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테마] 존스 vs 코미어, '배드블러드' 그 갈등의 끝②
작성일: 2014.12.30 15:37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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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이교덕 기자]활동하는 단체도, 체급도 달랐다. 그래서 둘의 설왕설래는 사소한 감정싸움 정도로 여겨졌다. 2013년 코미어의 전장(戰場) 스트라이크포스가 UFC에 인수 합병되면서 '운명의 드라마'는 시작됐다. 코미어가 UFC로 소속을 옮기는 동시에, 팀 동료 케인 벨라스케즈 때문에 라이트헤비급 전향을 고려하면서 존스와 맞대결 가능성이 떠오른 것이다.
UFC 헤비급 챔피언은 팀 동료 케인 벨라스케즈였다. 코미어가 정상에 도전하려면 매일 함께 땀을 흘린 벨라스케즈와 적이 돼야했다.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 처음엔 망설였다. 2008년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미어는 베이징 올림픽 레슬링 -96kg급 자유형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다가 과도한 체중감량으로 경기 전 신장에 문제가 생겨 매트에도 올라가지 못하고 기권했다. 180cm의 비교적 작은 그가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어서 헤비급을 고집한 이유였다.
고심 끝에 그가 택한 건 우정이었다. 2013년 4월 UFC 데뷔전에서 프랭크 미어에 판정승한 뒤, 라이트헤비급 전향을 선언했다. 2013년 8월 로이 넬슨 전을 앞두고 평소 체중을 줄이기 시작한 코미어는, 직전 경기보다 20파운드(9kg)나 덜 나가는 224파운드(101.5kg)로 계체를 통과하고 넬슨에 판정승을 거뒀다.
존스는 UFC 라이트헤비급 역사를 새로 쓰고 있었다. 마우리시오 쇼군, 퀸튼 잭슨, 료토 마치다, 라샤드 에반스, 비토 벨포트, 차엘 소넨,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글로버 테세이라를 연파했다. 더 이상 맞붙을 상대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흥행을 보장하는 유일한 대항마는 존스와 박빙의 승부를 펼친 바 있는 구스타프손이었다. UFC는 존스와 구스타프손의 재대결을 2014년 9월 27일 UFC 178 메인이벤트로 편성했다. 그런데 7월 구스타프손이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대체선수로 코미어가 급부상했다.
라이트헤비급으로 옮긴 코미어는 패트릭 커민스에 이어 댄 헨더슨에 완승을 거두며 존스의 최강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었다. 게다가 코미어는 지난 5월 헨더슨에 초크로 승리한 직후 "존 존스, 내게서 영원히 도망갈 수 없다. 난 네 체급에 있는 도전자다. 네가 어디로 가든 내가 쫓아갈 것이다. 난 계속 강해지니까 서두르는 게 좋을 것"이라며 공개 도전장을 던진 상태였다.
UFC 178을 두 달 앞둔 7월 23일, 존 존스와 다니엘 코미어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이 드디어 결정됐다. 만나게 될 상대는 언젠가 만나게 되는 모양이다. 인연의 끈은 질겼다. 4년 동안 이어진 두 파이터의 드라마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런데 이어진 세계 최강의 파이터들의 신경전은 예상외로 유치했다. 존스는 매치업이 결정되자 곧바로 코미어에게 "아빠에게 올 준비를 하렴"이라는 말을 SNS 메시지로 보냈다. 가만히 있을 코미어가 아니었다. "그럴게. 너를 박살내주겠다"라는 답으로 받아치려고 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존스에게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았다. 코미어는 폭스스포츠 TV프로그램 'UFC투나잇'에 출연해 자신은 존스를 팔로우하지 않았는데 그가 메시지를 보낸 것도 희한하고, 자신이 존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없는 것도 이상하다고 밝혔다. 코미어는 이러한 존스를 "닌자 같다"며 비꼬았다.
존스의 공격은 이어졌다. SNS에 자신의 딸이 "DC(다니엘 코미어), 우리 아빠가 당신을 이길 거예요"라고 말하는 영상을 올렸다. 존스가 훈련 중 왼쪽 눈두덩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고 SNS에 알리자 코미어는 "오늘 네가 입은 것과 같은 컷을 9월 27일에 똑같이 안겨주겠다"고 몰아붙였다. 존스는 '내가 널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 아이고, 무서워라'라는 의미의 발언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반격했다.
말꼬리 붙잡고 늘어지는 초등학교 수준의 SNS 설전이 계속됐다. 그러나 그 끝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격렬한 '싸움'이었다. 2014년 8월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악감정이 극에 달한 두 앙숙은 직접 대면하자마자 살벌한 몸싸움을 펼치기에 이르렀고, 존스는 주먹질까지 하고 말았다. 카메라 앞에서 마주보고 파이팅포즈를 취하려했던 두 선수. 존스가 먼저 코미어에 이마를 맞대며 도발했는데, 화가 난 코미어가 존스의 목을 밀치며 응수했다. 여기서 존스 역시 욱했다. 코미어에게 주먹을 날리고 태클까지 쳤다.
뒤엉킨 두 파이터, 말리는 관계자들, 여기저기서 터지는 플래시, 팬들의 함성과 비명이 섞여 MGM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흥분을 진정시킨 후 진행된 ESPN과 영상인터뷰에서도 둘의 싸움을 끝나지 않았다. 카메라가 꺼지자 두 선수는 갖은 욕설을 섞어가며 서로를 비방하고 위협했다. 코미어가 "네 얼굴에 침을 뱉고 싶다"고 하자 존스는 "그렇게 하면 넌 나한테 죽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영상이 위성으로 전파를 타고 있었다. 또 다시 화제가 됐고, 존스의 이중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4년 8월 13일, 코미어와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이어가던 존스가 불쑥 무릎과 발목에 부상을 입은 것은 어찌 보면 다행일지 몰랐다. 두 선수 모두 과열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MGM 난투극으로 존스는 벌금 5만 달러에 40시간의 사회봉사, 코미어는 벌금 9000달러에 20시간의 사회봉사 징계처분을 받기도 했다. 12월, 맞대결이 가까이 다가오면서 둘의 설전은 또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UFC on FOX 13에 등장한 두 선수는 만약 8월 MGM 난투극과 똑같은 상황이 펼쳐진다면 다시 싸울 것이냐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존스는 "코미어는 말을 잘해서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믿게 만든다", "코미어와 레슬링 대결도 피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코미어는 "존스는 내게 패하고 헤비급으로 도망치듯 올라갈 것이다", "경기 다음날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존스를 이길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맞섰다.
유치한 SNS 설전도 빠지지 않았다. 지난 17일 존스가 트위터에 "(마우리시오)후아, (퀸튼)잭슨, (료토)마치다, (라샤드)에반스, (비토)벨포트, (차엘)소넨, (알렉산더)구스타프손, (글로버)테세이라 그리고 (다니엘)코미어"라며 자신이 꺾은, 그리고 꺾을 파이터의 이름을 나열하자 코미어도 "(안토니오)빅풋, (조쉬)바넷, (프랭크)미어, (로이)넬슨, (댄)헨더슨 그리고 (존)존스"라고 썼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두 견원지간에 관계개선의 여지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존스는 지난 22일 UFC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감정이 승부에 동기부여를 일으킨다.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도 "물론 내가 이기겠지만, 나와 코미어가 경기 후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문제는 좀 우스꽝스럽다. 경기를 마치고 상대를 향한 존경심이 발전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기 이후에는 우리의 여러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UFC에는 여러 앙숙들이 존재했다. 켄 샴락과 티토 오티즈, 척 리델과 반더레이 실바, 조르주 생피에르와 닉 디아즈, 론다 로우지와 미샤 테이트 등이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다. 결국 그들의 이야기는 옥타곤 안에서 끝났다. 4년을 이어온 배드 블러드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2015년 1월 4일 결판이 나게 된다. 라이트헤비급 정복을 꿈꾸는 존스의 수성이냐, 올림픽 메달의 한을 풀려는 코미어의 챔피언 등극이냐. 또 모른다. 이 경기가 배드 블러드의 끝이 아니라 라이벌 관계의 새로운 시작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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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기자 sport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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