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한화 야수 최진행(33)은 팀이 4-3으로 KIA를 꺾은 10일 경기에서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다. 4타석에서 삼진 3개가 나왔는데 모두 중요한 순간에 저질렀다. 6회 2사 2루, 8회 1사 만루에서 삼진으로 기회를 무산시켰다.
최진행은 시즌 초반을 힘겹게 보내고 있다. 11일 현재 8경기에서 타율 0.148 출루율 0.281 장타율 0.259에 그친다. 계속된 부진에 출전 시간이 부쩍 줄고 대타로 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김태균과 송광민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던 터라 최진행의 부진이 더 부각된다. 프로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비록 시즌 초반이나 최진행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0.12에 불과하다.
원래 최진행은 올 시즌을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데뷔 첫 자유계약선수(FA)를 얻을뿐더러 새로 부임한 한용덕 한화 감독에게 주장 완장을 받았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어색한 1루 미트도 꼈다. 주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또 예비 FA로서 캠프 내내 경기장 안팎으로 바쁘게 뛰어다녔던 그다. 허리에 통증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경기에 나서려 했다.
이 같은 최진행의 노력을 봤기 때문에 한화 코칭스태프는 그의 부진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심리적인 문제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는 "진행이가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려는 마음이 강하다. 안 맞는 날이면 '한 타석만 더 치겠다'고 말을 할 만큼 스스로 간절하다"고 밝혔다. 최진행의 타격을 지도하는 장종훈 수석 코치도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 주장은 남들과 처지다 다르다. 경기에서 졌을 때 부담이 크다. 주장이 그렇다"고 했다.
또 장 코치는 "최진행이 볼만 치니까 좋지 않다. 슬라이더 같은 변화구가 낮게 떨어질 때 참지 못하고 너무 방망이를 휘두른다"고 분석했다. "좋을 때는 신중하게 쳐야 하는 반면에 안 좋을 땐 자꾸 방망이를 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어떤 상태고 어떤 느낌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 소심해져 있다"며 "공격적으로 덤벼야 한다"며 기술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한화는 김태균이 1군에 없고 송광민이 작은 부상으로 출전이 규칙적이지 않다. 한 방 있는 중심 타자의 필요성을 어느 때보다도 느끼는 시기다.
장 코치는 "최진행에게 '괜찮다. 적극적으로 쳐라. 치다 보면 공이 온다. 공 하나에 승부를 하려고 하지 말라. 헛스윙도 하고 파울도 치고 하면 느낌이 오지 않겠나.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지난 8일 대타로 나와서 내가 원하는 타격을 보였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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