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박현철 기자] “장기 레이스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등판하는 것이 목표다. 연투 위험도 있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것은 팀이 믿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건강한 팔 상태와 새로운 팀에서의 새로운 도전. 비록 시범경기지만 베테랑 셋업맨은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계투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셋업맨으로 변신한 '메시아' 정재훈(35)이 현재의 호투에 대해 겸손하게 이야기하며 진지하게 2015시즌 바라는 점을 밝혔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이후 2005년 구원왕(30세이브), 2010년 홀드왕(23홀드) 타이틀 획득으로 팀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계투 정재훈은 2011시즌 후 4년 28억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2012시즌 어깨 부상 여파로 인해 결장이 잦기는 했으나 2013시즌 임시 마무리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도 전반기 팀의 믿을맨 역할을 하던 정재훈. 그러나 지난 시즌 후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갑작스럽게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보상선수 이적했으나 사실 두산은 그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고 롯데는 쾌재를 불렀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은 계투진에서 축을 잡아줄 베테랑으로 정재훈을 염두에 뒀으나 젊은 투수들을 보호해야 했던 만큼 어쩔 수 없이 정재훈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또한 롯데는 젊은 투수를 염두에 뒀으나 예상 밖으로 검증된 정재훈이 레이더망에 들어오자 주저없이 선택했다.

현재 정재훈은 시범경기 3경기서 4이닝 무실점 중. 특히 볼넷, 안타 하나 없이 퍼펙트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비록 시범경기라도 기록 뿐만 아니라 투구 내용 자체가 뛰어나다. 휴식일인 16일 인터뷰를 가진 정재훈은 “시범경기일 뿐이다”라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점차 페이스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FA 첫 해 1년을 쉰 후 3년 간은 계속 몸이 괜찮다. 시범경기는 사실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물론 기록이 안 좋은 것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대신 경기를 거듭할 수록 스피드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좋다.”



뒤이어 정재훈은 “시범경기에서 잘 던져도 내가 불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라나 모르겠네”라며 넉살 좋게 이야기했다. “(김)승회, (김)성배, (이)명우, (이)정민이 형 다 괜찮다. 그리고 (정)대현이 형에 (강)영식이까지 돌아오면 나한테 자리가 있을 지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한 정재훈. “팀 분위기가 좋은 만큼 적응도 확실히 잘 하고 있다. 무엇보다 또래 투수들이 많은 점이 좋다”라며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고 밝힌 정재훈이다.

“감독님께서는 별 말씀을 하시지 않으신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께서도 급하게 페이스를 올리기보다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셔서 감사한다. 그래도 나름 열심히 던지고 있는데 주변에서는 80% 정도의 힘만 쓰는 것 같다고 하더라. 얼마나 더 빠른 공을 원하길래.” 원래 정재훈은 빠른 공보다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운 기교파 릴리프다.

두산 시절부터 정재훈은 특별히 새 시즌 목표를 정하지 않고 뛰는 투수였다. 그러나 새롭게 팀을 옮긴 만큼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진 것이 사실. 올 시즌 바라는 점에 대해 묻자 정재훈은 이렇게 밝혔다.

“144경기 체제로 길어진 만큼 최대한 많은 경기를 나서는 것이 목표다. 물론 릴리프로서 많은 경기에 나선다면 연투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그 투수를 팀이 믿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건강한 몸과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며 가능한 많은 경기에서 팀 승리를 지키고 싶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대한 팀에 공헌하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사진] 정재훈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영상] 정재훈 시범경기 넥센전 호투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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