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김민재(29·바이에른 뮌헨)의 이름이 다시 이탈리아 무대에서 울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복잡하다. 그를 부르는 팀은 다름 아닌 옛 스승 루치아노 스팔레티가 지휘봉을 잡은 유벤투스다. 과거 나폴리의 영광을 함께 일궈낸 스승과 제자의 재회 가능성이 세리에A의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이탈리아 매체 ‘라이 스포츠’ 소속 기자 치로 베네라토는 “유벤투스는 겨울 이적시장 개장 이후 스팔레티 감독에게 가장 특별한 선물을 준비 중인데, 그 이름이 김민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해당 발언은 유벤투스 전문 매체 ‘투토유베’를 통해 다시 보도되며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졌다. 베네라토는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 시절 세리에A를 지배했던 김민재와 재회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적의 열쇠는 바이에른 뮌헨이 어떤 조건을 내세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재가 유벤투스의 영입 리스트에 포함된 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는 이미 나폴리 시절 이탈리아 무대를 완벽히 정복했다. 2022-23시즌, 스팔레티 감독의 지도 아래 김민재는 리그 최강 수비수로 성장하며 나폴리에 33년 만의 스쿠데토를 안겼다. 당시 김민재는 마라도나 이후 첫 리그 우승이라는 역사적 성취의 중심에 있었고,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되며 자신의 이름을 유럽 무대에 각인시켰다.

그러나 독일행 이후 상황은 다소 달라졌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첫 시즌까진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이번 시즌 들어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새롭게 부임한 뱅상 콤파니 감독은 요나탄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선호하며 김민재를 세 번째 선택지로 분류했다. 부상과 로테이션이 겹치면서 출전 시간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이탈리아 복귀설을 키운 배경으로 작용했다.

스팔레티 감독이 유벤투스로 부임한 것도 결정적인 계기다. 그는 과거 나폴리에서 김민재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수비 빌드업을 전면 개편하며 김민재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지도자다. 유벤투스 전문 매체 ‘유베FC’는 “스팔레티 감독이 유벤투스 부임 이후 가장 먼저 김민재 영입을 요청했다”며 “그는 김민재가 세리에A에서 이미 성공을 증명한 만큼, 즉시 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현실적인 이적 조건이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과 2028년까지 계약돼 있으며, 독일 명문 구단이 시즌 도중 핵심 수비수를 내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유벤투스가 임대 후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한 형태로 접근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실제로 유벤투스는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대 계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소식이 복잡하게 얽히는 이유는 김민재의 ‘과거’ 때문이다. 유벤투스와 나폴리는 오랜 세월 세리에A의 대표적인 라이벌 구도였다. 김민재가 만약 유벤투스로 향한다면, 나폴리 팬들의 감정적 반발은 피하기 어렵다. 과거 곤살로 이과인이 나폴리에서 유벤투스로 이적했을 때처럼 유니폼이 불태워지고 살해 협박이 이어졌던 일도 있다. 나폴리 팬들에게 김민재는 단 한 시즌이었지만 ‘스쿠데토의 수호신’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적 논의의 열쇠는 바이에른 뮌헨이 쥐고 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 소속 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에 따르면, 바이에른은 이미 여러 수비수 에이전트들과 접촉하며 내년 여름 전력 개편을 준비 중이다. 구단이 영입을 추진 중인 마크 게히(크리스털 팰리스)의 상황에 따라 김민재의 거취도 달라질 수 있다.

유벤투스는 현재 리그 6위로 부진을 겪고 있다. 스팔레티 감독은 팀 재건을 위해 ‘즉시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비 자원을 원하고 있다. 세리에A 무대 경험이 풍부하고 전술 이해도가 높은 김민재는 그에게 완벽한 선택지다. 하지만 김민재 입장에서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나폴리 팬들의 정서를 고려할 때, 유벤투스행은 단순한 이적을 넘어 ‘배신’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김민재 더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만약 김민재가 유벤투스로 이적한다면, 나폴리 원정 경기는 세리에A의 최대 빅매치로 떠오를 전망이다. 스팔레티 감독과 김민재의 재회가 현실이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날지 유럽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핵심은 하나다. 김민재의 선택이 단순한 이적이 아닌 ‘재도전’이 될지, 혹은 논란의 불씨가 될지가 이번 겨울 이적시장의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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