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일러] 양들이 침묵할까…한국 vs 우즈벡, 꿈과 현실의 대결
작성일: 2017.09.05 16:00
정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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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GAIST: “배신하지 마, 믿는다!” 한국 vs “양보할 때 됐잖아” 우즈벡
우즈벡: “축구의 신이 있다면 우리를 도와줄 기회가 올 것이다. 우즈벡 축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우즈벡 감독의 비장한 각오다. 우즈벡은 1998년 프랑스, 2006년 독일, 2014년 브라질 등 세 번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다. 우즈벡은 2무 4패를 기록하며 한국의 ‘높은 벽’에 항상 막혔다. 지난해 11월 한국 홈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1-2로 졌다.
이쯤 되면 우즈벡은 한국이 야박하게 느껴진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이 한 번쯤은 양보해도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우즈벡은 극적인 막판 ‘역전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한국: 꿈은 꿈일 뿐. 꿈과 현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한국은 우즈벡만 만나면 경기가 ‘술술’ 풀린다. 역대 전적이 이를 증명한다. 10승 3무 1패. ‘공한증’은 중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만나기만 하면 빌빌대는 우즈벡이 한국은 참 고맙다.
한국은 이번에도 자신만만하다. 감독과 선수들 전원이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월드컵 본선 직행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신태용 감독이 우즈벡 취재진 앞에서 “승리하러 왔다”고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2. NOW: “온순한 양이 되렴” 한국 vs “3만 4천 명의 함성이 들리니” 우즈벡
한국: 이근호는 인터뷰 도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우즈벡은 온순한 느낌을 받았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이란보다 거친 면은 없다.”
현지 취재진이 상당 부분 공감하는 말이다. 훈련장 분위기만 봐도 알 수 있다. 4일 공개한 우즈벡 훈련에서 선수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파이팅을 불어넣는 선수도 없었다. 코치가 지시하는 말에 ‘온순히’ 따를 뿐이었다. 우즈벡 한국 대사관 김용현 영사는 “가까이서 지켜본 우즈벡 사람들은 굉장히 순한 편이다”고 말했다. 타고난 본성이 경기장에서도 나타나는 셈이다.
반면 한국의 훈련은 시끌벅적했다. 한국 선수단은 훈련 내내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 메아리가 칠 정도로 소리쳤다. 평소보다 더 과했다. 본 게임 전 ‘기선 제압’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거친’ 이란과 바로 전 경기를 펼친 점은 한국에 도움이 된다. 한국은 신체 조건이 뛰어난 이란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부딪히며 세밀한 수비 라인을 뚫으려 했다. 강팀을 경험한 한국에 우즈벡이 ‘온순한 양’처럼 느껴질 수 있다.
우즈벡: 우즈벡이 믿는 구석은 분명하다. 3만 4,000명이 가득 들어찰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이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굉장히 가깝다. 3만 4천 명, 그 이상의 함성이 그라운드에서 느껴질 수 있다. 우즈벡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분요드코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우즈벡은 최종예선 홈 4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란과 경기에서 0-1로 진 게 마지막 패배이다.
한국은 우즈벡 원정 최근 3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 원정 4경기에서 1무 3패로 부진하다. 우즈벡이 홈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이다.
우즈벡은 최종예선에서 ‘모 아니면 도’였다. 승리 아니면 패배를 기록했다. 무승부 따위는 없었다. 타슈켄트는 경기 사흘 전부터 매표소 앞에서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3만 4천 명의 관중이 미친 듯 환호할지, 아니면 풀이 죽어 갈지 결말이 다가오고 있다.
3. KEY PLAYER: ‘에이스’ 손흥민 vs ‘절대적 신뢰’ 아흐메도프
한국: 이제는 정말 터질 때가 됐다. 토트넘에서 ‘펄펄’ 날다가 대표팀만 오면 부진했던 손흥민.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이후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에이스’가 6경기 연속 침묵하자 한국의 성적은 떨어졌다.
월드컵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손흥민의 진가가 발휘되어야 하는 순간이다. 다만 손흥민은 득점 욕심을 버렸다. “우즈벡전은 누가 골을 넣느냐보다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희생하며 도움도 올리고 골도 넣으면 더 좋지 않을까. 손흥민의 발끝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달렸다.
우즈벡: 우즈벡 기자 5명에게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러자 한 기자가 “주장 아흐메도프”라고 답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파로프는 어떠냐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흐메도프가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흐메도프는 우즈벡 중원의 핵심이다. 창조성과 기술력이 뛰어나다. 활동력이 많아 볼에 관여하는 빈도가 높고 후방 빌드업을 책임진다. 우즈벡은 선수비 후공격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흐메도프는 롱 패스와 순간적인 침투 패스로 한국 수비진의 뒤 공간을 노릴 생각이다. 한국이 아흐메도프의 패스 길목을 차단한다면 승산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글=정형근 기자, 영상= 송경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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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기자 jhg@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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