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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기…74구 역투 신인 장지훈에게 남은 것

작성일: 2021.04.30 21:31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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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랜더스 장지훈 ⓒ SSG 랜더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갑작스럽게 연투를, 그것도 선발투수로 나선 신인에게 남은 것은 '경기 포기' 메시지였다. SSG 랜더스 장지훈(23)의 이야기다. 

장지훈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에 그치며 패전을 떠안았다. SSG는 4-9로 져 2연패에 빠졌다. 

원래는 윌머 폰트가 선발 등판해야 했다. 그런데 폰트가 경기를 앞두고 몸을 푸는 과정에서 목 부위에 담 증세가 나타나 등판이 어려워졌다. 폰트는 주사 치료를 결정했고, SSG는 대체자를 찾아야 했다. 

김원형 SSG 감독이 선택한 투수는 장지훈이었다. 장지훈은 동의대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4라운드에 SSG에 입단한 신인이다. 동의대 시절 선발투수로 뛴 경험이 있고, 2군 속초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면서 "1군에 가장 가까운 투수"라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퓨처스 코치진은 신인이지만 경기를 운영할 줄 알고, 사이드암이지만 구속도 느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때 장지훈은 기존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에 체인지업을 더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군의 부름을 받자마자 장지훈은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29일 인천 kt 위즈전 1-6으로 뒤진 9회 1사 만루 위기에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등판한 하재훈, 김세현이 볼을 남발하며 무너진 뒤였다. 1군 데뷔전에서 장지훈은 강백호, 알몬테를 연달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겨울 동안 연마한 체인지업은 적장 이강철 kt 감독까지 극찬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김 감독은 "(장)지훈이는 신인인데 올라와서 삼진 잡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초구 스트라이크를 만루 상황에서 넣은 것 자체가 좋았다. (앞서 베테랑 투수들의) 볼넷으로 화가 났지만, 그래도 가능성 있는 선수의 성장을 발견한 느낌"이라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어제의 마지막 투수는 오늘 경기 직전 선발이 이탈한 위기에 첫 번째 투수로 낙점됐다. 장지훈은 마운드 위에서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최고 143km에 이르는 직구(34개)에 체인지업(26개)과 슬라이더(14개)를 섞어 요리했다.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롱릴리프로 준비했던 만큼 어느 정도 긴 이닝을 기대하게 했다. 

3이닝까지는 괜찮았다. 장지훈은 2회 선두타자 김인태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2루에서 안재석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허용해 0-1 선취점을 내주긴 했으나 잘 버텨주고 있었다.

문제는 4회였다. 장지훈은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139km 직구가 높게 들어갔다. 0-2. 이때부터 SSG 불펜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지훈은 다음 타자 김인태에게 좌월 2루타를 얻어맞았다. 2타자 연속 장타 허용은 강판 시점이 찾아왔다는 신호였다. 두산 타자들도 장지훈의 변화구에 점점 속지 않으면서 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박계범과 안재석이 연달아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보크가 나오기도 했다. 

무사 만루 위기에도 벤치는 움직임이 없었다. 선발투수가 갑자기 이탈한 상황에서 투수를 아껴야 하는 게 첫 번째였을 것이다.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기 레이스에서 포기하는 경기는 나오게 마련이다. 또 상대 선발투수는 아리엘 미란다였다. 최근 타선의 득점력으로 따라붙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도 장지훈은 이제 1군 2번째 경기를 치르는 신인이었다. 그나마 좋은 기억이 남아 있을 때 빼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벤치는 마운드에 그대로 두는 것을 선택했다. 장지훈은 장승현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 허경민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무너졌다. 

0-5까지 벌어지고 무사 1, 2루 위기가 이어지자 그제야 김택형이 공을 이어받았다. 김택형이 첫 타자 페르난데스에게 우월 3점포를 내주면서 장지훈의 책임주자 2명이 모두 득점했다. 경기는 0-8까지 벌어졌다.      

장지훈은 74구 역투를 펼치는 동안 벤치는 승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0-9로 뒤진 8회 타선이 4점을 뽑으며 뒷심을 발휘한 것을 고려하면 너무 이른 포기는 아니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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