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 ⓒ곽혜미 기자
▲ 양의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대반전이 아닐 수 없다. 38세의 나이에, 그것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선수가 타격왕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말이다.

올해 타격왕 경쟁은 그야말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타격왕 경쟁에 불을 지폈던 선수는 '202안타의 사나이' 빅터 레이예스(30·롯데)와 '작은 거인' 김성윤(26·삼성)이었다. 이들 중 레이예스는 지금도 타율 .331로 타격 부문 2위를 달리는 중이다.

그런데 '괴물 신인' 안현민(22·KT)이 규정타석을 채우고 타격 1위에 오르면서 타격왕 경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안현민은 지난 2일 창원 NC전에서 규정타석을 채웠고 당시 그의 타율은 .365에 달했다. 당시 타격 2위였던 김성윤은 .338를 기록하고 있었기에 안현민의 타격왕 등극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안현민은 8월에만 타율 .234로 저조한 타격감을 보이면서 시즌 타율이 뚝 떨어졌고 현재는 .330으로 타율이 폭락한 상태다.

그 사이 새롭게 치고 나간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양의지(38·두산)였다. 안현민이 8월에 부진했던 것과 달리 양의지는 8월 타율 .407로 고공 행진을 펼쳤다. 9월에는 4경기만 치렀는데도 벌써 11안타를 적립했다. 양의지의 9월 타율은 무려 .647에 달한다. 어느덧 그의 시즌 타율은 .339까지 상승했고 지금은 타격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38세의 나이인 양의지가 타격왕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KBO 리그 역대 최고령 타격왕은 2013년 LG 9번 이병규였고 당시 이병규의 나이는 38세 11개월이었다. 물론 양의지가 올해 타격왕을 차지해도 이병규의 기록을 뛰어 넘지는 못하지만 그와 근접한 나이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여기에 양의지는 포수라는 '3D 업종'으로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양의지는 올 시즌 124경기에 나섰는데 포수로는 93경기에 나와 수비로 717⅓이닝을 소화했다. 역대 포수 타격왕은 2명이 있었다. 그 중 1명이 바로 양의지였다. 1984년 삼성 이만수가 타율 .340으로 포수 첫 타격왕에 등극한 이후 2019년 양의지가 당시 NC 소속으로 타율 .354를 기록하면서 포수 타격왕의 계보를 이었다.

만약 양의지가 타격왕에 등극한다면 앞으로 38세의 나이에 포수라는 포지션을 갖고 타격왕을 차지하는 선수가 또 등장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양의지는 통산 1957경기 타율 .310 1965안타 282홈런 1193타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커리어를 쌓았다. 지금 당장 은퇴해도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선수다. 그럼에도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개인 타이틀을 도전하고 있으니 박수가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 양의지 ⓒ곽혜미 기자
▲ 양의지 ⓒ곽혜미 기자
▲ 양의지 ⓒ곽혜미 기자
▲ 양의지 ⓒ곽혜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