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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MLB 결산 ② 진격의 다저스, 거인은 샌프란시스코였다

작성일: 2014.11.11 16:39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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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조영준 기자] 야구에서 진정한 강자는 단기전이 아닌 160경기가 넘는 정규 시즌에서 나타난다. 기나긴 시즌 동안 꾸준하게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린 팀이야말로 투타의 균형과 수비력이 뛰어나다.

여기에 프로 팀들은 팬들이 주는 사랑의 열매를 먹고 자란다. 많은 돈을 주고 스타들을 영입하는 구단은 팬들의 관심을 받는다. 팀 성적이 올라갈 경우 관중들을 불러 모으며 흥행몰이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올 시즌 LA 다저스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에서 94승68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승률 0.580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랐다. 다저스가 올 시즌 선수들에게 지급한 연봉 총액은 2억3400만 달러(한화 약 2494억원)다. 천문학적인 금액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다저스는 지구 라이벌 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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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작성 = 디자이너 김종래

다저스가 기록한 성적은 동부지구의 워싱턴 내셔널스(96승66패) 다음으로 리그에서 좋은 성적이다. 메이저리그 최강의 원투 펀치로 불리는 클레이튼 커쇼-잭 그래인키를 보유했고 그 뒤를 받쳐주는 류현진이 버티는 선발진은 단연 최고다. 여기에 야시엘 푸이그-애드리안 곤잘레스-맷 캠프-헨리 라미레즈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도 가볍지 않다.

정규시즌 내내 이어진 다저스의 선전은 흥행 몰이로 이어졌다. 대도시 LA를 연고로 둔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개 팀 들 중 총 관중 3,782,337명을 동원했다. 평균 관중 46,695명을 기록한 다저스는 관중동원에서도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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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작성 = 디자이너 김종래

이렇듯 다저스는 막대한 투자는 물론 정규시즌 성적과 관중 흥행에서 리그를 평정했다. 한동안 팀 연봉 총액과 관중 동원 1위를 질주한 뉴욕 양키스를 제친 다저스는 빅 리그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투자가 성적에 비례한다는 프로스포츠의 상식을 생각할 때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힐만하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 웃었던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1-3으로 패하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반면 다저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 그쳤던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한 팀 당 162경기를 치르는 정규 시즌은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해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짧은 시간 전력 질주를 하는 단거리 종목과 비슷하다. 정규시즌에서 선전한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서 맥을 추지 못한 점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규 시즌에서 강했던 다저스는 ‘끝판왕’이 되기 위해 진격을 거듭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살아남으며 진정한 거인으로 우뚝 선 이들은 샌프란시스코였다. 이 두 팀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어디에 있을까.

다저스, 당신들은 아직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팀이 아니다

2010년 이후 메이저리그의 신흥강호는 단연 샌프란시스코다. 유독 ‘짝수해’에 강한 면모를 보인 이들은 2010년 이후 3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거머쥐었다.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이들의 팀워크는 올해도 여전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적시타와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여기에 점수를 차곡차곡 쌓기 위한 주루 플레이까지 선수들은 ‘하나의 팀 일원’으로 움직였다.

월드시리즈에서 2승 이상을 책임져준 에이스의 활약도 컸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범가너의 공으로 시작해 마무리 투구로 막을 내렸다. 범가너는 정규시즌에서 18승 10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올 시즌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은 좌완투수 랭킹 순위를 발표했다. 범가너는 5위에 이름을 올렸고 1위는 다저스의 커쇼였다.

커쇼의 정규리그 성적 수치는 경이적이다. 198.1이닝동안 21승3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했다. 그러나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커쇼의 투구는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한 6⅔이닝동안 8실점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3일 쉬고 등판한 4차전에서는 7회말 맷 아담스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으며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가을 좀비’로 불리는 세인트루이스는 단기전에 적합한 아기자기한 야구를 펼쳤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다저스는 선수에게 믿고 맡기는 방식을 고수했다. 팀이 가진 기본 전력이 강하면 정규시즌 때는 나름 먹힐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실투와 실책으로 승부가 가려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고도의 집중력과 희생정신이 필요하다.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에 패한 뒤 ‘패배의 원흉’이었던 불펜진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서도 다저스의 허약한 불펜은 꾸준하게 거론됐다. 단기전에서는 무엇보다 중간 허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다저스는 불펜 보강을 하지 못한 채 가을 야구로 뛰어들었다. 여기에 커쇼의 3일 휴식 4차전 등판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4선발인 댄 헤런은 단 한 차례도 마운드 위에 서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점을 내기 위해 모든 전력을 짜냈다. 세인트루이스는 물론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도 루상에 주자가 진루하면 큰 것을 노리기보다 1점을 뽑기 위해 팀 배팅을 구사했다. 캔자스시티는 거포와 특급 에이스의 부족을 ‘그물망 수비’와 ‘철벽 불펜진’으로 극복했다.

커쇼는 다저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만큼 뛰어난 투수다. 하지만 강력한 선발진과 스타성이 강한 타자들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은 힘들다. 정규 시즌에서 다저스는 스스로 강팀임을 2년 동안 증명했다. 포스트시즌에서 성공적인 팀이 되려면 샌프란시스코가 보여준 근성과 팀워크 그리고 선발을 받쳐줄 불펜진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다저스의 새로운 단장인 파르한 자이디 단장은 ESPN을 통해 “단지 행운으로는 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세 번 우승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팀(샌프란시스코)이라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개성이 강한 다저스의 더그아웃 분위기가 샌프란시스코처럼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서부지구 1위 팀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2위 팀의 성공을 연구하겠다는 자세는 신선하다. 진격은 했지만 거인이 되지 못한 다저스가 내년 시즌에는 늦은 가을까지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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