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이 영국 국왕 찰스 3세(77)와 만나 팀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12일(한국시간)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찰스 3세 국왕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문은 토트넘이 지역 사회에 미친 긍정적인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

찰스 3세는 토트넘 스타디움에서 미국프로풋볼(NFL) 경기, 콘서트, 각종 스포츠 이벤트 등을 개최하면서 런던의 낙후 지역 재개발을 주도한 클럽의 역할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토트넘과 NFL이 함께 운영하는 지역 사회 지원 프로젝트와 맞물려 더욱 의미가 깊었다.

토트넘은 이날 행사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성과를 소개했다. 클럽은 2026-27시즌까지 연간 약 5억 8500만 파운드(약 1조 590억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4300개의 직·간접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도 3억 4400만 파운드(약 6228억 원)의 경제 효과와 37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 손흥민, 여자팀 주장 베서니 잉글랜드가 참석해 찰스 3세를 맞이했다. 손흥민은 찰스 3세에게 정중한 목례를 한 후 직접 대화를 나누며 팀의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글로벌스포츠매체 ‘ESPN’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손흥민에게 먼저 “이번 주말에는 어떤 팀과 경기를 치르느냐?”라고 물었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경기한다”고 답했다. 이에 찰스 3세는 “토요일인가?”라고 다시 물었고, 손흥민은 “일요일”이라고 대답했다.

찰스 3세는 이어 “잘 될 것 같은가?”라고 질문했고, 손흥민은 “그러길 바란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국왕은 토트넘의 분위기를 궁금해하며 “지금 팀의 상황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손흥민은 “우리는 지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손흥민의 말에 찰스 3세는 미소를 보이며 “그래?”라고 되물었고, 손흥민은 “그렇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왕은 다니엘 레비 회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찰스 3세는 손흥민이 영국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국왕이 “영국에 온 지 얼마나 됐느냐?”고 묻자, 손흥민은 “이제 10년이 됐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후 현재 10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그는 2016-17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9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2021-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그는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으며 현재는 클럽 주장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현재 토트넘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토트넘은 지난 7일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EFL컵) 4강 2차전에서 0-4로 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에서 대패하며 4강에서 탈락했다. 이어 10일에는 FA컵 4라운드(32강)에서 애스턴 빌라에 1-2로 패하면서 또다시 조기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토트넘은 14위까지 떨어지며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며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부상과 경기력 저하가 겹치면서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유로파리그(UEL)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4위를 기록하며 16강에 직행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FA컵, 카라바오컵에서 모두 탈락하며 사실상 올 시즌 우승 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주장 손흥민은 경기력 기복과 비판 속에서도 팀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더불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까지 불거지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제 토트넘은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밍어리그  25라운드를 치른다.

손흥민은 최근 두 대회 연속 탈락의 아픔을 뒤로 하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찰스 3세와의 대화에서도 “지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 중”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번 맨유전은 토트넘에게 중요한 경기다. 만약 승리한다면 최근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다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패배한다면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이날 찰스 3세 국왕과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경기장 곳곳을 안내했다. 국왕이 손흥민과 여자팀 주장 베서니 잉글랜드로부터 토트넘의 황금 수탉 조각상을 선물 받으며 행사는 마무리됐다. 손흥민은 찰스 3세와의 만남에서 미소를 잃지 않으며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현재 팀 상황이 어렵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손흥민은 다시 한 번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이번 주말 맨유전에서 그의 각오가 경기장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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