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삼성을 넘어 리그 전체의 유망주로 각광받고 있는 배찬승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삼성을 넘어 리그 전체의 유망주로 각광받고 있는 배찬승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천안, 김태우 기자] 대구 옥산초등학교는 대구·경상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의 야구 명문이다. 1958년 야구부가 창단했고, 이후 프로에서도 활동하는 수많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했다. 전설적인 2루수인 김성래, 1997년 다승왕 김현욱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들이 옥산초등학교 출신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졸업은 옥산초등학교에서 했고, 현재 현역으로 뛰는 선수 중에서는 kt의 내야수 김상수도 역시 이 학교 출신이다. 다만 지금 재학생들에게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세대일지 모른다. 그런데 옥산초등학교 재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우상이 생겼다. 불과 6~7년 전까지만 해도 이 학교에서 뛰었던 선수다. 바로 삼성의 미래로 큰 기대를 모으는 좌완 배찬승(19)이 그 주인공이다.

배찬승은 옥산초-협성경복중을 거쳐 대구고로 진학했고, 아마추어 시절 고교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날린 끝에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의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았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당찬 구위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배찬승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을 거쳐 지금은 삼성 불펜의 필승조 요원으로 자리했다. 고속 승진이다.

경기마다 다소간 부침은 있지만 삼성 팬들은 배가 부르다. 결과와 관계 없이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속만 봐도 흥분이 되는 선수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이자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배찬승의 올해 현시점 최고 구속은 시속 155.9㎞, 156㎞에 이른다. 삼성에서는 단연 1위다.

▲ 배찬승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좌완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배찬승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좌완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곽혜미 기자

배찬승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진 선수는 외국인 선수까지 리그 전체를 통틀어 9명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우완이다. 좌완으로는 올 시즌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셈이다. 아무리 구속 혁명의 시대고,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는 시대라고 해도 150㎞대 중반의 공은 뭔가 선천적인 요인을 빼놓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의외의 말도 나온다. 어릴 때는 힘이 좋은 선수가 아니었다는 증언이다. 오랜 기간 옥산초 야구부를 이끌며 좋은 선수들을 배출한 이동우 옥산초 감독은 배찬승의 초등학교 시절을 잘 기억한다. 제21회 천안 흥타령기에서도 옥산초를 결승으로 이끈 이동우 감독은 28일 충북 석교초등학교와 결승전을 앞두고 “찬승이가 어릴 때부터 야구를 굉장히 잘했다. 투수로도 공을 잘 던졌지만, 야수로도 좋은 기량을 보여줬던 선수다. 이 대회(천안흥타령기)는 아니지만 양현종(키움·2025년 신인)과 있을 때 전국대회 우승을 이끌었던 적도 있다”면서도 “그런데 힘은 조금 약했던 선수”라고 떠올렸다.

또래에 비해 체격 조건에서 아주 도드라지는 것도 아니었고, 힘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엄청난 구속을 보여줬을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그래서 배찬승을 더 칭찬한다. 이 감독은 “그런 찬승이가 요즘 프로에서 몸도 좋아지고, 강한 공을 던지는 것을 보면 중·고등학교 때 얼마나 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알겠더라.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제자의 성장을 뿌듯하게 바라봤다. 

▲ 어린 시절 힘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은 배찬승은 각고의 노력으로 지금은 150km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성장했다. ⓒ곽혜미 기자
▲ 어린 시절 힘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은 배찬승은 각고의 노력으로 지금은 150km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성장했다. ⓒ곽혜미 기자

선천적인 재능에만 의존하지 않고, 엄청난 노력을 더해 만들어진 성과라는 것이다. 실제 배찬승의 몸은 루키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하다. 이 감독도 “상체가 엄청나게 두꺼워졌더라”고 놀라워했다. 재능에 처절한 노력이 더해진 결과가 바로 지금의 156㎞다. 당연히 현재 재학생들에게는 우상이다. 이 감독은 “지금 재학생들도 이 학교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가장 인기가 좋은 선수라고 웃어보였다.

재능만 믿지 않고 노력이 더해진 산물이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탑이다. 또 단순히 야구만 잘하는 것도 아니다. 예의도 바르고, 성품도 훌륭하다는 것이 이 감독의 칭찬이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좋았던 선수로 기억한다. 이는 프로까지 진출한 이어지고 있다. 이 감독은 “바쁠 텐데 결승전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전화가 왔더라. 예의가 정말 바르다. 명절 때마다 연락이 온다”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생겼다”고 제자의 성공을 기원했다. 

▲ 프로 진출 이후에도 모교를 잊지 않고 항상 성원을 보내주고 있는 배찬승은 예의와 성품에서도 극찬을 모으고 있다 ⓒ곽혜미 기자
▲ 프로 진출 이후에도 모교를 잊지 않고 항상 성원을 보내주고 있는 배찬승은 예의와 성품에서도 극찬을 모으고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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