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입술 깨물고 지킨 김혜성… 2025년 신의 한 수였나, 떠난 선수들 아무도 안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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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정상급 내야수였던 김혜성(26·LA 다저스)과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세간을 놀라게 했다. 다저스에 김혜성과 같은 선수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팀의 로스터를 볼 때 중복되는 점이 있었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중앙 내야(2루수·유격수), 그리고 중견수까지 볼 수 있는 내·외야 멀티 플레이어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당시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는 무키 베츠, 2루수는 개빈 럭스, 중견수는 토미 에드먼으로 이들은 모두 2024년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선수들이었다. 유틸리티 백업도 차고 넘쳤다. 에드먼은 물론 크리스 테일러와 미겔 로하스 또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의문은 조금씩 풀렸다. 다저스는 김헤성을 영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전 2루수인 개빈 럭스(28)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했다. 다저스 최고 야수 유망주 출신인 럭스는 다저스에서 6년을 뛴 선수였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성과와 경력이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로스터 내에 김혜성의 자리를 열어주기 위해 럭스를 과감하게 트레이드했다.
김헤성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토미 에드먼의 발목 부상을 틈타 5월 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로 올라왔다. 당초 다저스는 에드먼이 부상을 털고 복귀하면 김혜성을 다시 트리플A로 보내 적응기를 계속 이어 간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김혜성이 첫 9번의 타석에서 모두 출루를 하며 구단 신인 신기록을 쓰는 등 대활약하자 고민에 빠졌다. 김혜성을 지키려면, 다른 선수를 포기해야 했다.
다저스는 고심 끝에 지난 5월 18일, 팀 야수 중 가장 오랜 기간 헌신한 베테랑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35)를 양도선수지명(DFA)하며 김혜성의 자리를 열어줬다. 테일러가 올 시즌 다저스에서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팀의 베테랑 선수였고 올해 연봉이 1300만 달러에 이르는 선수였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다저스는 테일러 대신 김혜성을 택했다.
그렇다면 다저스를 떠난 선수는 복수에 성공했을까. 만약 이들이 그랬다면 벌써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다저스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와야 했다. 그러나 잠잠하다. 이들이 생각보다 좋은 활약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거나, 혹은 김혜성보다 별로 나은 것이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 적어도 다저스가 두 선수 대신 김혜성을 지킨 것은 틀리지 않은 선택이었다.
신시내티로 이적한 럭스는 더 이상 내야수라고 보기 어렵다. 10일까지 좌익수(336⅔이닝)로 가장 많이 나섰다. 시즌 초에는 2루수(87⅓이닝)로 나서는 일이 많았지만, 신시내티는 무릎 부상 이후 계속 떨어지는 럭스의 수비력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팀이 키우는 2루수들도 있었다.
공격 성적도 특별하지 않다. 10일까지 시즌 103경기에서 타율 0.276, 출루율 0.357, 4홈런, 4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6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타율(.251)보다는 낫지만 조정 OPS(OPS+)는 100으로 딱 리그 평균 수준이다. 게다가 럭스는 더 이상 2루수가 아니다. 2루수로 OPS+ 100이라면 나쁘지는 않지만, 좌익수로는 다른 문제다. 여기에 럭스는 2026년 연봉조정자격이 있고, 2026년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점점 더 비싸질 가능성이 크다.
다저스 방출 이후 LA 에인절스와 계약한 테일러는 여전히 반등할 기미가 없다. 이제는 완전히 경력의 내리막을 실감하는 양상이다. 에인절스 이적 후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그 와중에 망가진 성적도 복구가 안 된다. 테일러는 방출 전 다저스에서 28경기에 나가 타율 0.200, OPS 0.457을 기록했다. 이적 후 OPS가 0.664로 오르기는 했지만 OPS+는 82로 리그 평균보다 18% 떨어진다. 무엇보다 15경기 타율이 0.189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시기가 더 많았다.
반대로 김헤성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시즌 58경기에 나가 타율 0.304, 2홈런, 15타점, 12도루, OPS 0.744를 기록 중이다. 조정 OPS는 108로 세 선수 중 가장 낫다. 2루수는 물론 중견수와 유격수로도 나선다. 럭스와 테일러에 비해 공격 성적이 떨어질 것은 없는데 발도 빠르고 수비도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다저스는 다 계획이 있었고, 김혜성이 여기에 화답하면서 구단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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