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남훈 기자]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는 코파 아메리카가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린다. 대회 이름은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100주년)'. 남미뿐만 아니라 북중미 지역 여섯 나라가 참가하면서 대회 규모가 커졌다. 이 대회는 그동안 남미 10개 팀에 초청국 두 팀을 더해 12개 나라가 자웅을 겨뤘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는 16개 나라가 우승 경쟁을 한다. 

코파 아메리카는 같은 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UEFA(유럽축구연맹) 선수권대회와 일정이 겹친다. 올 여름 축구 팬들은 아메리카와 유럽 대륙에서 열리는 축구 축제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게 됐다.

◆ 예전답지 않은 브라질, 조별 리그에서 숨 돌릴까

영원한 '축구 강국' 브라질의 강세는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뿐 아니라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힘을 내지 못했다. 2007년 대회 우승 이후 2011년, 2015년 대회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호나우지뉴, 카카의 전성기가 지난 이후 저무는 '카나리아 군단'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대회 8강전에서 파라과이에 승부차기에서 졌다. 최전방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호비뉴, 필리피 쿠티뉴, 윌리안의 공격진은 파라과이의 '늪 축구'에 시달렸다.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네이마르의 공백이 컸다.

9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은 지난해 대회 조별 리그에서 4골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공격진의 화력이 미진했다. 브라질의 또 다른 고민은 오는 8월 열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사상 첫 남자 축구 종목 금메달을 노리는 브라질은 와일드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마르와 대표팀 핵심 수비수 주앙 미란다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둥가 감독은 "네이마르를 코파 아메리카보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두 대회에 모두 참가가 어려운 만큼 '개최국의 사상 첫 남자 축구 금메달'이라는 대의를 선택한 것이다. 만약 네이마르가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하지 못하면 브라질의 공격력은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브라질의 공격진은 헐크, 호베르투 피르미누, 히카르두 올리베이라가 맡고 있다. 국가 대항전에서 아직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한 선수들이다.

조별 리그에서 만난 세 팀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브라질이 탈락하는 이변의 가능성은 적다. 둥가 감독은 네이마르의 퇴장이라는 변수를 통제하지 못한 지난해 대회를 거울 삼아 그가 없는 새로운 공격 조합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 에콰도르 '상승세', 페루 '토너먼트 강세'

에콰도르는 1959년, 1993년 대회 4위가 최고 성적이다. 1997년 대회 8강 진출 이후로는 6대회 동안 조별 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에콰도르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 4연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원정 경기, 우루과이 홈 경기 승리로 예선 초반 고비를 가볍게 넘겼다.

에콰도르의 핵심 선수로는 펠리페 카이세도가 꼽힌다. 카이세도는 남미 지역 예선에서 4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스완지 시티 미드필더 헤페르손 몬테로, 36살 베테랑 수비수 왈테르 아요비도 눈에 띈다.

페루는 1975년 대회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1997년 대회부터 최소 8강에 진출했고, 지난 2대회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2011년 대회 8강전에서는 콜롬비아를 눌렀다.

페루의 강점은 베테랑 공격수의 득점력이다. 37살의 노장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는 독일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다 득점 기록 보유자로 올 시즌 소속팀 베르더 브레멘에서 11골로 부활에 성공했다. 32살의 파올로 게레로는 2011년 대회, 2015년 대회에서 2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이티는 2015년 CONCACAF(북중미축구연맹) 골드컵 8강 진출 자격으로 코파 아메리카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파나마에서 단판 경기로 진행된 플레이오프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를 1-0으로 이겼다.  

아이티는 골드컵 13회 출전 경력은 있지만 코파 아메리카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예선 4라운드 B조에서는 2패로 고전하고 있다. 미국 프로 축구 2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메차크 제롬, 미드필더 장 알렉산드르와 폴란드 리그 비스와 크라쿠프 소속인 빌드-도나르드 게리에가 아이티에서 핵심 노릇을 하고 있다.

[그래픽] 코파 아메리카 2016 B조 ⓒ 그래픽 스포티비뉴스 김종래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