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수영 역사상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나온 단체전 첫 메달이다.
▲ 한국 수영 역사상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나온 단체전 첫 메달이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양재훈, 김우민, 이호준, 황선우, 이유연으로 이뤄진 한국 남자수영 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7분01초94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에 이은 2위 기록. 중국은 7분01초8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보다 불과 0.1초 빨랐다.

동메달은 미국이었다. 7분02초08의 기록으로 한국 다음에 결승선을 들어왔다. 지난해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계영 800m에서 우승한 영국은 7분05초09로 4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메달을 땄다. 결승에서 한국의 첫 주자는 양재훈이었다. 첫 레이스는 아쉬웠다. 1분47초79로 8위였다.

하지만 김우민이 이를 뒤집었다. 엄청난 스피드로 앞선 선수들을 차례로 제쳤다. 1분44초93으로 3위까지 올라섰다.

이호준이 이를 잘 이어받았다. 1분45초47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제 마지막 주자인 에이스 황선우만 남은 상황.

황선우는 기어를 올렸다. 마지막 200m에서 1분43초76으로 미국을순식간에 제쳤다. 중국까지 추격하며 역전 드라마를 노렸지만 딱 0.1초가 모자랐다. 황선우는 이날 결승에 나선 32명의 선수 중 구간 기록이 가장 좋았다.

이로써 황선우는 개인통산 4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태환, 김수지(이상 메달3개)를 넘어 한국 선수로는 수영 세계선수권대회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황선우와 함께 김우민은 이번대회에서만 메달 2개를 획득했다. 앞서 황선우는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지난 14일 카타르 도하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75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금메달을 차지한 황선우는 2위 다나스 랍시스(리투아니아·1분45초05) 3위 루크 홉슨(미국·1분45초26)을 제쳤다.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도하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쾌조의 행보를 이어가면서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의 청신호를 켰다.

황선우는 출발부터 가장 빨랐다. 100m 지점까지 50초27을 기록하며 선두에서 역영을 펼쳤다. 그러다 150m 부근에서 홉슨에게 잠시 1위 자리를 내줬으나 놀라운 마지막 스퍼트로 역전에 성공했다. 황선우의 라스트 50m 구간 기록은 26초89의 빼어난 기록을 냈다.

이로써 황선우는 지난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3년 후쿠오카 대회 동메달, 이번 대회 금메달까지 한국 수영 최초로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도 황선우가 최초였는데 이번에 기록을 더욱 늘렸다.

황선우는 경기 직후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그동안 없었던 금메달을 획득하게 돼 굉장히 뿌듯하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과 동메달만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그 꿈을 오늘 이뤄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달했다.

가장 먼저 치고 나섰던 초반 레이스에 대해 그는 "100m까지 페이스가 괜찮았다. 옆에 홉슨이 속력을 높였지만 따라가면 내 레이스를 망칠 것 같아 계획대로 운영했다"면서 "마지막 50m에서 승부를 걸었던 게 잘 풀려서 1분44초대 좋은 기록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엔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7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단일 세계선수권에서 복수의 한국인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도 이번이 최초다.

이밖에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김수지가 동메달을, 김수지-이재경이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잇따라 따냈다. 박태환이 홀로 메달 2개를 따낸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자유형 400m 1위, 200m 3위)를 넘어선 한국의 단일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최고 성과다.

자연스럽게 파리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황선우는 지난 도쿄 올림픽 당시 만 18세 나이로 참가해 한국 신기록(200m)과 아시아 신기록(100m)을 작성했다. 그러나 결선에서는 각각 7위와 5위에 머물러 입상에는 실패했다.

지금은 유력한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잇따라 입상권을 유지하고 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2개 등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로 한층 자신감도 얻었다.

황선우는 "이제 파리 올림픽 개막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메달 획득에 있어 좋은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며 "테이퍼링(경기일에 맞춰 피로를 회복하는 과정)이 잘 되지 않아서 걱정을 했는데 금메달을 땄다. 남은 5개월 동안 잘 준비하면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우민 역시 파리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여기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단체전에서도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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