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2024년 시즌을 앞둔 플로리다 캠프 당시 팀 주전 유격수 박성한(27)의 연습 타격 장면을 오랜 기간 지켜봤다. 그리고 캠프가 끝날 무렵 확신에 찬 발언을 했다. 타격 코치로도 오랜 기간 재직한 이 감독은 “박성한의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올해는 3할을 칠 것”이라고 예언했다.
2021년 타율 0.302, 2022년 타율 0.298을 기록했던 박성한은 2023년 128경기에서 타율이 0.266까지 떨어지며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그런 박성한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타격 준비 자세 등 여러 가지 변화를 가지고 캠프에 들어왔다. 이미 3할을 쳤던 선수라 기존 타격 메커니즘을 고수할 수도 있었지만, 뭔가 벽에 부딪힌 박성한은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했고 이는 큰 성과로 이어졌다. 박성한은 2024년 타율 0.301을 기록하며 ‘3할 유격수’로 돌아왔고, 개인 첫 두 자릿수 홈런(10개)도 치며 경력 최고의 공격 생산력을 뽐냈다.
그렇게 박성한의 3할을 예언한 이 감독은 올해 캠프에서는 또 하나의 선수를 주목하고 나섰다. 이번에는 팀 주전 중견수인 최지훈(28)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감독은 “최지훈의 스윙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면서 타격 훈련 장면을 유심히 살피더니 “경기에 들어가서 하는 것을 봐야겠지만, 저것을 유지할 수 있다면 최지훈도 올해 무조건 3할을 칠 수 있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사실 캠프를 앞두고 갑자기 바꾼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는 스윙의 교정 작업이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강병식 타격코치와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타격 메커니즘을 수정하고 그것을 적용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시즌 중에는 몇몇 제약이 있어 확 바꾸지는 못했지만 보완점 혹은 확신을 느끼기는 충분했다. 비시즌 계속된 훈련으로 자기 것을 만드는 단계고, 플로리다 캠프에서의 타구질은 육안으로나 데이터적으로나 확실히 좋아졌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선수도 이를 보며 자신감을 얻는다.
사실 얼핏 보면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서 있는 것도 비슷하고, 방망이 위치가 특별히 달라진 것 아니다. 하지만 점 하나에 예민한 타자로서는 선수 경력을 건 도박이다. 이숭용 감독은 “최지훈은 몸쪽 공에 장점이 있는 타자다. 하지만 방망이보다 헤드가 빨리 나왔다. 몸쪽을 잘 칠 수는 있지만, 가운데 들어오는 공이나 바깥쪽 공에 맞는 면이 적었다. 2루 방면에 팝 플라이가 자주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라면서 “지금은 방망이와 헤드가 일정하게 나오고 팔꿈치만 상황에 따라 당겨서 대처한다. 그렇게 되면 맞는 면이 넓어지고, 간결하게 나오면서 직구와 변화구를 모두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훈은 현재 단계를 ‘90%’로 표현한다. 반 년 넘게 이 작업에 절실하게 매달렸고, 이제 어느 정도 자신의 스윙처럼 인식하고 있다. 다만 아직 100%는 아니다. 최지훈도 “왔다 갔다 하는 점이 있다”면서 계속된 훈련으로 스윙을 다잡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을 뚜렷하게 본 만큼 즐겁다. 누가 시켜서 하는 훈련이 아닌, 스스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하는 훈련이다. 즐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캠프에서의 표정도 눈에 띄게 밝아졌다.

최지훈이 이런 변신을 꾀한 것은 위기의식에서 나온 절박함이다. 2020년 데뷔 시즌부터 팀의 주전으로 성장한 최지훈은 안정된 출전 시간 속에 타격이 계속 나아지던 선수였다. 2022년에는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가 타율 0.304를 기록하며 3할 중견수라는 명예로운 타이틀도 달았다. 수비와 주루는 이미 리그 최정상급의 선수다. 3할 타이틀까지 달았으니 어마어마한 가치였다.
그러나 2023년에는 117경기에서 타율 0.268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허벅지에 부상을 당하는 등 고전하며 125경기에서 타율 0.275에 머물렀다. 11개의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만족할 수는 없는 타율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승부를 건 셈이다. 그래야 SSG도 1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추신수의 은퇴로 리드오프감이 사라진 SSG에 아직 붙박이 리드오프는 없다. 다른 후보자들도 있지만 경험이 많은 최지훈이 3할과 그에 걸맞은 출루율로 활약한다면 가장 좋다. 발도 빠른 선수이기 때문이다.
집요한 오프시즌을 보낸 최지훈은 2025년 반드시 반등하겠다는 각오다. 최지훈은 “작년 시즌 아쉽기는 했어도 조금은 제 모습을 되찾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기록이나 성적은 좋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변화의 시즌이기도 했었고 그런 부분에서는 괜찮았던 것 같다”면서 “항상 작년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있고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캠프 때는 조금씩 자신감이 올라와서 준비한 대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막상 시즌이 되면 생각대로 잘 안되는 게 야구인 것 같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 최대한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SSG의 돌격대장이 깨달음과 함께 다시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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