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이교덕 기자]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불법약물(PED, Performance-Enhancing Drug)을 '생물학적 무기'로 비유하면서 앤더슨 실바의 복귀전이 사전에 중단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생피에르는 지난 9일(한국시간) 캐나다 CTV뉴스와 인터뷰에서 "PED는 부정행위고 생물학적 무기기 때문에 경기는 중단됐어야 했다"며 "내가 칼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프로모터와 대회사가 알고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칼을 경기장 안으로 가지고 들어간다면, 그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걸 막아야 한다. 생물학적 무기인 PED도 같은 경우다"고 말했다.

생피에르는 "주체육위원회가 불시약물검사를 실시하는 등 과거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지만 아직 채워야할 빈틈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1개월 전에 실시한 실바의 '경기기간 외 약물검사'의 결과가 UFC 183이 치러진 다음에 나왔다는 것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보고 있다.

네바다 주체육위원회의 요청으로 실바의 '경기기간 외 약물검사' 소변샘플을 분석한 '스포츠 약물 조사 및 검사 연구실(Sports Medicine Research & Testing Laboratory)'은 대회가 끝나고 사흘 뒤인 지난 4일에 결과를 내놨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밝힌다. 책임자 다니엘 에이크너 박사는 야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혈액 또는 소변샘플이 어떤 대회에 출전하는 누구의 것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며 특별히 기한이 정해져있지 않다고 했다.

WADA의 한국지부인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스포티비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아시안게임과 같은 큰 스포츠 이벤트에선 이틀 만에 약물검사 및 분석을 마치는 경우가 있다. 한 달까지 걸리는 경우도 있으며, 통상 2주일이면 결과가 나온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즉 기한을 정하면 그 안에 분석을 마칠 수 있다는 뜻. 에이크너 박사도 검사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신중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대회가 치러지기 전에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생피에르는 올림픽처럼 독립적인 기구가 약물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은 불시약물검사를 진행한다. 검사는 유능하고 독립적인 기구(WADA, 세계반도핑기구)가 책임지고 있다. 이들은 재정적으로 대회사와 어떠한 관계도 없다"면서 UFC 대회흥행수입의 일부를 가져가는 주체육위원회가 검사를 주관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UFC는 주체육위원회에 약물검사를 위탁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생피에르가 문제 삼는 것은 주체육위원회가 UFC의 흥행수입으로부터 독립된 주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회입장수입과 방송수입의 일정비율을 가지고 간다. 실바가 메인이벤터로 나선 UFC 183은 네바다 주체육위원회가 관리·감독했다. 네바다 주체육위원회의 경우, UFC 대회입장수입의 6%와 방송수입 첫 100만 달러의 3%(다음 200만 달러부터 1%)를 세금으로 떼 수익기금에 적립한다.

생피에르는 "종합격투기에서 시스템의 문제가 매우 크다. UFC와 파이터들은 이것을 정면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만약 지금 이 문제를 처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악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는 지난 1일 UFC 183에서 닉 디아즈를 상대로 1년 1개월만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실시된 불시약물검사의 샘플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돼 세계 종합격투기계에 충격을 줬다.

생피에르의 코치인 피라스 자하비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실바를 사이클의 랜스 암스트롱과 비교했고,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파이터의 출전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들은 암스트롱의 극복기에 감동을 받았지만, 나중에 그것이 거짓이라는 게 밝혀졌다. 지금 우리는 비슷한 일을 보고 있다"면서 "주체육위원회에서 이 경기를 진행시켰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언젠가 옥타곤에서 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 죽은 뒤에야 약물검사 양성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종합격투기는 이미 충분히 위험하다. 약물까지 더해지면 거의 미친 수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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