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인터뷰] "악랄하게 승리하겠다" 고요한, '공공의 적' 서울이 돌아왔다
작성일: 2019.07.04 10:5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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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서울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남겼다. 2018년 최종 성적은 11위. 승점 40점을 기록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졌다. 부산 아이파크를 잡고 천신만고 끝에 생존에 성공했으나 2016년 K리그1 챔피언의 자존심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뒤였다.
위기의 순간 다시 팀에 돌아온 최용수 감독은 2019년 팀을 몰라보게 바꿔놨다. 시즌 초반 승점을 챙기면서 자신감을 찾더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8라운드 종료 시점 서울의 성적은 11승 5무 2패 승점 38점으로 2위. 전북 현대(승점 38점), 1경기 덜 치른 울산 현대(승점 37점)와 함께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제 서울 선수들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읽힌다. 고요한은 "올해는 악랄하게 승리를 많이 해서 좋은 위치에 가고 싶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친다.
서울의 위상은 1년 만에 달라졌다. 평균 관중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6000명 정도 증가한 1만 7252명으로 K리그1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슈의 중심에도 서 있다. 대구FC와 묘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슈퍼매치에서 시원한 승리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공교롭게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인정한 2번의 오심이 모두 서울의 경기에서 나와 '공공의 적' 이미지도 생겼다. 서울이 지금처럼 이슈에도 중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달라진 경기력과 결과 때문일 터. 이제야 서울이 '돌아왔다'고 표현한다면 과한 표현일까.
지난달 27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주장 고요한에게 2019년 확 달라진 서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고요한과 일문일답.

- 이번 시즌 시작과 함께 '잊지말자 2018, 함께 뛰자 2019' 걸개가 걸렸다. 선수들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나.
저희는 작년에 자극, 충격을 많이 받았다. 팬들도 그러셨을 것이다. 저희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뛰고 있다. 팬들도 성적이 좋지 않으실 때 응원해주시고, 원정도 와주시곤 했다. 우리도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팬들 말씀대로 같이 뛰고 싶다. 팬들도 같이 와주시길 바라겠다. (그 때문인가 관중이 부쩍 늘었다.) 그래서 더 신나고 경기할 수 있다. 그런 분위기 때문에.
- 서울이라는 팀에만 16년을 보냈다. 서울은 어떤 팀이라고 생각하나.
항상 이 팀에만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은 항상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 팀이고, 우승해야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 걸맞는 경기력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K리그에선 선두 주자, 주도해야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서일까. 지난해에 승강 플레이오프 때 '연합군'이 형성되기도 했다.
항상 우승 경쟁을 하고 좋은 플레이도 했다. 매 시즌 좋은 성적도 냈다. 다른 팀들이 시기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강등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으셨을 것이다. 오히려 약이 됐던 것 같다.
- 다크나이트의 조커처럼 멋진 '악당'이 되는 것은 어떤가.
우리는 항상 연승을 하고 싶다. 지난 대구전도 그렇고, 내용은 '우리(대구)가 좋았다'고 하는 인터뷰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축구는 결과가 중요하다. 우리도 지난해 경기를 잘하다가 비기고, 지고 해서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졌다. 사실 내용은 1,2경기 정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물고 뜯고 해서 승점을 따야 하는 경기가 있고, 또 공을 여유있게 돌리는 경기도 있을 것이다. 올해는 악랄하게 승리를 많이 해서 좋은 위치에 가고 싶다.

-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던 대구 원정에서도 승리를 잡아냈다.
경고 누적으로 지난 첫 맞대결은 관중석에서 봤다. 저희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뛰었다. 힘싸움에서 안 밀리려고 투지 있게 붙었다. 몸싸움도 있었고 상대 선수의 코뼈도 부러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경기는 실력으로 이겼다고 생각한다. 언론이나 대구 팬들께서도 말이 많이 있어서 저희 선수들도 알고 있었다. 대구 분위기도 다르다고 많이 들었다. 주눅도 들기도 한다고 했다. 사실 챔피언스리그 다니면서 그런 경기를 한두 번 했던 것이 아니다. 분위기는 대충 알고 있었다. 쉽진 않았지만 끝까지 붙었다. 감독님, (박)주영이 형, 선배 선수들 모두 쉽지 않은 경기라고 생각했다. 후반전 일찍 실점하면서 어렵게 됐지만 끝까지 해야 한다고, 버텨야 한다고 팀을 깨우려고 했다. 하나가 된 덕분에 이긴 것 같다.
- DGB대구은행파크에 실제 가보니 어떻던가.
소름이 좀 끼치더라. 나름대로 그 분위기에 신경을 안 쓰려고 하는데 몸 풀 때부터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니까 압도될 뻔했다.
- 원정에서 골을 넣으면 홈 팀의 분위기가 착 가라앉는다.
알리바예프가 골을 넣었을 때는 너무 좋아서 팀원들하고 즐거워했다. (정)현철이가 골을 넣었을 때는 대구 팬들 보시라고 더 했던 것 같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면 안되지만 살짝 도발도 했다. 분위기를 저희 쪽으로 가지고 오고 싶었다. 경기 끝나고 '수호신'하고 같이 뒤풀이할 때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가 됐던 것 같다.
- 대구 팬들이 보시면 진짜 악당같았겠다.
다른 팀 분들이 보시기엔 전 항상 악당이다. 그래도 우리 팬들이 많이 사랑해주시지 않나.
- 안 지치는 체력 덕분에 다른 팀 팬들이 얄밉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 같다. 슈퍼매치에도 그랬다. 체력의 비결은.
사실 신체 조건이 좋은 것도 아니고 여러 포지션을 보면서 활동량, 팀에 힘을 불어넣는 것이 몸에 밴 것 같다. 슈퍼매치라고 하면 한 발짝 더 뛰어야 한다는 마음이 딱 생긴다. 그게 경기장에서 표현이 되는 것 같다. (몸 관리도 열심히 하지 않나.) 집에서 아내가 좋은 것 많이 해주고 몸 관리 열심히 하고 있다.
- 팀에 '싸움닭 기질'의 선수가 필요하지 않나. 책임감 때문에 더 부딪히기도 하나.
팀이 너무 밀리고 있을 땐 타이밍을 끊고 분위기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땐 그저 열심히만 뛰었는데 이제 선배가 되다보니까 분위기를 가지고 와야 할 땐 그렇게 할 때도 있다. 몸싸움이나, 흔히 말해서 '쫑나는 상황'에서 상대쪽에서 살아나가면 분위기가 넘어간다. 그럴 땐 세게 부딪히려고 한다. 몸을 빼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선수를 다치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빼는 걸 우리 편한테 보여주면 우리 선수들도 비슷한 장면에서 발을 빼면 계속 밀린다. 안 지려고 부딪힌다.
- 그래서 서울 팬들이 가장 아끼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느끼고 있나.
주장으로서도 그렇고, 팬들도 항상 포기하지 말고 뛰라고 하신다. 그런 경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은 경기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건 둘째 치고 무조건 많이 뛰어야 분위기가 산다. 그런 걸 신경 쓰고 있다.

- 최용수 감독초 팀을 휘어잡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한 시즌을 하다 보면 나태해지는 점도 있다. 정신줄을 좀 놓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잡아주실 수 있는 분은 감독님이다. 선배 선수들도 할 수는 있지만 감독님이 한 마디로 다잡을 수 있다. 선수들을 딱 잡아놓고 가시기 때문에 선참 선수들한테는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몸에 좋은 것도 많이 주신다. 그렇게 팀이 챙겨주시기 때문에 팀이 단단해지는 것 같다. (선배 선수들한테는) 후배들이나 외국인 선수들까지 잘 챙기라고 하신다.
- 윤종규가 감독님의 '마!'에는 긴장하게 된다고도 하던데. 아직도 무서운가.
저희를 책임지시는 분이다. 저도 어렸을 때 '마!'란 소리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긴장이 되긴 한다. 더 집중하게 된다. 종규보다는 조금 덜하지 않겠나. 종규는 그게 많이 와닿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신경쓰지 않을 것은 내버려두라고 말을 하곤 한다.
- 조영욱, 윤종규, 김주성, 이인규 등등 어린 선수들을 보면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지 않나.
지금 모두 잘해주고 있는 선수들이다. 어린 때 와서 형들과 부딪히면서 한계도 느끼고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경험도 했다. 주성이도 1살 어린데 20세 월드컵까지 다녀오면서 자신감도 얻었을 것이다. 시야가 넓어졌을 것이다. 빨리 성장해주길 바라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발전한다면 팀에도 좋은 영향이 될 것이다.
- 윤종규가 주장 고요한이 많이 혼내면서 가르쳐준다고 하더라.
종규를 처음 봤을 때 어렸을 때 저를 보는 것 같았다. 열심히 뛰고, 많이 뛰고, 활동량 많고, 빠르고. 그래서 조금 더 하면 훨씬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경험을 쌓고 있지만 제가 보기엔 부족한 점이 많아서 신경쓰라고 경기장, 훈련장에서 더 이야기하고 있다. 위험한 패스미스를 할 때가 있었다. 그게 자꾸 발생하면 골로 연결될 때가 있다고 조금 신경쓰자고 말한다. 종규도 잘 받아들이는 것 같다.
- 오른쪽과 중앙 미드필더, 모두 능숙하게 뛰는데 어디가 더 좋은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공격 포지션이 사실 편하다. 포백에서 풀백으로 처음으로 봤다. 그 다음에 스리백에서 윙백을 봤다. 윙백은 공격적인 면이 중요해서 풀백보단 낫다. 중앙 미드필더는 크게 상관은 없다. 중앙에 서도 측면으로 자주 빠지고, 측면에 배치되도 중앙으로 많이 옮긴다. (그럼 선호하는 포지션은) 포백, 스리백이냐에 따라서 다르다. 포백일 땐 윙어가 편했다. 스리백에선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가 좀 나은 것 같다. 주 포지션은 없는 것 같다.(웃음)
- 서울 상대로 내려서는 팀들이 많은데. 좁은 공간이 공략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지금 서울을 만나면 내려앉는 팀들이 있다. 고전했던 게 포항 원정이나, 홈에서 인천전이었다. 다 내려서서 고전했다. 어떻게 플레이해야 깰 수 있을지 미팅도, 훈련도 했다. 아무래도 좁은 공간에서라도 파고드는 움직임을 하고, 그 반대로 또 나오는 선수들도 있고, '역동작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수비수들도 끌려나오고, 딸려가고 하면서 공간이 좀 나온다. 그때 수비 뒤 공간 등을 공략하려고 한다. 포워드가 뒤로 나오면서 수비를 끌고 나오면 공격형 미드필더가 들어가고, 공격형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벌려주고, 포워드가 (뒤로) 나오면 제 3자가 들어가고.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 (시즌 초반보다 공격 조직력이 좋아진 느낌인데.) 괌에서부터 그런 훈련은 쭉 해왔다. 점차 좋아지는 게 보이고 있다.
- 새로 온 페시치와 알리바예프가 정말 잘해주는 것 같다. 자랑을 부탁한다.
그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능력을 다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페시치는 득점력도 있고 그 키에 빠르고, 발재간도 있고 기술도 있다. 여러모로 좋은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같이 훈련해보니 좋은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리바예프도 투지 있고 활동량도 많고 패스나 슈팅력도 좋다. 중원에선 필요한 재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팀에 잘 녹아들고 있나.) 서로 플레이하려는 생각이 같다. 페시치도 움직임이 좋다. 볼이 들어갔을 때도 간수도 잘해주고 득점도 확실하다. 패스도 들어갈 때, 뺄 때, 드리블할 때, 수비할 때까지 경기를 함께 뛰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는 것 같다. 같이 뛸 때 편하다.

- 9월까지 따라가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가.
쫓아가는 게 마음이 편하다. 할 거 하면서 승점만 쫓아가고, 중요한 경기에선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지만, 최근엔 그런 경기에서 강점을 보였으니까. 쫓아가면서 (상대를) 힘들게 할 생각이다.
- 날이 더워지면 집중력도 떨어질 수 있는데.
다른 팀들도 다 똑같은 상황이다. 모든 선수들이 매일 신이 나고 컨디션이 좋을 순 없다. 훈련 때는 조금 처질 수도 있고 조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경기장에서는 120%를 쏟아붓기 위해 훈련에서 집중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여름을 잘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서울 팬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부탁한다.
원정 갔을 때도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힘을 주셨다. 또 큰 경기를 하는데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응원도 해주시고 함성도 내주시면 좋겠다. 팬들 덕분에 상대도 분위기에서 압도되고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로 압박을 주시면 좋겠다. 아담한 경기장이 대구 팬들이 꽉 채우고 대구 응원해주시고 우리한테는 야유도 하시고. 조금, 조금 부러웠던 것 같다. 경기장이 커서 그렇지 우리 팬들이 훨씬 많으시다. 그게 자부심이다.
스포티비뉴스=구리,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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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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