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헨더슨의 남아일언중천금…웰터급 데뷔전, 매력 발산할 기회
작성일: 2015.02.12 10:15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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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이교덕 기자] 지난 1일(한국시간) UFC 183 메인이벤트 앤더슨 실바와 닉 디아즈의 경기가 펼쳐지기 직전, 중계방송을 보고 있던 벤 헨더슨(31, 미국)에게 문자 하나가 날아왔다.
"웰터급 경기,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해?"
UFC 라이트급부터 헤비급까지 대진을 짜는 매치메이커 조 실바의 메시지였다. 헨더슨이 "언제나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고 답하자, 실바는 바로 다음 경기를 제안했다. 복잡하게 돌려 말하지 않았다.
"2주 후, 2월 15일 콜로라도, 브랜든 태치 메인이벤트, 어때?"
명료한 제안에 헨더슨은 명료하게 답했다. "좋다. 계약서에 사인하자"고 수락했다. 헨더슨의 올해 두 번째 경기가 문자 대화를 통해 결정됐다. 지난달 19일 도널드 세로니와 싸워 판정패한지 4주 만에 출격이었다.
UFC 파이트나이트(UFN) 60은 위기를 맞고 있었다. 메인이벤트에서 브랜든 태치(29, 미국)와 격돌할 예정이던 스티븐 톰슨이 부상으로 빠졌다. 경기가 코앞인데 붙일 상대가 마땅치 않았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조 실바의 머리에 번뜩 스쳐가는 이름이 '벤 헨더슨'이었다. 일주일 전, 부상당한 바비 그린의 대체선수로 4월 5일 UFN 63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린 헨더슨에게 실바는 다시 문자를 보냈다.
헨더슨은 UFN 60의 구세주가 됐다. 그의 용단으로 '전 라이트급 챔피언 vs 웰터급 신성'이라는 흥미로운 대결구도가 탄생했다. 이전 메인이벤트 톰슨과 태치의 매치업보다 더 매력적인 카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금 위험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태치는 헨더슨보다 13cm가 큰 188cm의 장신으로 11승 1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는 떠오르는 강자다. 100% 피니시율(8KO·3서브미션)이 돋보인다. 최근 2연패의 헨더슨에게 부담스러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준비기간은 겨우 2주. 더군다나 그의 생애 첫 웰터급 경기다.
헨더슨은 폭스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라이트급에선 내일 당장 5라운드를 뛸 수 있다. 앤서니 페티스, 하파엘 도스 안요스도 상관없다. 사실 웰터급 경기는 시간이 더 필요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전부터 여러 차례 조 실바와 데이나 화이트에게 부상으로 누군가 빠지면 불러 달라고 졸라왔다. 어떤 경기든 문제없다고 했었다. 세로니 경기가 끝나고도 그렇게 말했다"고 밝혔다.
남아일언중천금, 그는 내뱉은 말을 지켰다.
하지만 자칫 무모해 보이는 이번 출전이 상당히 영리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감량고가 심한 헨더슨은 이전부터 웰터급 전향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체격과 신장에서 불리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섣불리 시도할 수 없었을 뿐이다. 경기 2주 전에 수락한 태치 전은 우연히 찾아온 웰터급 테스트 기회다. 패하더라도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초반 처참하게 쓰러지지 않는 한, 패배가 크게 치명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헨더슨은 "모든 일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굶으면서 155파운드로 감량하는 과정이 없다는 것은 경기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근력과 체격의 유리함은 포기해야 한다"며 "우리 체육관에 정상급 웰터급 파이터들이 많아 그들과 스파링을 해왔다. 크게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웰터급 선수들보다 더 빠르고 민첩하며 탄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헨더슨은 자신을 실험할 준비가 돼있다.
그는 "영구적인 웰터급 전향은 아니다"고 못 박는다. 홈그라운드는 라이트급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주 흥미로운 매치업일 경우 웰터급 경기를 다시 뛸 수 있다"고 말하는데, 이번 테스트 결과에 따라 웰터급 활동 가능성을 열어둘 것인지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라이트급에서 헨더슨의 위치는 어중간하다. 천적 앤서니 페티스가 왕좌에 앉아있는 한, 타이틀전 기회는 멀게 느껴진다. 페더급 랭커 채드 멘데스는 코너 맥그리거가 자신을 두 번 꺾은 조제 알도를 이겨야 타이틀 도전권을 더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헨더슨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라이트급 타이틀 전선에서 붕 떠있는 그에게 이번 웰터급 경기는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UFC와 신뢰를 더 돈독하게 다지는 기회기도 하다.
불리함을 안고 싸우지만, 승산은 꽤 있다. 태치의 약점이 분명한데, 헨더슨은 그것을 파고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 태치는 11승을 모두 1라운드에 따냈다. 한 차례 3라운드 판정패당한 것을 제외하면, 경기시간의 총합이 15분(14분 43초)을 넘지 않는다. 판정패한 경기 15분을 더해도 30분이 안 된다.
반면 헨더슨은 판정승부의 달인이다. WEC와 UFC 전적을 통틀어 5분 5라운드 끝까지 간 적만 7번(6승 1패)이다. 초반 강력한 화력을 견뎌내고 챔피언십 라운드 경험이 전혀 없는 태치를 진흙탕 싸움으로 끌어들이면, 후반으로 갈수록 그의 빈틈을 발견할 수 있다. 특기인 레슬링으로 힘을 빼놔야 하는데, 거리를 좁힐 때 태치의 타격을 주의하면 성공적인 웰터급 데뷔전이 가능하다.
여러 베팅사이트에서도 헨더슨이 호각으로 싸울 것이라고 내다본다. 2월 12일 현재, 12개 베팅사이트 평균배당률은 헨더슨 -110(1.90배), 태치 -130(1.77배)이다. 배당률이 모두 낮은 것은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의미.
판정으로 가는 승부가 많아 헨더슨은 실력에 비해 그리 인기가 높지 않다. 타이틀을 가지고 있을 땐, 챔피언의 입장이라 경기를 자주 뛰지 못했다. 올해 숨겨진 매력을 발산할 기회를 얻었다. '언제든 출격 가능한 준비된 파이터'라는 이미지를 이번 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친구이자 라이벌인 도널드 세로니와 경쟁하는 그림이다.
벤 헨더슨과 브랜든 태치가 메인이벤트에서 맞붙는 UFN 60은 오는 15일(일) 오전 11시 50분부터 케이블채널 SPOTV+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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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덕 기자 gdl@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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