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도, 강정호도 못 했는데, 이걸 김혜성이 해낸다고? 로버츠 감독님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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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19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자사 소속 기자 및 패널들을 상대로 내셔널리그 신인상 중간 투표를 했다. 총 34명의 투표인단이 실제 신인상 투표를 하는 것처럼 1위부터 차례로 투표를 한 가운데 모두가 놀랄 만한 결과가 나왔다.
애틀랜타 포수로 이미 가장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인정받고 있는 드레이크 볼드윈이 34명 중 24명의 1위 표를 받으며 넉넉하게 1위에 올랐다. 그 다음부터는 접전이 벌어진 가운데 김혜성(26·LA 다저스)이 깜짝 전체 2위에 올랐다. 김혜성은 34명 중 3명에게 1위 표를 받았다. 김헤성은 5월 당시 모의 투표에서는 1위 표를 한 표도 얻지 못했다. 한 달 사이에 뭔가가 바뀌는 흐름이다.
물론 신인상 유력 후보로 오른 것은 아니지만, 김혜성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전국단위 매체에서도 이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말이 된다. 김혜성은 시즌 전 신인상 후보 중 하나로 뽑히기는 했지만 미국 유력 업체 오즈메이커들의 순위에서는 5위권 밖이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계속해서 이 순위가 올라오고 있다.
사실 여기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다저스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계보를 이어 갈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다저스는 당장 김혜성이 급하지는 않았다. 이미 야수 쪽에서는 김혜성의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김혜성은 내년 이후를 내다본 자원 같았다.
이에 스프링트레이닝 시작부터 타격 메커니즘의 대대적이 수정에 들어갔다. 지금 타격폼으로는 메이저리그 우완들의 커터와 떨어지는 공에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개막도 마이너리그에서 했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올라온 것은 5월 4일(한국시간)이었다. 시즌을 처음부터 시작한 다른 신인들보다 한 달 이상 늦게 기록을 쌓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신인상 투표에는 누적 성적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김혜성의 신인상은 아무도 기대한 사람이 없었고, 다저스 로스터에서 밀려나지 않고 살아남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김혜성은 콜업 이후 34경기에서 타율 0.372, 출루율 0.410, 2홈런, 12타점, 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48의 맹활약을 펼치며 신인상 후보로 재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김혜성에게 표를 준 투표인단은 이런 좋은 성적, 그리고 앞으로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 베팅한 셈이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들이 여럿 있다. 이들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 취급을 받지만, 어쨌든 KBO리그에서 최소 7년 이상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갓 올라온 20대 초반의 신인들보다는 완성도가 높다. 그리고 해당 팀이 원해서 영입한 만큼 입지도 단단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직 신인상에 이른 경우는 없었다. 그리고 2위도 없었다.
2013년 류현진(당시 LA 다저스)이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에서 4위에 오른 바 있고, 2015년에는 강정호(당시 피츠버그)가 3위에 올랐다. 강정호의 3위는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역대 신인상 투표 최고 순위다. 2016년에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6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김혜성은 아직 누적 성적에서 밀리는 면이 있고, 백업으로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한 점은 있다. 그래서 신인상 투표 전망이 밝은 건 여전히 아니다. 아무리 비율 성적이 좋아도 시즌 60~70안타 선수에게 신인상을 주는 경우는 없다. 결국 앞으로 얼마나 출전 시간이 늘어나느냐가 관건이다. 출전 시간이 늘어날수록 비율 성적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신인상 투표에서 유리하려면 일단은 많이 뛰어야 한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의중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올 시즌 활약에 대해 매일 칭찬하고 있다. 쓴소리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김혜성이 선발로 나간 날은 1안타씩은 최소 쳐 주고 있는 만큼 나쁜 평가를 할 상황이 없다. 그런데 좋은 활약을 하고도 김혜성은 벤치에 앉아 있는 날이 많다. 앞으로 김혜성이 얼마나 더 입지를 확장시킨 채 시즌을 마치느냐는 신인상 투표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출발 지점을 생각해도 굉장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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