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승부사 론다 로우지(27, 미국)는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패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다.

17일(이하 한국 시간) 로우지는 미국 TV 토크쇼 '디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해 지난해 11월 홀리 홈에게 당한 패배를 회고했다.

12승 무패로 절대 강자 이미지를 굳혀 가던 로우지는 지난해 11월 'UFC 193'에서 홀리 홈(34, 미국)에게 헤드 킥을 맞고 쓰러지면서 여성 밴텀급 챔피언벨트를 뺏겼다.

"9달 동안 세 차례 방어전에 성공하지 않았나. 누구도 내 상대가 되지 못했다. 나는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입을 연 로우지는 충격에 대해 "이빨 몇 개가 부러져 나갔고, 입이 너무 아팠다. 살아오면서 그렇게 아픈 적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심한 두통을 앓았다고 들었다. 지금도 그런가"라는 다소 짓궂은 질문을 받은 로우지는 웃으면서 "지금은 아니다"고 대답하며 스튜디오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로우지는 "패배가 어떤 영향을 끼쳤냐"는 질문을 받자 갑자기 숙연해졌다.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어렵게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하 메디컬 룸에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누구인가.' 두려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마치 카오스에 갇힌 것 같았다. 모든 게 끝난 듯했다."

"자살까지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다시 한번 곰곰이 상기했다."

로우지는 "남자 친구 트래비스 브라운의 존재 덕분에 일어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앉아서 위를 보니까 브라운이 서 있더라. 맞다. '나는 저 사람의 아이를 가져야 하고, 저 사람과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로우지와 브라운은 지난해 10월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글랜데일 파이팅 클럽에서 함께 몸담으면서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로우지는 11월 복귀가 유력하다. 상대는 오는 3월 UFC 196에서 타이틀을 놓고 겨루는 여성 밴텀급 챔피언 홀리 홈과 미샤 테이트 경기 승리자다.

"다음에 누구와 싸우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은 로우지는 일언지하에 "당연히 홈"이라고 했다.

"나에게 패배를 안겨 준 유일한 인물이지 않나.  내가 당한 모든 걸 꼭 갚아 주고 싶다"고 설명한 로우지는 사회자가 "멍청한 홈"이라고 지원사격을 하자 "그렇다고 해서 홈에게 나쁜 감정이 있는 건 절대 아니다"며 위트 있게 말했다.

[사진] 론다 로우지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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