까지. 불펜의 안정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감독대행을 하면서 선발로 뛰던 김시훈을 8회에 나가는 셋업맨으로 돌렸다. 선발도 중요하지만 경기 막판 역전패하는 경기가 많아지면 1패가 아니라 3패 정도의 느낌이 든다. 다음 경기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김영규도 지난해 많은 이닝(72경기 66이닝)을 던졌는데 꾸준히 자기 몫을 해줬다. 원종현은 FA로 다른 팀(키움)에 갔지만 8회와 마무리가 아니라 선발 바로 뒤에 붙였다. 그러면서 불펜 안정화를 이뤘고 역전패가 적지 않았나 생각한다.”

- 앞서 언급했지만 그동안 원종현이 NC 다이노스 불펜에서 큰일을 해왔는데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러 선수를 두고 구상을 하고 있는데 일단 심창민이 부상에서 회복돼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 예전의 모습을 찾아 구위를 회복한다면 같은 사이드암 유형인 심창민이 원종현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또 선발 후보군 중에 빠지는 선수가 나오면 한 명을 택해서 불펜 쪽을 강화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 지난해 NC는 상대적으로 선발승이 적었다.

“그렇다. 작년에 우리팀이 67승을 했는데 선발승이 40승으로 그렇게 많지 않았다. 구창모가 11승을 하고, 드류 루친스키가 10승, 나머지 외국인선수 2명이 4승(웨스 파슨스 1승+맷 더모디 3승)했다.”

-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바꾸는 점도 변수다. 먼저 계약한 에릭 페디에게 루친스키가 빠져나간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는가, 아니면 새롭게 영입할 투수를 에이스로 계산하고 있나?

“일단 경력(메이저리그 6년)으로 봐서는 페디가 1선발을 맡아줘야 한다. 빅리그에서 계속 선발로 던졌던 선수다. 지난해에도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했고 검증된 선수라 기대하고 있다.”

▲ NC 다이노스 국내 투수 가은데 에이스로 활약하는 구창모. 강인권 감독은 올해도 부상 방지를 위해 세심한 관리를 할 예정이다. ⓒ곽혜미 기자
▲ NC 다이노스 국내 투수 가은데 에이스로 활약하는 구창모. 강인권 감독은 올해도 부상 방지를 위해 세심한 관리를 할 예정이다. ⓒ곽혜미 기자

- 구창모가 관건인데 장기계약(7년 최대 132억 원)을 했다.

“구창모는 최대한 무리시킬 생각이 없다. 한 시즌을 건강하게 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도 뽑혀 준비를 일찍 시작했다. WBC 경기를 마치고 오면 몸 상태를 체크해 보겠다. 한 시즌 투구이닝이라든지, 선발등판 횟수라든지, 그때 정확히 결정을 해야할 것 같다.”

- 올해도 ‘경기당 투구수’ 관리를 해야 할까.

“작년에는 경기당 100구 이내로 정해놓고 관리를 다 해줬다. 올해도 어느 정도 관리를 해야 할 선수다. 선발등판 시 최대 100구로 딱 끊을지, 아니면 투구수를 다르게 제한해야 할지, 등판 횟수를 줄일지, 이닝수가 어느 선까지 찼을 때 휴식을 한 번 줘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WBC 대표팀 갔다오고 나서 몸 상태를 보고 결정하려고 한다.”

- 어느 정도 관리를 하겠다는 뜻인데.

“구창모는 과거 70이닝, 80이닝 넘어가면서 부상들이 발생했다. 그래서 작년에도 한번 휴식을 줬다. 몸상태가 완벽하게 돌아오긴 했지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까 계속 관리를 해줘야 한다. 구창모는 NC 다이노스에만 국한된 선수가 아니다. 아시안게임에도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래서 어느 정도 관리가 필요하다.”

- 선발투수는 외국인투수 2명과 구창모만 확정적인가.

“그렇다. 남은 4~5 선발 자리를 놓고 캠프에서 경쟁을 할 것이다. 현재로선 신민혁 송명기에다 최성영 이재학 등이 경쟁을 하게 된다. 범위를 넓혀 보면 부상에서 회복한 정구범도 애리조나 캠프에 데려간다. 정구범은 장기적으로도 불펜보다는 선발 자원으로 보고 선발 수업에 포커스를 맞출 예정이다. 9월에는 아시안게임도 있어서 선발과 불펜 공백이 생길 것이다. 선발 경쟁에서 탈락하는 선수 1명이 불펜으로 갈 것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갈 스윙맨 발굴도 필요해 보인다.”

- 신인급 선수 중에서 눈여겨 볼 선수는?

“신인 중에는 신영우와 이준호 선수를 보고 있다. 이준호는 투구하는 내용이 안정감이 있더라. 신영우는 150㎞대 볼 스피드에 구위도 좋고 커브 브레이킹도 좋은 유망주다. 제구에 기복이 조금 있지만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예상보다 더 빨리 전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 새 외국인타자 제이슨 마틴은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어떤 기대치를 가지고 있나?

“마틴은 원래 좌익수다. 박건우가 중견수를 보면서 몸에 과부하 걸리는 모습이 많이 보여 고민이다. 마틴을 중견수에 놓고 박건우를 우익수로 옮길까 구상하고 있는데, 그러면 손아섭 자리가 문제가 된다. 손아섭도 꾸준히 우익수를 보지 않았나. 외야수도 포지션을 바꾸면 한 번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다. 마틴에 대해서는 동영상으로만 확인했는데, 캠프에서 지켜보고 코치들과 상의해서 포지션을 정해야 할 것 같다.”

- 박건우의 몸 상태가 정상이라면 중견수를 보고 마틴을 좌익수로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 마틴을 좌익수에 두고 젊은 선수들을 중견수에 둘까? 이런 구상도 하고 있다. 김성욱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LG에서 퓨처스FA가 된 한석현도 데려왔다.”

▲ NC 다이노스가 FA 포수 박세혁을 영입해 입단식을 했다. 강인권 감독이 직접 마중을 나가 환영했다.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가 FA 포수 박세혁을 영입해 입단식을 했다. 강인권 감독이 직접 마중을 나가 환영했다. ⓒNC 다이노스

◆ 양의지가 떠난 자리

KBO리그에는 한동안 포수 출신 사령탑이 득세한 적이 있다. 선수 시절부터 그라운드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유일한 포지션. 경기를 전체적으로 읽고 흐름을 분석해 대응해야하는 자리다. 그만큼 포수 출신 감독들이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포수 출신은 10개 구단 중 강인권 감독이 유일하다. 지난해까지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두산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강 감독이 포수 출신 사령탑의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강인권 감독은 현역 시절 방망이보다는 수비형 포수로서 빛났다. 노히트노런을 두 번이나 이끈 포수였다. 한화 시절이던 1997년엔 정민철, 2000년에는 송진우를 리드하며 한 번도 어렵다는 노히트노런을 두 차례나 완성했다. 역대로 두 차례 노히트노런을 이끈 포수는 강인권을 비롯해 유승안(1984년 해태 방수원, 1988년 빙그레 이동석)과 양의지(2015년 두산 유네스키 마야, 2016년 두산 마이클 보우덴) 등 총 3명에 불과하다.

강 감독은 배터리 코치로서도 많은 유망주들을 길러냈다. 특히 두산 시절 양의지와 최재훈 박세혁 등을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KBO 최고 포수 양의지가 두산으로 가고, 두산에서 FA 자격을 얻은 박세혁을 영입했다. 여기에 FA 노진혁을 롯데가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나온 안중열을 뽑는 승부수를 띄웠다.

- 포수 출신인데 포수진 변화가 크다. FA 박세혁이 새롭게 들어왔지만, 양의지가 떠날 때는 솔직히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아(웃음). 예상을 크게 하지는 못했다. 우리 팀에 FA 선수들이 많아 모든 선수를 다 잡을 수는 없어 선택과 집중을 했다. 그러나 양의지는 떠나고, 박세혁과 안중열이 새롭게 들어왔다. 박세혁은 양의지보다 장타력은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정확도 있는 타격을 한다. 포수로서 발도 빠르고 프레이밍이라든지 블로킹은 오히려 양의지보다 더 안정감이 있다. 안중열은 타격이나 투수리드 등 자기만의 장점이 있다. 투수들을 편하게 리드한다. 박세혁과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

- 그래도 투수들은 그동안 익숙했던 양의지가 없어서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투수들은 포수에 맞춰 적응해야 하는 존재들이다. 처음엔 양의지와 호흡해왔던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본다. 시간을 단축시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 NC 다이노스 포수 미래 자원으로 꼽히는 김형준.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뛰어나 양의지를 능가하는 포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DB
▲ NC 다이노스 포수 미래 자원으로 꼽히는 김형준.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뛰어나 양의지를 능가하는 포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DB

- 특히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형준이 무릎 수술을 해서 아쉬울 것 같다.

“일단 현재 보고 상황으로는 후반기부터는 경기에 뛰는 게 가능할 것도 같다. 포수다 보니까 무릎 상태에 대해 조금 조심스런 부분이 있다. 올해는 적응 기간이라고 보고 무리시키지 않고 완벽하게 부상에서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 퓨처스에서 경기 감각을 충분히 익히고 나서 콜업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한 시즌 하다 보면 포수 쪽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거기에 대비해서 착실하게 몸을 만들도록 하겠다.”

- 다들 김형준이 좋은 포수 자원이라고 얘기하는데 실제로 보기에 어느 정도인가.

“이제 스물네 살이다. 현재 KBO리그 전체에서도 20대 중반까지 놓고 보면 김형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제일 많은 포수라고 보고 있다. KBO리그가 전체적으로 포수 육성이 안 되고 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김형준을 잘 관리해 오랫동안 좋은 포수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야한다. NC뿐만 아니라 한국야구를 대표할 만한 포수 자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 양의지 대를 이을 만한 포수라고 보는가.

“공수 모든 면에서 충분하다. 같은 나이대의 양의지보다 기대치가 더 높을 거라고 본다. 타격도 그렇고, 수비도 그렇고…. 특히 어깨는 양의지 어릴 때보다 더 낫다. 몸 스피드는 양의지가 좀 더 있고, 김형준은 파워가 더 있다. 홈런 30개까지는 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자리를 잡는다면 두 자릿수? 10개 후반에서 20개 안팎의 홈런까지는 충분히 보여줄 파워가 있다. 김형준은 약간 여성스럽고 세심한 성격이다. 양의지는 약간 능글능글하다.”

- 내야진에도 변화들이 꽤 있다.

“2루수는 박민우, 유격수는 김주원이 있다. 김주원은 지난 시즌 말미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 1루수로는 오영수가 많이 발전했다. 3루수가 관건이긴 한데 박석민이 정상적인 몸 컨디션만 된다면 먼저 기회를 줄 생각이다. 서호철 도태훈을 같이 준비시키면서 운영을 할까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U-23 야구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유격수 김한별은?

“장기적으로 육성할 선수다. 미래 유격수 자원으로 보고 계속 유격수 자리에 집중해서 성장시킬 예정이다. 수비는 좋은데 공격 쪽에서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타석수를 조금 더 늘려야 할 것 같다. 김주원은 아직 군 문제가 해결 안 됐는데 김한별은 군대까지 다 마쳤다. 미래 유격수 자원으로 보고 한 포지션에서 집중적으로 성장시키려고 한다.”

▲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고척돔 그라운드에서 집행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당시 코로나19로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려 창원NC파크 개장 후 포스트시즌은 아직 한 번도 펼쳐지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고척돔 그라운드에서 집행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당시 코로나19로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려 창원NC파크 개장 후 포스트시즌은 아직 한 번도 펼쳐지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 창원NC파크 최초 가을야구를 향하여

강 감독은 지난해 5월 11일 이동욱 감독이 사퇴한 뒤 감독대행을 맡아 꼴찌로 추락한 '난파선' NC 다이노스를 5강 경쟁팀으로 끌어올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감독대행 부임 당시 NC는 9승24패(승률 0.273)으로 처져 절망적이었지만, 그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111경기에서 58승50패3무(승률 0.537)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5강 싸움에 뛰어들었다. 비록 6위로 가을야구는 못하게 됐지만 결국 NC는 이런 지도력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해 사령탑으로 그를 선임했다.

올해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을 시작한다. FA들의 대거 유출 속에 객관적인 전력은 최근 수년 사이 가장 약화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새벽의 어둠을 뚫고 희망의 아침을 만들었다. 강 감독이 지난해 감독대행 경험과 새로운 리더십으로 다이노스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궁금하다. 그는 "우리 NC가 결코 약하지 않다"며 "창원NC파크에서 최초로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 NC는 최근 수년간 장타력 면에서 최상위권에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장타력이 타팀을 위협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게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장타력이 있어야 뒤지고 있어도 경기 후반 한꺼번에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넘어오게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1점을 내기 위한 작전을 써야하는데 작전 수행을 하다 보면 선수들 부상도 생길 수 있다. 경기 후반 1점 득점하는 걸 놓고 코치들과 여러 가지 작전 구상을 하고 있다.”

- 장타력이 떨어지면 도루와 기동력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까? 지난해 팀도루 100개로 2위였는데(1위 KIA 103개).

“장타력이 떨어지면 기동력으로 루트를 만들어야한다. 그렇지만 내야수 쪽에 빠른 선수가 그렇게 많이 없다. 마틴 선수와 스페셜로 쓸 수 있는 오태양 최승민 정도가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그 선수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김주원이라든지 10도루 이상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들을 고민하고 있다.”

- 양의지보다는 발빠른 포수 박세혁이 들어오긴 했다.

“그렇다(웃음).”

- 구단 자체가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는 편인데

“감만 가지고는 야구를 할 수 없다. 당연히 데이터가 필요하다. NC는 어떤 팀에도 뒤떨어지지 않은 데이터팀을 보유하고 있다. 그 부분은 분명히 믿고 있다. 다만 시프트가 문제다. 우리 팀은 그동안 시프트 성공 확률이 높았다. KBO 규칙위원회에서 메이저리그처럼 시프트 제한을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더라. 각 팀마다 전략 전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올해 창원NC파크에서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 꿈이자 목표다.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올해 창원NC파크에서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 꿈이자 목표다. ⓒNC 다이노스

- 강인권 감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조용하다, 성실하다는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는데 본인을 어떤 사람으로 소개하고 싶나?

“가능하면 내 목소리를 안 내려고 스스로 다짐을 하는데, 나도 성격이 약간 불같은 면도 있다. 나를 겪어본 선수들은 마냥 좋은 사람으로만 보지는 않는다(웃음). 선수들이 좀 어려워할 때도 있다. 선수들을 가능하면 최대한 이해해 주려고 하지만 아닐 때는 결단력이 분명하고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올해 NC 다이노스는 어떤 목표로 뛰어야 할까. 어느 정도 성적을 기대하나?

“창원NC파크에서 아직 한 번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2020년 통합우승할 때는 코로나19 때문에 홈이 아니라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창원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보여드리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잡고 있다. 그것이 이뤄진다면 조금 더 높은 곳까지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 NC 다이노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통합우승을 하고 2년 동안 팬들에게 실망스런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올해는 최대한 선수들을 한마음으로 모아서 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팬들과 함께 심장이 뛰는 야구를 하고 싶다.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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