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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안컵] 첫 경기 필리핀,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야 한다

작성일: 2018.05.10 10:28 신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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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용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2019년 1월 5일부터 2월 1일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제17회 아시안컵(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첫 상대는 필리핀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지난 8일 홈페이지에 발표한 2019년 아시안컵 경기 일정에 따르면 한국은 내년 1월 7일 한국 시간 오후 10시 30분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필리핀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이어 12일 오전 2시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키르기스스탄과 겨루고 16일 오전 0시 30분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맞붙는다.


24개국이 참가하는 2019년 아시안컵은 4개 팀씩 6개 조로 조별 리그를 치러 각 조 1, 2위가 16강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6개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아시안컵 본선은 4개국으로 출발해 조금씩 출전국으로 늘려가다 2004년 중국 대회에서 16개국으로 자리를 잡았다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24개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본선에 나서는 나라가 늘어나다 보니 해당국 축구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팔레스타인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같은 축구 실력이 좀 떨어지는 팀들이 얼굴을 내밀게 됐다그 가운데 두 나라가 한국과 같은 C조에 묶였다.


필리핀은 예멘과 타지키스탄네팔과 벌인 아시안 컵 예선 3라운드 F조에서 33조 1위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키르기스스탄은 A조에서 411패로 인도에 이어 2위로 본선에 올랐다. A조에서는 1960~70년대 아시아 축구의 강호로 군림했던 미얀마(옛 버마)가 222패로 탈락했다.


아시안 컵은 창설 대회인 1956년 대회(홍콩이후 오랜 기간 4년마다 짝수 해에 열렸다. AFC가 흥행을 고려해 월드컵과 겹치는 것을 피해 월드컵 다음 해인 홀수 해로 바꿔 치르기로 했고 첫 대회가 2007년 동남아시아 4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공동 개최 대회였다이 대회에서 한국은 이란과 8강전이라크와 4강전은 물론 일본과 3위 결정전까지 모두 승부차기를 펼쳤다.


축구 팬들이 잘 알고 있듯이 한국은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서울 효창운동장연속 우승 이후 아시안 컵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이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이다.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일본과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0-3으로 져 3위 결정전으로 밀린 뒤 우즈베키스탄 3-2로 물리쳤다.


대륙별 선수권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은 아시아 축구의 맹주가 아니다일본(4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상 3)에 이어 통산 우승 4(준우승 4회 3위 4)에 머물고 있다. 1970년대까지 AGF(아시아경기연맹) AFC(아시아축구연맹등 아시아 지역에서 스포츠 활동을 하던 이스라엘과 2006년 OFC(오세아니아축구연맹)에서 AFC로 이사 온 호주가 1964년과 2015년 각각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게 눈길을 끈다.


이라크는 정정(政情)이 불안정했던 2007년 대회에서 우승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4강과 함께 축구로 국민들에게 큰 위로를 안겼다이밖에 1980년을 앞뒤로 서아시아 축구의 강호로 이름을 떨쳤던 쿠웨이트가 자국이 개최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8년 현재 46개 AFC 회원국(또는 협회가운데 8개 나라만이 아시안 컵을 들어 올렸다한국 축구로서는 코앞에 닥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1라운드 통과 이상의 성적을 올려 한다는 1차 목표를 이뤄야 하고 이어 6개월 뒤에는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해야 하는 지상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첫걸음이 16강 진출이다. 24개 출전국 가운데 16개 팀을 고르는데다 같은 조에 약체가 두나라나 있으니 1라운드 통과는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일 수도 있다그러나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첫 상대 필리핀은 스포츠 팬들이 잘 알고 있듯이 아시아의 농구 강국이다. 1990년대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최근 되살아나 1960~70년대 영광을 되살리고 있다필리핀은 또 오래전이긴 하지만 1950~60년대 아시아의 야구 강국이기도 했다축구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이 없는 필리핀이 아시안컵 본선에 올랐다이에 앞서 필리핀은 국내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필리핀은 2016년 3월 29일 마닐라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마지막 경기에서 북한을 3-2로 꺾었다. 2차 예선에서는 한국과 일본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서 아시아 강호들이 A조부터 H조까지 각 조 1위 또는 각 조 2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2위 자격으로 12강에 합류했다.


H조 2위를 달리며 12강 가능권에 있던 북한은 필리핀에 뜻밖에 일격을 당해 탈락하고 이라크와 시리아, UAE, 중국이 최종 예선행 막차를 탔다북한은 2015 10 8 4만여 관중이 들어 찬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필리핀과 홈경기에서도 0-0으로 쉽지 않은 경기를 했고 결국 필리핀에 발목을 잡혔다.


필리핀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바레인을 2-1로 꺾으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였다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에서 1-5로 크게 지기는 했지만 이 경기를 제외하면 예멘을 2-0으로 잡는 등 선전했다.


필리핀은 최종 예선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북한과 경기에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승리가 필요했던 북한을 상대로 한번 역전됐던 경기를 다시 뒤집는 저력을 보였다.


북한전 선제골을 넣은 미사 바하도란은 이란-필리핀 혼혈 선수다말레이시아 슈퍼 리그 페라크에서 활약하고 있는 바하도란은 31살로 내년 아시안컵에서도 필리핀의 주 공격수로 뛸 것으로 보인다골키퍼 마이클 포크스가드는 태국 리그 방콕 유나이티드일본-필리핀 혼혈인 수비수 사토 다이스케는 J리그 우라와 레즈 유스 팀 출신으로 루마니아 리가 셉시에서 활동하고 있다.


호주에서 태어난 스코틀랜드-필리핀 혼혈인 미드필더 이안 램세이일본-필리핀 혼혈인 미네기시 히카루는 각각 말레이시아와 태국 리그에서 뛰고 있다이들 외에 수비수 주니오 무노즈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축구를 배웠다.


필리핀 대표 선수 가운데 상당수는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잉글랜드 벨기에 등에서 축구를 익혔다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혼혈이다필리핀은 자국 축구 역사상 최다 스코어 승리와 최다 스코어 패배를 모두 일본과 경기에서 거둔 특별한 기록을 갖고 있다.


필리핀은 아시아경기대회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극동선수권대회(Far Eastern Champioship Games) 3회 대회(1917년 도쿄)에서 개최국 일본을 15-2로 크게 이겼다이때 필리핀 대표 팀은 스페인-필리핀 혼혈로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폴리노 알칸타라가 이끌고 있었다.


필리핀은 1967년 9월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아시아 지역 A조 예선에서 일본에 0-15로 대패했다이 경기 결과는 한국의 멕시코시티 올림픽 출전 불발과 연결돼 있다.

한국은 이 예선에서 자유중국(오늘날의 대만)을 4-2, 레바논을 2-0, 월남(옛 남베트남)을 3-0으로 물리치고 같은 3승의 일본과 맞붙었다접전 끝에 두 나라는 3-3으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한국은 필리핀일본은 월남과 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골 득실 차에서 +7로 +21의 일본에 크게 뒤져 있었다일본이 필리핀을 15-0이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로 이겼기 때문이다많은 골에 대한 부담 속에 한국이 필리핀을 5-0으로 이긴 반면 일본은 월남을 1-0으로 누르고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 축구가 이 예선 결과를 두고두고 아쉬워 한 이유는 한국을 아슬아슬하게 따돌리고 본선에 오른 일본이 아시아 나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기 때문이다이스라엘태국과 함께 멕시코시티 올림픽 축구 종목에 출전한 일본은 조별 리그 B조에서 나이지리아를 3-1로 꺾은 데 이어 브라질과 1-1, 스페인과 0-0으로 비겨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8강전에서 프랑스를 3-1로 잡은 일본은 준결승에서 우승국 헝가리에 0-5로 대패했으나 3위 결정전에서 홈그라운드의 멕시코를 2-0으로 눌렀다.


필리핀의 첫 A매치는 1913년 2월 마닐라에서 열린 제1회 극동선수권대회에서 중국(오늘날의 중국과 정치 체제가 다른 나라)을 2-1로 이긴 경기다우리나라의 첫 축구 대회는 일제 강점기인 1921년 2월 배재고보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전조선축구대회다.


필리핀은 미국의 영향으로 이후 축구 종목에서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아시아 나라 가운데에는 긴 역사를 갖고 있다또 최근 들어 A매치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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