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레이드 실제 성사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하성
▲ 트레이드 실제 성사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하성
▲ 김하성은 올해 트레이드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떠올랐다
▲ 김하성은 올해 트레이드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떠올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미 스포츠전문매체 ‘더 스코어’는 5일(한국시간) 2024-2025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미리 보는 차원에서 현시점 예비 랭킹을 매겼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29‧샌디에이고)는 당당히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더 스코어’는 김하성에 대해 ‘김하성은 2025년 (구단과) 상호옵션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선택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김하성은 다음 겨울 (FA 시장에서) 가능한 선수가 될 것’이라면서 ‘그의 방망이는 현란하지는 않지만 견고하며, 뛰어난 베이스러닝 능력을 가지고 있고, 지난해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세 개의 내야 포지션(유격수‧2루수‧3루수)에서 빛나는 수비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자유계약선수 내야수보다 어린 김하성의 나이 또한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점쳤다. 

김하성으로서는 기량과 나이, 시점이 다 잘 맞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우선 기량이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을 한 김하성은 첫 해 적응기를 거쳐 2022년부터는 팀의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이 기간 눈부신 성장을 한 김하성은 2년이 지난 지금은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앙 내야수(2루수‧유격수)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는 이미 리그 최정상급 대우를 받는다.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으나 2022년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에서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다. 2023년에는 더 나아가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에서 모두 최종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중 유틸리티 부문에서는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주 포지션였던 2루수는 물론, 유격수와 3루수까지 모두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여준 기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골드글러브는 객괸적인 수비 지표와 더불어 현장 투표도 같이 진행해 합산된 결과로 수상자를 결정한다. 컴퓨터와 사람의 인정을 모두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 내야수로는 첫 골드글러브의 쾌거였다.

그간 잘 드러나지 않았던 엘리트급 주력도 선보였다. 2021년 6개의 도루를 기록했던 김하성은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출루율이 높아진 2022년 첫 두 자릿수 도루(12개)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피치클락, 물리적인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제도 개선을 등에 업고 무려 38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리그 정상급 주자임을 과시했다. 물리적인 주력은 물론 주루 센스와 기술이 총망라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격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2021년 김하성의 OPS(출루율+장타율)는 0.622에 그쳤다. KBO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였기에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리그에 적응하고 출전 시간이 안정화되자 이 공격력도 자신의 것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150경기에서 OPS 0.708을 기록하며 드디어 비교군 대비 평균 이상으로 올라왔고, 지난해에는 152경기에서 538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60, 출루율 0.351, 17홈런, 60타점, 84득점, OPS 0.749의 만만치 않은 공격 생산력을 뽐냈다. 스타 타자들이 즐비한 샌디에이고에서 리드오프를 맡을 정도였다. 누구나 인정하는 방망이가 됐다.

두 번째는 나이다. 김하성은 30세 시즌에 FA 자격을 얻는다. 한창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여전히 전성기에 있을 나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다년 계약을 제시할 만한 나이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선수 생명이 더 연장되는 추세라 30살 남짓의 선수들에게 5~6년 이상의 계약을 제안하는 경우도 흔하다. 세 번째는 경쟁자 상황이다. 올해 FA 시장에는 올스타급 유격수가 김하성과 윌리 아다메스(밀워키)까지 두 명 남짓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중 김하성의 기량을 더 높게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다. 가치가 치솟을 수밖에 없다. 

김하성에게는 호의적인 계약도 나왔다. 바로 6일 캔자스시티가 바비 위트 주니어와 한 11년 총액 2억8880만 달러짜리 계약이다. 바비 위트 주니어는 물론 김하성보다 지난해 더 나은 시즌을 보낸 선수고, 아직 나이가 젊어 초장기 계약을 할 만한 여지가 있다. 그러나 계약 내용을 뜯어 보면 최근 공‧수‧주를 모두 갖춘 유격수들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한동안 메이저리그 이적시장을 휩쓸고 지나간 유격수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위트 주니어는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해 158경기에서 타율 0.276, 30홈런, 96타점, 49도루, OPS 0.813을 기록했다. 수비력은 김하성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지만, 공격과 주루에서는 더 좋은 활약을 했다. 특히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와 더불어 리그에서 유일하게 30홈런 이상-40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이기도 했다.

그런 위트 주니어는 이제 막 2년차 시즌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 계약으로 자신의 값어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올해 200만 달러를 시작으로 매년 연봉이 높아지는 구조이며, 7년차 시즌이 끝난 뒤부터는 매년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을 선언할 수 있는 권리도 손에 넣었다. 반대로 구단은 11년 계약이 끝난 뒤 3년간 그를 8900만 달러에 더 쓸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계약이 모두 실행되면 14년 총액 3억778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이 된다.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를 따졌을 때 득점 생산력, 베이스러닝, 필딩(수비)에서 모두 +3.0 이상의 수치를 기록한 중앙 내야수(유격수‧2루수)는 김하성을 포함해 딱 세 명밖에 없다. 10년 총액 3억4100만 달러짜리 초대형 계약을 하며 리그에서 가장 비싼 유격수 중 하나로 뽑히는 프란시스코 린도어(공격 18.4‧베이스러닝 3.0‧수비 5.7), 그리고 이날 역시 잠재적 3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터뜨린 바비 위트 주니어(공격 12.3‧베이스러닝 7.0‧수비 9.2), 그리고 김하성(공격에서 9.0, 베이스러닝에서 5.1, 수비에서 5.8)이다. 김하성이 시장에 나가면 얼마나 값어치가 클지는 린도어와 위트 주니어의 계약에서 모든 것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 김하성은 큰 트레이드 가치를 가지고 있다
▲ 김하성은 큰 트레이드 가치를 가지고 있다
▲ FA 시장에서의 대박이 기대를 모으는 김하성
▲ FA 시장에서의 대박이 기대를 모으는 김하성

◆ 샌디에이고, 김하성 트레이드 할까 말까

그런데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FA 시장에 나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두 가지 케이스가 있다. 우선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가치를 인정해 연장 계약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아예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샌디에이고는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하성이 절실하게 필요한 팀이다.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30대 중반이 됐고, 올스타 유격수 잰더 보가츠는 수비 문제 탓에 포지션 전환설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김하성은 스타성도 있다. 언제나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친 덕에 펫코파크의 홈팬들에게 락스타급 대우를 받고 있다.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하나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데니스 린은 이번 오프시즌 중 ‘샌디에이고가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하려면 총액 1억3000만 달러에서 1억5000만 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해 치솟은 김하성 가치를 인정했다. 실제 나이와 포지션, 수비력과 조정 OPS(OPS+)에서 비교군으로 뽑히는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은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7년 총액 1억7700만 달러 잭팟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하성의 전반적인 가치가 스완슨보다는 조금 낮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6년 이상의 계약 기간이라면 총액 1억 달러를 무난하게 넘길 가능성이 큰 것이다.

두 번째 케이스는 김하성이 시즌 어느 시점에 트레이드돼 샌디에이고가 아닌 다른 팀에서 시즌을 마무리한 뒤 FA 시장에 나오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첫 번째 시나리오보다는 두 번째 시나리오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재정 상태 탓이다. 김하성과 연장 계약을 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화끈한 지출을 감수하며 대권 도전에 나섰던 샌디에이고는 중계권사인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의 파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단 수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중계권인 만큼 현금 흐름이 막힐 수밖에 없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시즌 막판 은행 대출을 받아 구단 운영비를 충당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팀 연봉을 2억 달러 아래로 맞추기 위해 팀의 수많은 핵심 선수들을 그대로 시장에 내보내거나 트레이드했다. 

이 때문에 샌디에이고는 FA 자격을 앞둔 김하성을 트레이드해 유망주를 챙기는 게 더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많은 대가를 얻기 위해 아예 시즌 전에 트레이드하는 방법도 있고, 일단 성적을 위해 달려보다 안 되면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트레이드 문의도 폭발적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2022년 시즌이 끝난 뒤에도 김하성과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에 대한 트레이드 문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이 일찌감치 ‘샌디에이고가 김하성 트레이드 문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이어 같은 매체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중 하나인 켄 로젠탈 또한 트레이드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5일(한국시간)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로젠탈은 샌디에이고가 외야를 보강해야 한다면서 ‘논의를 보고받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하성이 계속해서 상당한(significant) 수준의 트레이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전히 김하성을 노리는 팀들이 많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어 로젠탈은 ‘김하성은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지만,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그 가격은 비쌀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가 헐값에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 샌디에이고 김하성
▲ 샌디에이고 김하성
▲ 샌디에이고 김하성
▲ 샌디에이고 김하성

린 또한 김하성 트레이드에 대해 ‘상대 팀들이 선을 넘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샌디에이고의 요구 조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선을 넘는 팀이 나올지 주목된다는 것이다. 김하성은 어떤 팀에나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유격수와 2루수 모두가 확고하게 서 있는 팀은 몇 안 된다. 김하성은 유격수로도, 2루수로도 뛸 수 있고 때로는 양 포지션을 옮겨가며 활약할 수도 있어 활용성이 굉장히 높다.

샌디에이고도 김하성은 사실상 꽃놀이패다. 트레이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쓰면 된다. 김하성의 연 평균 금액은 700만 달러다. 최근 시세와 김하성의 활약상을 생각하면 저렴하다. 팀 재정에 당장 부담을 줄 만한 수준도 아니다. 트레이드 조건이 마음에 들면 트레이드를 하면 된다. 시즌 전, 시즌 중 두 번의 기회가 있다. 게다가 팀 내 최고 유망주 중 하나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유망주인 잭슨 메릴의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활약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메릴의 기량과 메이저리그 적응을 보고 김하성 트레이드를 결정해도 된다. 어떤 쪽이든 여유가 있다. 김하성 계약이 샌디에이고의 축복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다만 샌디에이고가 마케팅적 요소까지 고려해 김하성을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3월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있어 김하성이 간판이 되어야 하는 샌디에이고다. 실제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트레이드에 응하지 않고 있고, 상대 팀의 구체적인 트레이드 카드 또한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근래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또한 김하성이 트레이드되거나 연장 계약을 할 때까지는 이런 루머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화제를 뿌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팀 사정도 있어 트레이드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쳤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서울 시리즈에 참가해야 하는 팀 사정, 그리고 마케팅적 요소를 고려했을 때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트레이드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점쳤다.

구단 마케팅 측면에서도 김하성의 가치를 읽을 수 있다. 현재 샌디에이고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김하성의 사진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와 함께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야수진을 이끌었던 ‘빅5’ 중 소토는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으나 김하성이 오히려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샌디에이고 팬들이 김하성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이에 팀 또한 김하성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이 잘 드러난다.

지난 달 26일 발표된 2024년 구단 증정행사 일정에서도 김하성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김하성 바블헤드 데이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열린다. 오는 6월 26일이다. 올해 샌디에이고 바블헤드 증정행사는 4월 11일 매니 마차도(시카고 컵스전), 5월 15일 조 머스그로브(콜로라도전), 6월 7일 잰더 보가츠(애리조나전), 6월 26일 김하성(워싱턴전), 9월 19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휴스턴전)까지 총 6명의 스타로 이어진다. 김하성 바블헤드는 경기 당일 선착순 4만 명에게 무료로 주어진다. 샌디에이고는 ‘팬들이 사랑하는(fan-favorite) 내야수의 바블헤드는 놓치지 말라’면서 팬들의 큰 성원을 받는 선수임을 강조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탈부착이 되는 헬멧이 포함된 김하성 바블헤드로 많은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김하성은 헬멧이 머리보다 커 전력 질주를 할 때마다 헬멧이 벗겨지는 트레이드마크가 있는데 이 디테일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블헤드는 사전에 대량 생산을 주문해야 하는 만큼 적어도 트레이드 마감시한 이전에는 김하성을 트레이드하지 않겠다는 구단의 의지가 담겨 있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다른 쪽의 사정도 썩 좋지 않다. 샌디에이고는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를 하며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소토의 연봉을 비워내고 마이클 킹을 비롯한 양키스의 유망주를 확보한 건 수확이었다. 그러나 당장 외야가 텅 비었다. 26인 현역 로스터에서 외야를 볼 수 있는 선수가 딱 2명밖에 없다. 당장 외야수 영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데 마땅히 돈이 없다.

그래서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내야수로 활용할 예정이었던 잭슨 메릴을 부득이하게 임시로 외야에 보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6일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에 따르면 잭슨 메릴은 메이저리그 전체의 12위 유망주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유격수와 외야수를 모두 소화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그만큼 현재 샌디에이고의 외야 상태가 좋지 않다. 

또한 샌디에이고는 여전히 포스트시즌을 포기하지 않은 팀이다. 비록 전력 누수는 있고, 지구 라이벌인 LA 다저스의 전력이 워낙 강해졌기에 지구 우승 가능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제도가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여전히 매니 마차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제이크 크로넨워스, 김하성, 고우석, 마쓰이 유키, 로베르트 수아레스, 완디 페랄타 등 수준급 선수들이 많다. 또한 팜 시스템 또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에 속한다. 1~2년 내에 메이저리그에 올라올 수 있는 유망주들이 수두룩하다. 지금 당장은 돈이 없어 괴롭더라도, 이 멤버를 유지하면 분명 기회가 올 수 있다.

게다가 팀 주전 유격수인 보가츠의 수비력도 문제다. 보가츠는 분명 김하성보다 더 좋은 공격력을 갖춘 올스타 유격수다. 30홈런을 칠 수 있는 유격수라는 어마마어마한 프리미엄을 가졌고, 실제 보가츠는 아메리칸리그에서 다섯 차례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그러나 수비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기츠보다는 김하성이 더 좋은 유격수 수비수다. ‘베이스볼 서번트’의 OAA(타구 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평균보다 아웃카운트를 얼마나 더 잡아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에서 보가츠는 2016년 -12, 그리고 2021년 -7을 기록하는 등 계속 평균 이하였다. 2022년 +5로 반등하기는 했으나 김하성은 2021년 +2, 2022년 +4, 그리고 지난해 +7을 기록했다. 김하성의 수비적 우위를 말해준다. 만약 보가츠가 2루로 옮긴다고 하면 대신 뛸 유격수가 필요한데 김하성이 없으면 이 구상 또한 백지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김하성을 팔면 말 그대로 달려야 할 마차에 바람을 빼는 격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단 김하성을 남겨 계속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추구하되, 만약 7월 말 시점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하면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그때 팀 재정 상황이 좋아진다면 연장 계약을 추진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있다.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만 샌디에이고도 보유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는 의미다. 당장 샌디에이고는 스프링트레이닝 소집이 코앞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아직 반응이 없다. 김하성 트레이드가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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